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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초대석] "4차 산업혁명 `퍼스트 무버` 도약 기회…규제혁신·인재양성 시급"

과총 첫 여성회장, 1년간 대내외적 소통·결속 '잰걸음'
과기 가치 확산·글로벌 협력… 젊은 과학자 육성 주력
'기업하기 좋은' 혁신 생태계·실패 용인되는 환경 조성
사회문제 해결형 R&D로 '따뜻한 과학기술' 구현 앞장
○ 김 명 자 회장은… 

남도영 기자 namdo0@dt.co.kr | 입력: 2018-02-26 18:00
[2018년 02월 27일자 1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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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T초대석] "4차 산업혁명 `퍼스트 무버` 도약 기회…규제혁신·인재양성 시급"


■ DT 초대석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꿈도 일하는 꿈만 꿀 것입니다." 지난해 3월 1일, 500만 과학기술인을 대변하는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과총)의 첫 여성 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한 김명자 회장은 이같이 말했다.

그리고 이 말을 지키기 위해 김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그야말로 숨 가쁘게 달려왔다. 차기 회장 내정자 시절부터 500명 이상의 사람들을 만나 과총의 발전 방안을 논의했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취임 이후 각종 위원회와 포럼, 태스크포스(TF) 등 19개 신설 조직을 만들어 직접 일일이 활동들을 챙겨왔다. 과학자이자 시민 운동가로 장관, 국회의원 등을 역임하며 보여준 김 회장 특유의 열정과 성실함은 과총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26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 집무실에서 만난 김 회장은 "주어진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는 게 좌우명"이라며 "솔직히 좀 편하게 지내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과총이 달라졌다'는 말을 들으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지난 설 연휴에도 왕복 34시간을 비행해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미국 과학계 최대 행사인 전미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에 참가해 러쉬 홀트 CEO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돌아오자마자 이낙연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민안전안심위원회 회의와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과 한국헌법학회가 개최한 '새로운 과학기술 가치를 담은 개헌'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여전히 쉴 틈 없이 달리고 있다. 과학기술의 가치를 국민과 사회 전반에 확산하고, 글로벌 협력을 통해 젊은 과학자들을 키워내는 일은 과총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현안들이다.

특히 과총은 지난해부터 4차 산업혁명넷, 바이오경제포럼, 데이터사이언스포럼, 과학기술입법지원위원회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연구개발(R&D) 환경과 제도 개선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엔 벤처업계와 함께 '비식별 개인정보 활용에 대한 데이터 족쇄 풀기' 서명운동을 진행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행보에 나서고 있다.

김 회장은 "요동치는 대전환의 물결을 연구현장은 일찌감치 느끼고 있는데 규제와 제도는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며 "더 늦기 전에 반전을 이룰 수 있느냐에 신성장동력 창출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대담 = 심화영 과학유통건설부장

-지난 1년 동안 대선 등 굵직한 현안들이 이어졌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

우선 지난해 7월 열린 연차대회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3000여 명의 인원이 참여해 역대 가장 성공적인 연차대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연차대회 최초로 대통령의 영상 메시지를 받았고, 정세균 국회의장의 현장 축사도 있었다. 함께 애쓴 위원들과 내년도 발전 방안을 논의하며 연차대회를 마무리하는 자리에서 많은 덕담을 받으며 감격스러웠던 기억이 많이 남는다.

지난해 5월 새 정부 출범 이후 과학기술계에도 변화가 많았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출범하고 과학기술혁신본부가 10년 만에 부활했다. 국가과학기술심의회와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를 통합하는 개정안이 통과되는 등 거버넌스의 변화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부처 조직 개편을 하지 않은 점은 적절했다고 본다. 5년마다 정부 조직을 바꾸는 건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화학적 결합이 일어날 수 없다. 시스템을 바꾸기보단 어떤 사람을 적재적소에 앉혀 운영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과총에서도 과학기술계 의견 수렴과 전달을 위한 공론화에 힘썼다. '과학기술 거버넌스 개편 긴급 토론회', 'R&D 예산 관련 포럼' 등을 개최했고, 예산권 이관을 골자로 하는 과학기술기본법과 국가재정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으로 예산권을 위탁받은 과기혁신본부가 얼마나 공정하게 객관적으로 예산을 집행할 수 있을지는 과제로 남아있다.



- 4차 산업혁명 등으로 과학기술계가 커다란 변화의 시점을 맞고 있다. 정부의 과학기술 정책 방향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며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난해 5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과학기술계 인식' 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한 과학기술인 2350명 가운데 89%가 4차 산업혁명이 현재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당시 4차 산업혁명의 실체에 대한 일부 논란이 있던 터라 이런 과학기술계 현장의 반응은 의미가 컸다고 본다.

정부가 4차 산업혁명을 주요 정책으로 다루는 것에 대한 설문에서는 바람직한 정책이라는 응답이 43%를, 보다 구체적인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31%를 차지했다. 글로벌 차원의 추이를 살필 필요가 있다는 답도 20%로 나타났다. 이 결과가 담고 있는 의미를 짚어보면, 혁명은 이미 진행형이며, 정책 우선순위를 도출하고 공감대 형성에 나서야 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혁신에서 중요한 건 규제 혁신이다. 쉽지 않은 일이다. 이해 당사자들이 많고 이해관계 복잡하기 때문에 사회적 충돌 조절 능력이 있어야 하는데, 정부의 공적 기능이 이를 충실히 해낼 만큼 권위가 있지 않다. 4차 산업혁명을 맞아 혁신 주체를 이른바 '4중 나선형 모델'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산·학·연·관과 시민사회가 과학기술 활동의 기획부터 개발·보급까지 한 데 연계하는 융합적인 협력이 절실하다. 정부가 기업하기 좋은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실패가 용인되는 테스트베드를 제공하고, 다중나선 혁신모델을 구현할 수 있다면 4차 산업혁명은 우리에게 분명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가 '패스트 팔로워'에서 '퍼스트 무버'로 변화하기 위한 기회의 창이 4차 산업혁명이다. 이에 걸맞은 규제혁신과 인재양성이 필요하다.

사람을 어떻게 잘 키우고 적재적소에 쓰느냐는 굉장히 중요하다. 이 부분이 얼마나 나아지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해외에선 '데이터 사이언티스트'가 가장 인기 있는 업종이고 아직도 계속 수요가 늘고 있는데, 국내엔 인력이 없다. 해외 유수 대학의 컴퓨터 공학 기초 강의에는 학생들이 커다란 강당에 차고 넘치는 데, 우리는 오히려 줄고 있다. 젊은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그런 인력을 소모품 취급하고 기업들이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

최근에는 교육부가 이과 학생이 치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학 과목에서 기하를 빼기로 해 논란이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수학인데, 수능에서 기하를 뺀다는 건 역행이다. 지금도 수능 문제 풀이 중심으로 교육을 하다 보니 기초가 부족해 이공계 대학 교수들의 불평이 크다. 이 때문에 과총도 반대하는 성명서를 냈다.



- 개헌에는 어떤 과학기술 가치를 제안할 생각인가.

과총은 지난 1월 개헌에 대한 과학기술계 긴급토론회를 개최했고, 이후 TF를 조직해 후속 토론회를 계속 열고 있다. 과학기술계는 과학기술이 경제 발전의 도구적 수단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근간이자 국민 삶의 질 향상의 기반으로 그 가치와 개념을 헌법에 제대로 담아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다.

이에 과총은 헌법 전문의 '정치·경제·사회·문화' 뒤에 과학기술을 삽입하고, 제9조 2항을 신설해 '국가는 미래 사회에 대비하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기 위하여 과학기술혁신에 노력하여야 한다'는 조항을 넣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가장 논란이 컸던 제127조 1항은 '국가는 인력 양성과 생태계 조성을 통하여 연구개발과 성과확산을 촉진하고, 국민이 그 경제적, 사회적 이익을 고르게 누리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개정하는 안을 냈다.

최근 토론회에서 헌법학자들은 과총이 제시한 안에 가장 많은 찬성 의견을 냈다. 솔직히 전문에 과학기술을 넣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도 했지만, 오히려 생각보다 긍정적인 의견이 나왔고 토론회에서 생각이 바뀌었다는 헌법학자들도 있어 전망이 밝아졌다. 앞으로 종합 토론회를 더 개최해 과기계가 내놓은 안들을 병합하는 작업을 해나갈 계획이다.



- 앞으로 남은 임기 동안 과총의 역할과 기능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 계획인가.

지난 1년이 대내외적으로 소통과 결속을 다지며 외연을 확장하고 체제를 수립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이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성과를 내는 시기가 될 것이다.

특히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고 안전, 재난, 질병 관리 등 사회적 수요에 응답하는 '따뜻한 과학기술' 구현에 앞장서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국내 과학기술 정책과 R&D 투자가 산업기술 개발 중심이었던 것에서 벗어나 사회문제 해결형 R&D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된 것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결과이다.

과총은 지난해 12월 과학기술계 5개 기관과 공동으로 '국민생활과학자문단'을 출범시켰다. 국민의 관심이 큰 식품, 질병, 재해, 생활화학물질, 환경, 교통·건설, 사이버 등 7대 분야로 구성돼 111명의 민간 전문가가 참여한다. 올해부터 과총 내 국민생활과학기술지원센터를 사무국으로 610여개 회원단체와 소속 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하게 될 것이다. 이들의 전문성으로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고 재난 예방·대응·복구의 전천후 과정에서 과학기술의 역할을 높이고자 한다.


정리=남도영기자 namdo0@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DT초대석] "4차 산업혁명 `퍼스트 무버` 도약 기회…규제혁신·인재양성 시급"
김명자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 김 명 자 회장은…

◇ 학력

1956. 3 ∼ 1962. 3 경기여자중·고등학교

1962. 3 ∼ 1966. 2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화학과

1967. 9 ∼ 1971. 8 미국 버지니아대 대학원(박사)

◇ 주요 경력

1974. 3 ~ 1999. 6 숙명여대 교수(이과대학장, 화학·과학사)

1999. 6 ~ 2003. 2 제7대 환경부 장관

2003. 3 ~ 2004. 2 서울대 기술정책대학원 CEO초빙교수, 명지대 석좌교수

2004. 5 ~ 2008. 5 제17대 국회의원

(국방위원회 간사, 국회 윤리특별위원장)

2008. 9 ~ 2016. 2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초빙교수(특훈)

2008. 8 ~ 2017. 2 (사)그린코리아21포럼 이사장

2012. 1 ~ 2013. 12 (사)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2013. 11 ~ 2015. 12 한국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WISET) 초대 이사장

2016. 3 ~ 현재 한국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KBCSD) 회장

2017. 3 ~ 현재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제19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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