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인간중심 알고리즘` 필요하다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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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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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인간중심 알고리즘` 필요하다
신동희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4차 산업혁명의 광풍이 일어난 2016년 초반 이후 아직까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가 우리 사회에 유행어로 남아 있는 듯하다. 유독 4차 산업혁명이 큰 관심을 불러일으킨 국내에서도 2016년 이후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이는 것은 필자만의 개인적 생각일 수도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확실한 것은 미래학자 제레미 리프킨 등이 주장한 3차 산업혁명과 4차 산업혁명간 뚜렷한 경계가 없다는 점이다. 3차 산업혁명도 지능을 가진 각각의 사물이 네트워크를 통하여 사람 혹은 사물과 소통하고 그 결과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었다. 즉 4차 산업혁명과 큰 차이가 없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의 핵심적 기술이라 일컬어지는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알고리즘, 로봇 등은 4차 산업혁명으로 새롭게 등장한 기술이 아니라 이전부터 데이터마이닝, ERP, 유비쿼터스 시스템, 인공지능 등의 이름으로 계속적으로 연구 개발되어 온 것이다. 즉 이전 발전단계와 확연히 구분지어지는 혁명(revolution)이 아니라 지속적 개발인 진화(evolution)에 의한 것이다.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특정 이데올로기나 특정 슬로건이 정략적으로 주목받다 이내 사라지고 또 다른 이름의 슬로건이 또다시 유행을 타는 일이 많다. 지금 4차 산업혁명이 지금의 뜨거운 어젠다이지만 몇 년 후에는 또 다른 이름으로 또 다른 광풍이 일 것이다. 과거에 스마트 코리아, 융합, 창조경제 등 현란한 이름의 비슷한 혁신이 있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비슷한 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 많은 알고리즘 기반의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의 성향분석을 통해 향후 미래 행위를 예측해 주는 서비스를 신기해하고 황홀해 한다. 기업들은 4차 산업혁명의 총아적인 서비스라 칭송하고 있다. 산업과 정치권에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라 자화자찬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알고리즘 서비스 중 제대로 작동하고 정말로 사용자가 원하는 제품을 추천해 주는 정확하고 공정한 알고리즘 서비스가 과연 있는가 하는 질문에는 아무도 대답할 수 없다. 대부분의 알고리즘 기반 서비스가 실험적 수준이나 초기적 개발단계라고 볼 수 있다.

알고리즘이란 기본적으로 수량화할 수 있는 인풋데이터를 바탕으로 아웃풋 결과를 산정한다. 문제점은 인간의 만족, 감정, 선호도 등의 주관적 요인을 정확하게 수량화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의미 없이 클릭한 뉴스와 열독성을 가지고 읽는 기사와의 인풋데이터를 같은 수량으로 처리할 수 없다.

현재 알고리즘의 한계는 인간 내면의 기저적 가치와 사회적 맥락을 담아낼 수 없다는데 있다. 또한 데이터 분석과정이 어떻게 이뤄질지 모르는 블랙박스의 과정이다. 어떤 변수를 등식화하고 어떤 요인에 가중치를 두느냐는 알고리즘을 구성하는 기업과 사업자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것이다. 즉 알고리즘 서비스는 그 자체로서 가치중립적이거나 공정하거나 객관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알고리즘 서비스에 투명성과 책임성을 담보하기 위한 설계원칙이나 가이드라인의 정립이 필수적이다.

앞으로의 알고리즘은 인간중심의 알고리즘으로 개발되고 사회에 의해 자연스럽게 수용되는 사회기술적 앙상블이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데올로기적 구호 아래 기술 중심적 개발이나 특정 이익이 반영되는 알고리즘은 지속가능한 개발이 아닐 것이다. 사용자가 알고리즘을 어떻게 경험하고 상호작용할지 많은 부분을 배우고 고민해야 할 것이다. 데이터 중심의 알고리즘이 아닌 인간의 가치를 이해하고 사회적 가치를 반영하는 알고리즘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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