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글로벌 클라우드 영토 전쟁

최규선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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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4-0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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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글로벌 클라우드 영토 전쟁
최규선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 책임


중국과 미국이 미래 인공지능(AI)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국가적 지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마치 1950년대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경쟁과 같은 양상이다. 이들 국가는 ICT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과 벤처 기업이 활발히 싹트는 생태계를 육성해냈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아래에서 굴지의 대기업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면, 위에서 활발한 스타트업이 줄기를 뻗고 꽃을 피우고 있는 형국이다. 중국은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가 그리고 미국은 구글, 아마존, MS가 AI 시장을 놓고 격전을 벌인다.

흥미로운 점은 AI 대격전을 주도하는 IT 공룡들이 클라우드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다. 양국의 젊은 스타트업 인재들은 드넓은 시장에서 자국의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제품과 기술을 시험하며 얻은 피드백을 통해 성장한다. 클라우드 기업들도 그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동시에 피드백을 얻고, 수익을 창출하는 선순환이 이뤄진다. 국내에서도 삼성과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기업들이 AI 기술력 확보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하지만 AI 서비스 기반이 되는 클라우드는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대기업들조차 외산을 이용하는 경향이다. 대기업조차 해외 클라우드를 도입하고 있고, 국내 클라우드를 도입하는 공공기관 조차 실상을 알고 보면 핵심 기반은 외산에 종속된 경우가 많다.

한국은 오늘날에서야 AI 스피커를 비롯한 각종 AI 서비스들을 이제 막 접하고 그 가치를 알아가는 중이다. 조만간 더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접할 것이고 폭증하는 데이터를 머신러닝으로 처리하고자 할 것이다. 결국 고성능의 AI 전용 클라우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그렇기에 강대국 IT 공룡들과 경쟁할 만한 클라우드 핵심기술을 보유한 국내기업을 꼽기 힘들다는 점은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이다.

산업 활성화에 대한 투자는 늘고 있지만 기술력 확보를 위한 투자는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8년도 예산안 분석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핵심기술 분야 R&D예산은 전체의 18.5% 수준으로 융합기술 분야(44.9%) 대비 격차가 크다.

강대국 규모의 지원을 정부에 기대할 수 없지만, 강소국으로서 전략적인 투자배분은 필수다. 가령 규모의 경제논리로 아마존과 알리바바와 경쟁할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는 어렵지만, 클라우드로 제공될 수 있는 AI 전용 클라우드 인프라 등 핵심기술을 확보한다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민·관 협력을 보다 공고히 하는 방법도 있다. 지금의 반도체 산업 호황은 과거 정책적 지원 하에 국가적 차원에서 산·학·연·관이 총 동원돼 전략적으로 기술을 추격했기에 가능했다. 기술역량은 있지만 투자여력과 기술 파트너가 부족한 전문 강소기업들을 컨소시엄으로 구성해 공통 기반기술 개발을 지원해야 한다.

우리는 시기로 따지면 흔히 제4차 산업혁명의 새벽에 살고 있다고 한다. 강대국 사이에서 한국이 진일보하기 위해서는 지능정보시대 기반이 되는 핵심기술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 혼신의 힘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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