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차 주도권 2~3년내 판가름… 규제혁신 없이 미래 없다

국내 레벨3 이상 불법…완전주행 먼길
스웨덴 등 기술선두국 법규 대폭 완화
도로주행·허가 간소화 등 뒤늦게 개선
운행기관 3배 주행거리 7배 증가 효과
신기술 규제 손질 사회적합의 더 필요

  • 프린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혁신성장 2018
첨단 신산업 규제를 걷어내자
미래차


[디지털타임스 김양혁 기자] 규제에 가로막힌 미래형 자동차 기술들이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정부도 뒤늦게 현실을 직시하고 신기술 규제 체계를 전면 개선하기로 했다. 미래자동차 주도권을 놓고 각국 경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남은 2~3년이 운명을 가를 전망이다.

회계·컨설팅기업 KPMG 인터내셔널이 최근 발간한 '자율주행차 준비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자율주행차 법규와 제도 순위는 전체 20개 국가 중 14위다. 기술(9위), 사회적 기반시설(4위), 소비자수용성(11위) 등 세부 항목별 평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술 발전 수준에 비해 아직 제도 손질이 늦어진 데 따른 것이다.

실제 국내에서는 여전히 자율주행차 '레벨 3' 이상의 자율주행차는 불법이다. 레벨 3 자율주행차는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지만, 평소 주행은 차량 스스로 알아서 하고, 비상시엔 운전자가 대응해야 하는 기술 수준이다. 완전 자율주행 기술 수준은 레벨 4나 레벨 5다.

현재 국내 도로교통법 48조는 '모든 차량 운전자가 조향장치(스티어링휠)와 제동장치(브레이크) 등을 정확하게 조작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레벨 3의 자율주행차가 도로를 달릴 수 없다. 실제 국내 시판 중인 완성차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은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자동으로 해제되는 반쪽짜리에 그치고 있다.

한국은 기술 순위와 법제도 순위 간 격차도 다른 국가와 비교해 큰 수준이다. 한국보다 기술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난 아랍에미리트(UAE)와 뉴질랜드의 법규와 제도 순위는 각각 6위와 2위다. 이들 국가의 기술 순위는 14위와 12위였다. 기술보다 최대 10계단 이상 높은 수준의 법규와 제도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기술 선두 상위 국가들 역시 법규와 제도를 대폭 완화했다. 스웨덴은 기술 부문에서 2위, 법규와 제도 부문에서 8위를 기록했다. 독일은 기술 3위, 법규와 제도 5위로 평가됐다. 네덜란드는 기술 4위, 법규와 제도 3위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은 기술 1위를 기록하고도 법규와 제도 순위는 10위로 낮은 수준이었다. 미국이 50개 주와 1개의 특별구로 구성된 만큼 각 주별 자율주행 등에 대한 교통 관련 법이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부도 뒤늦게 해묵은 미래차 관련 규제 혁신 의지를 밝혔다. 올해 1월 '선 허용 후 규제(포괄적 네거티브 규제)'로 신산업과 신기술 발전을 막는 규제를 풀겠다는 원칙을 발표했다. 기존 규제를 면제 유예하는 '규제 샌드박스'도 도입키로 했다.

자율차 법규를 담당하는 국토교통부는 라이다(레이저 이용해 거리 측정하는 장치) 센서를 장착한 자율주행차가 도로에 주행 가능토록 허용했다. 또 자율주행차 임시운행허가 절차 간소화와 원격 자동주차 기술을 허용키로 했다.

김정하 국민대 무인차량연구실 교수는 "국내 정책은 해외 사례를 보고 빨리 따라가려는 '패스트 팔로워'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완전한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법규를 손질하자,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임시 운행허가를 받은 기관은 11곳에서 30곳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자율주행차의 누적 주행거리도 2만6000㎞에서 7배 이상 증가한 19만㎞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것도 해외 국가와 비교하면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미 캘리포니아주 자동차국이 공개한 자율주행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 BMW, 포드 등 자율주행차 관련 업체의 자율주행 누적 거리는 2016년 기준 105만6216㎞다. 구글이 압도적인 주행거리(102만3330㎞)를 기록하고 있다.

물론 아직 자율주행 기술에 규제와 법규는 여러 이해 관계자 합의가 필요하다. 단순 자율주행차 운행을 하는 업체의 주행거리로 기술을 판단할 수는 없다. 자율주행차 역시 기계이기 때문에 100% 완전성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내연 기관 자동차 역시 '급발진'과 같은 예상할 수 없는 위험성을 지니고 있다. 이에 따라 자율주행차와 같은 신기술은 사회, 정부, 기업은 물론 일밤 시민까지 포함한 사회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은 한결같은 조언이다.

김양혁기자 mj@dt.co.kr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가장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