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그 박주임은 왜 그만 뒀을까

김선호 새천년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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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03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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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그 박주임은 왜 그만 뒀을까
김선호 새천년카 대표


필자는 정비소 창업을 위해 9년 간 30여 곳의 성공한 정비소들을 다니며 경영 노하우를 배우고 베테랑 정비사인 아버지 밑에서 기초부터 정비를 익혔다. 기술자들도 인정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선 필자부터 직원들에게 좋은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는 신념이 있었고 양육비 지원, 자기계발비 지원(연간 30만원), 5년 이상 근속 시 1개월 유급휴가(학습휴가제) 등의 정비업계에선 볼 수 없는 복지제도를 시행했다. 그 결과, 공개채용에 100여명의 지원자가 입사를 원했다. 동네 카센터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3명 채용에 100여명이 지원했으니 경쟁률은 약 40대1이었다.

그런데 당시 채용된 3명의 직원 중 현재까지 정비소에 남아있는 직원은 단 한 명도 없다. 직원 채용 후 1개월 쯤 지나 한 직원이 찾아와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힘들어요. 이건 제 적성이 아닌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퇴사를 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차례로 직원들은 퇴사했다. 또다시 채용 공고를 내고 다른 직원들을 채용했지만 직원들은 또다시 금방 퇴사했다.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직원들이 또 금세 그만둘까봐 오히려 직원 눈치를 보느라 바빴다.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했다. 사실 어찌 보면 단순한 문제다. 종업원은 자신이 일한 만큼의 적절한 '보상'을 받기를 원한다. 그 '보상'이 만족스럽지 않으니 그만두는 것이다.

필자는 '투명한 경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직원들에게 정비소의 매출액을 전면 공개하고, 각 직원의 매출 기여도도 투명하게 공개했다. 각 직원이 이윤창출에 얼마큼 도움이 되었는지 숫자로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되자 고용주 입장에서도 어떤 직원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해줘야 할지가 명확해졌다. 직원들도 자신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보상을 받을 수 있으니 의욕적으로 일에 임했다.

급여협상 주기도 1년에서 3개월로 줄였다. 정비 실력이 늘면 3개월 단위로 빠르게 보상해주니 직원들이 능동적으로 정비를 배우려고 노력했고 정비소에도 큰 도움이 됐다. 직원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일하며 고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니 매출액도 상승했다. 점차 퇴사자가 줄어들고 정비소가 안정되자 2017년 매출은 전년대비 42.5% 상승했다.

이 업계는 전국 3만7500여 곳의 정비소 중 약 80% 이상이 나홀로 정비소를 운영할 만큼 직원을 '모시기'가 쉽지 않다. 나홀로 정비소를 운영하다 보니 이윤 창출에 한계가 있게 되고 그 결과 정비소 5곳 중 3곳이 5년 안에 문을 닫는 현실이다.

사람이 만사인 지금의 경영환경에서 어떻게 해야 직원의 근속기간을 늘리고 업무의 효율을 향상 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경영주라면 한 번쯤 '내가 직원이라면 어떤 회사에 다니고 싶은가?'를 먼저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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