[발언대] 코닝과 포스코 `혁신의 길`

엄치용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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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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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코닝과 포스코 `혁신의 길`
엄치용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책임연구원
토마스 에디슨의 발명품인 백열전구가 널리 사용되기 위해선 둥그런 전구유리의 대량생산이 필요했다. 철로의 개설과 함께 철로 신호등은 열차안전운행의 필수 요소가 됐고, 한파와 폭염에서도 쉽게 깨지지 않는 내열유리가 필요하게 됐다. 이 모든 걸 해결한 회사가 바로 미국에 본사를 둔 코닝이라는 회사다. 우리에게는 밥그릇, 국그릇으로 더 널리 알려진 회사다. 내구성이 뛰어난 유리의 발명은 제품수명을 크게 늘려 오히려 회사의 매출 감소로 이어지는 아이러니를 겪게 된다. 코닝사 연구원의 아내가 내열유리로 만든 용기로 오븐에서 케익을 굽는데 성공하고, 회사는 부단한 연구개발로 보다 내열성이 강한 파이렉스(PYREX)제품을 시장에 내 놓으며 일반가정은 물론 전 세계 연구실의 강화유리 시장을 선점하게 된다.

계속해서 코닝은 유리와 플라스틱 특성을 모두 지닌 실리콘을 발명하고, 천체망원경의 반사경 개발을 거쳐, 브라운관 유리의 대량생산을 이끌며 텔레비전의 대중화 보급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 깨지지 않는 발명 신소재 세라믹은 유인우주왕복선의 유리창에 사용된다. 코닝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통신망의 토대가 되는 광섬유 개발과 휴대기기 등의 표면에 붙이는 스크래치에 강한 고릴라 유리(Gorilla Glass) 등을 개발한다. 2000년대 들어서 회사는 부단한 기업혁신을 통해 신약개발과 세포배양에 필요한 기술 등을 개발, 제품화해 전 세계의 연구자들에게 보급하고 있다. 그야말로 영역이 따로 없는 소재 전분야가 연구대상이다.

160년 이상 지속돼온 코닝은 시대에 따라,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하며 수없이 사업영역을 변화시키는 혁신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성장시켜왔다. 하버드 대학 경영학과의 게리 피사노 교수는 코닝의 경영방식, 즉 중앙 한 곳에만 R&D 센터를 두고, 수 없이 쏟아 붓는 기초연구비며, 제조기술에까지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접근법은 아주 구시대의 방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상 혁신전략으로 보면 이만한 완벽함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코닝의 사업전략은 소비자가 원하는 시스템의 핵심부품을 판매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것 또한 유리와 소재분야에서 코닝만이 지닌 첨단기술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코닝은 소비자가 원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새로 발견한 기술의 적용분야를 찾고자 애썼다. 중앙연구소에는 다양한 전공 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연구하고, 협업하고, 만들고, 개선시키며 기술의 축적도를 높였다.

웬델 윅스 코닝 회장 겸 CEO는 코닝이 혁신을 지속적으로 이끌며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회사로 마지막까지 살아남을 회사라고 힘주어 말한다. 얼마 전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 회장은 한 방송에 출연해서 2008년과 같은 경제위기가 다시 올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혁신이 이런 상황들을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1968년 설립해, 1973년 용광로가 첫 쇳물을 만들어 낸 이후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포스코는 신성장 동력으로 리튬, 마그네슘 등 에너지소재와 질병진단 등의 바이오산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 수익의 80%가 철강에서 비롯되니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혁신의 일환으로 보인다.

혁신의 방식은 기업마다 다양하게 나타난다. 아이폰의 작동방식처럼 평범하게 업그레이드하는 평범한 혁신에서부터, 기술적인 돌파구를 필요로 하지는 않지만 새로운 사업모델을 필요로 하는 파괴적 혁신, 그리고 다국적 제약회사인 BMS가 보여 주었던 것처럼 기존의 유기화학적 합성 항암제를 생물공학적 단일클론항체 항암제로 교체하는 급진적 혁신, 그리고 기술적 및 사업적 모델의 파괴를 통한 구조적 혁신이다. 혁신전략 개발과정은 회사가 지속가능한 경쟁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구체적인 목표를 가지고 시작해야 한다. 포스코에 맞는 혁신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으로 시작한 포스코가 혁신전략을 등에 업고 글로벌 회사로 오랫동안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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