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입지선정부터 험난… 통합기구 마련해 신시장 키워야

2030년 발전비중 20% 목표 불구
지자체별 개발 허가지침 제각각
태양광 보류 사업만 200개 넘어
주민민원·늑장행정 걸림돌 지적
선진국, 국가차원 계획입지 도입
범정부 에너지 총괄 협의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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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풍력 입지선정부터 험난… 통합기구 마련해 신시장 키워야

■ 혁신성장 2018
첨단 신산업 규제를 걷어내자
신재생에너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를 달성하겠다는 태양광· 풍력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올해 본격적으로 돛을 올렸다. 지난해 말 정부의 로드맵 발표 이후 대규모 태양광·풍력 발전소 건립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고, 중소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플랫폼 비즈니스도 꽃을 피우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화석연료 발전 단가와 비슷해지는 '그리드 패리티'(Grid Parity)도 멀지 않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자립 섬 프로젝트, 해양 풍력 사업 등 국지적 에너지 혁신이 이제는 전국적 신재생에너지 혁명으로 진화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7%인 신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단기간에 20%로 끌어올리려면 중앙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간 상승 네트워크가 작동해야 한다. 최대 아킬레스건은 거미줄 규제다. 도로·주거 이격 거리 등 지자체별 입지 규제 때문에 많은 태양광발전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기초 자치단체마다 제각각인 이격 거리 규제로 사업이 보류된 태양광발전 프로젝트만 200개를 웃돈다. 기초 단체 등은 개발행위 허가 지침을 통해 발전시설은 주거밀집지역으로부터 사업부지 경계상의 최단 직선거리 50m∼1km 안 건설할 수 없도록 차단하고 있다. 좁은 국토와 산악지형 한계 등을 감안할 때, 도로나 건물, 농지에서 나홀로 뚝 떨어져 있으면서 일조량이 풍부한 부지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는 게 업계 지적이다.

정부는 사업자와 주민이 공존하는 주민 참여형 태양광발전 사업과 규제 완화라는 '투 트랙' 방식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역 주민들의 외지 태양광발전 사업자에 대한 반감이 큰 데다, 정부에 대해서는 주민 참여형 태양광발전 사업에 더 높은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가중치 보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건설·운영 과정에서 농지 잠식과 산림 훼손 등을 우려하는 시각과 민원·인허가 문제 등이 첩첩이 쌓여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숨통을 막고 있는 형국이다.

환경영향평가 등이 까다로운 풍력발전 분야는 더 험난한 행보가 예상된다. 강원도 강릉의 안인 풍력발전소 20기 건설도 환경부의 환경 훼손 최소화 방안 요구에 따라 1년 가까이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풍력산업 전문가는 "전국 곳곳에서 주민들의 거센 민원과 늑장 행정 때문에 보류되고 있는 풍력 발전사업이 속출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누적 풍력발전 설비 용량이 1.1기가와트(GW) 수준인데 재생에너지 3020에서 17GW까지 확대하겠다는 목표 달성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선진국에서는 입지 규제 문제를 풀기 위해 국가 차원의 계획 입지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네덜란드는 대규모 풍력발전 사업을 위한 계획입지 제도를 통해 정부 차원의 풍력발전 단지를 지정하고 입찰방식으로 사업자를 선정한다.

발 빠른 입지 규제 해소와 계획 입지 제도의 정착이 절실하지만, 에너지 전담부서가 설치된 지자체는 광역지자체 11개(전체 광역지자체 17개), 기초지자체는 9개(전체 기초지자체 229개)에 불과하다. 우후죽순 격으로 늘어나는 태양광발전 투자 열풍에 대처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입지 조건이 좋아 투자자가 몰리고 있는 전라남도 지역의 한 태양광발전 사업자는 "정부가 최근 태양광발전 관련 허가 기간을 기존 4~6개월에서 1~2개월로 단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개발 허가를 받는 절차가 여전히 까다롭다"며 "관련 인력이 부족하다면 개발행위에 대한 심의를 더 자주하고, 직접 민원인이 찾지 않고 서류로도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처 간 칸막이 규제를 없애기 위한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종합 실행 기구가 신설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강희찬 인천대 교수는 "한 부처에서 허가해준 사업도 다른 부처의 잣대에 맞지 않아 실행되지 못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유기적으로 총괄할 수 있는 범 부처 협의체가 필요하며, 산업통상자원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포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예진수선임기자 jin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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