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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칼럼] 의료계에 부는 4차 산업혁명 바람

강병익 건양대 의료IT공학과 교수 

입력: 2018-03-27 18:00
[2018년 03월 28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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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컬 칼럼] 의료계에 부는 4차 산업혁명 바람
강병익 건양대 의료IT공학과 교수

2016년 1월 다보스 포럼에서 4차산업혁명이라는 말이 등장하고, 곧이어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가 인간 바둑 챔피언 이세돌을 이겼다. 이때부터 우리나라는 수많은 분야에서 인공지능,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로봇 등 4차산업혁명 핵심 기술이 화두가 됐다. IBM의 암진단 인공지능인 왓슨 포 온콜로지가 가천대 길병원을 시작으로 7개 대학병원에 도입되면서 의료계에서도 위기와 동시에 기회가 찾아왔다,

왓슨 포 온콜로지가 의료기기인가 아닌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017년 말 '의료용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이 적용된 의료기기의 허가·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환자 맞춤으로 질병을 진단·치료·예방하는 의료용 소프트웨어는 의료기기로 구분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개인 건강관리에 사용하거나 의료 정보·문헌 등에서 치료법 등을 검색하는 제품은 의료기기가 아니라고 명문화했다.

예를 들어 폐 CT영상을 분석해 폐암 발병 유무 또는 폐암의 진행 상태를 자동으로 진단하는 소프트웨어는 의료기기이며, 약 복용시간을 알려주고 고혈압 환자의 영양 섭취와 체중 조절을 관리해 주는 소프트웨어는 의료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코노미스트의 자회사 EIU가 2016년에 전세계 비즈니스 리더 62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45%가 4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수혜분야로 헬스케어를 꼽았다. 의료분야는 4차산업혁명 기술의 파급력이 크고 이런 기술들로 인해 병원과 의료서비스의 모습은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진단과 치료라는 현재의 의료 패러다임이 사전 예방과 관리,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로 바뀌는 것이다.

대학병원의 잘 아는 교수가 세미나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화성에서 온 의사, 금성에서 온 엔지니어", 둘의 차이가 너무 크다는 뜻이다. 간혹 의사 중에는 IT에 흥미를 갖고 필요한 프로그램을 직접 만드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의사와 엔지니어는 마주칠 일이 많지 않았다.

미국의 존스홉킨스 대학에서는 해마다 메드핵스(MedHacks)라는 행사를 개최한다. 메드핵스는 IT분야의 해커톤과 같은 메디컬 분야의 해커톤으로 한정된 기간 내에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 참여자가 팀을 구성해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토대로 앱, 웹 서비스 또는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는 행사다. 2017년 메드핵스에서는 173명의 의사, 과학자, 엔지니어 들이 참가하여 2박 3일, 36시간동안 욕창방지장치, 파킨슨병 원격모니터링, 개인 약처방 정보 앱 등 98개의 프로젝트를 완성했다.

건양대는 2012년 의료공대를 신설해 대학병원과 의대, 간호대, 의과학대, 의료공대가 한 캠퍼스 안에 위치해 상호 협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특히 의료공대에서는 차세대 의료공학 전문인력양성 사업단과 4차산업혁명 의료융합을 위한 의료공학 실전문제연구단을 통해 병원, 기업, 대학의 연계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차세대 의료공학 전문인력양성 사업단에서는 '의문세(의사가 문제를 제기하는 세미나)'라는 세미나를 개최한다. 대학병원과 의료공대 교수들이 함께 모여서 의사들이 평소에 느끼던 문제점과 아이디어들을 얘기하고 관련된 기술을 갖고 있는 공대 교수와 학생들이 함께 팀을 만들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렇게 도출된 프로젝트가 'LED를 이용한 실시간 소변 검사 장치', '딥러닝을 이용한 녹내장 조기 진단 및 중증도 정량화 기술', '비콘을 이용한 병원 내 3D 위치 인식 서비스' 등이다.

실전문제연구단은 의사, 교수, 기업, 학생이 한 팀을 이루어 의료현장에서 발굴한 주제를 함께 해결한다. 2017년에는 'Deep Learning을 통한 초음파 영상에서의 Liver Cancer 검출', 'Deep Learning을 이용한 태아 머리 검출 및 둘레 측정', 'MRI 영상 기반의 맞춤형 인공무릎관절 Surgical Guide 개발' 등 20개의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의료기기나 소프트웨어가 개발되기 위해서는 의사, 간호사와 엔지니어, 그리고 기업이 함께 만나야 한다. 의료현장의 아이디어를 엔지니어들이 함께 해결하면 훌륭한 제품과 서비스가 만들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시제품을 사업화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제품화 단계에서 발생하는 특허, 임상시험, 인허가, 마케팅 등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시장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세계시장을 겨냥해 병원, 대학 뿐 아니라 기업체도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앞으로 의료현장의 아이디어부터 제품화, 사업화로 이어지는 성공사례가 많이 생길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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