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호루라기 불 수 있는 용기

김주원 NH농협금융 팀장, 국민권익위원회 청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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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3-2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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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호루라기 불 수 있는 용기
김주원 NH농협금융 팀장,
국민권익위원회 청렴강사


미투(#Me Too)운동 확산으로 내부고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감춰진 문제점을 밝힌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내부고발제도는 1972년 미국 닉스 대통령의 워터케이트 사건으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러시아 선수들이 국가가 아닌 'OAR (Olympic Athlete from Russia)'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한 것도 내부고발로 드러난 도핑스캔들 때문이다.

내부고발은 은밀하게 이뤄져 외부에서 알기 어려운 비리와 부정을 밝히는데 유용한 수단이다. 미국의 '부패방지법 가이드'에서도 기업이 갖춰야 할 반부패컴플라이언스의 하나로 '내부고발'을 규정하고 있다. 2016년 7월에 제정된 '금융회사지배구조감독규정'에서도 내부통제기준에 '내부고발제도'를 반드시 포함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도, 내부고발이 활발하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작년에 글로벌 회계·컨설팅 법인 EY가 실시한 '2017 아시아태평양 부정부패 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 응답자의 61%는 "내부고발제도를 이용하지 않겠다"고 대답했다. 고발내용에 대한 비밀보장이 안되고 제보자 보호장치가 부족한 것이 원인이다. 그래서, '익명제보시스템'을 도입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시스템 관리를 외부에 위탁하기 때문에 제보자 정보를 알 수 없고 IP추적 방지기술을 적용해 익명성이 철저히 보장된다. 익명성을 악용한 음해성 허위제보 증가문제는 풀어야 할 숙제다.

내부고발 활성화를 위해 또 하나 필요한 것이 제보자를 바라보는 시선의 변화다. 그 동안 내부고발자는 "혼자만 깨끗한 척 하지 말라"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고 '배신자'로 찍혀 '왕따'가 되기도 했다. 다른 회사 고발자는 '용감'하고 우리 회사 고발자는 '배신'이라는 이중적 잣대도 문제다. 다행스러운 것은 2011년 3월 29일 '공익신고자보호법'이 제정되면서 내부고발자 보호가 한층 두터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기업들도 내부고발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투운동'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에서도 변화를 알 수 있다.

내부고발(Whistleblowing)은 영국 경찰관이 호루라기를 불어 시민의 위법행위와 동료의 비리를 경계하던 것에서 유래됐다. 청렴한 사회, 윤리적인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 누군가는 '호루라기를 불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그 누군가가 내가 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내부고발자를 응원하고 박수를 보내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더욱 필요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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