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발언대] 반다비의 참혹한 현실

이민희 법률사무소 율평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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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0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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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발언대] 반다비의 참혹한 현실
이민희 법률사무소 율평 변호사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가 큰 인기를 끌었다. 강원도는 세계적으로 올림픽 캐릭터를 개최 도시의 캐릭터로 삼는 전례가 없었음에도 수호랑과 반다비를 강원도 상징 캐릭터로 지정해 국내뿐 아니라 국외까지 홍보에 활용하겠다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반다비는 우리나라 천연기념물 제329호인 반달가슴곰에서 착안해 형상화한 캐릭터다. 반달가슴곰은 국내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동물1급에 속하기도 하고 세계적으로도 멸종위기동물에 속한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2004년 국립공원 연구원에서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을 시작하는 등 멸종에 다다른 반달가슴곰을 보존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반달가슴곰과 민가에서 사육되는 사육곰은 모두 아시아산 흑곰으로 반달가슴곰으로 통칭해 불린다. 그러나 아종과 출신지역에 따라 대접이 달라진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현재 우수리종이라는 한국 토종 반달가슴곰을 복원하고 있으나 사육곰에 대해서는 민가에서 처참하게 사육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81년부터 1985년까지 정부는 농가 수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곰 사육을 적극 권장했고 많은 농가가 곰을 수입해 와서 사육하기 시작했다. 이를 사육곰이라고 하는데 농가들은 곰을 사육해 재수출을 할 목적으로 곰을 수입한 것이다. 그런데 1993년 우리 정부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에 가입하면서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제한이 생겼고 이로써 곰의 재수출이 어려워지게 됐다.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4조 제1항 제5호, 동법 시행령 제11조에 따라 10년 이상 자란 사육곰은 포획 또는 채취가 가능하다. 그러나 사육곰의 웅담만이 약용으로 변경을 허용하고 있고 나머지 부위는 거래가 불법이므로 폐기해야 한다. 즉 웅담이 사육농가의 유일한 수익원인 것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웅담에 대한 수요도 감소하고 있어 사육농가의 수익원은 대폭 줄었다.

사육농가는 곰을 사육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드는데도 곰으로부터 수익을 낼 수가 없어 사육곰을 관리하는 실태는 열악할 수밖에 없다. 현재 사육곰의 수는 전국적으로 1000마리에 이른다고 하는데 이 사육곰들은 평생을 가로, 세로 2m인 좁은 철창에 갇혀 살아가고 있다. 민가에서는 재정이 충분하지 않으니 먹이로 수일이 지나 썩어버린 음식물쓰레기를 주는 경우도 많고 철창 대부분도 녹슬었다. 곰 이동통로인 사다리도 망가져 곰의 생명과 안전에도 심각해 보인다. 발이 잘려나간 곰들도 많고 심한 피부병에 걸려서도 치료나 검진도 받지 못한다.

사육 곰들이 지내는 철창 주변의 열악한 관리로 인해 주변에는 악취와 소음이 끊이질 않는다. 그럼에도 농가에서는 사육곰 관리, 더 나아가서는 반달가슴곰 보존과 주변 환경을 위해 더이상 투입할 재정이 없는 실정이다.

정부가 권장해 수입해왔지만 정부가 제시한 청사진인 재수출은 금지됐고 이에 사육곰은 우리나라 민가에서 처참한 모습으로 병들어가고 있다. 곰들의 생명과 건강도 크나큰 문제이지만 농가 입장에서도 상당히 곤란할 것이다.

이에 환경부, 농가, 환경단체가 10년 이상 사육곰 관리를 위한 특별법 통과를 위해 협의하고 있다. 사육곰 관리를 위한 특별법에는 더 이상의 사육곰의 증식을 막기 위해 사육곰의 관리에 관한 계획 수립 및 시행, 사육자의 사육곰에 대한 불임 또는 거세시술 등 수의학적 방법의 증식금지 조치 의무화와 이에 대한 환경부장관의 보상, 사육자가 매수를 청구할 경우 환경부의 매수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개인이 구매한 것을 정부가 무조건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고 법안은 몇 년 째 국회에서 계류됐다가 폐기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인기만큼이나 높은 인기를 누린 마스코트 수호랑과 반다비. 그러나 현실 속 반다비는 중성화 수술 후 방치되어 좁고 낡은 철창 속에서 죽는 날만 기다리고 있다. 그럼에도 농가의 재정만으로는 사육곰의 관리가 감당이 안되는 게 현실이다. 정부가 적극 권장해 수입해온 사육곰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점진적인 보상 및 매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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