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미동맹 아래 통상문제 접근해야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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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2-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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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한미동맹 아래 통상문제 접근해야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

한국GM 군산공장이 적자누적으로 오는 5월 철수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수출 급감과 공장가동률 추락으로 적자를 기록하는데도 성과급을 지급하고 공장 멈춘 날에도 임금의 80%를 지급하는 등 인건비와 생산비용은 뛰어오르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경영실패와 귀족노조가 합작한 것이다.

군산공장 폐쇄가 창원·부천·보령공장의 폐쇄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군산공장 노조는 "폐쇄결정 철회, 경영진 퇴진" 결의대회를 열었다. 적자인데도 매년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한 노조가 이제 와서 결의대회를 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파업도, 결의대회도 일자리가 있을 때 이야기다.

군산공장 폐쇄는 한국 자동차산업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나 다름없다. 정부와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지켜볼 일이나 GM을 지원해도 '고비용 저효율'구조를 그대로 두는 한 회생 보장은 없다. 그냥 철수하도록 놔두면 많은 일자리가 사라진다. 산자부는 GM 관련 고용인원이 30만 명이 아니라 총 15만 여명이라고 했다. 일자리 줄어드는 걸 축소 발표하는 게 고작이란 말인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산자부는 폐쇄 발표 전날까지도 GM에 중장기사업계획을 가져오라며 '허황한 배짱'을 부렸다는 것이다.

한국 자동차 산업은 수출과 내수, 생산에서 내리막인데 업계의 평균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런데도 해마다 파업을 하며 후진을 거듭했다. 현대·기아 자동차가 지난 20년 동안 국내에 공장 하나 신설하지 못했다. 현재 국내 생산비율은 44%에 불과하다. 해외에서 생산하면 회사는 이익을 챙기지만 국내에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다. 한국 자동차산업의 고임금구조 개선과 생산성 향상이 없다면 공장 문을 닫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다시 말해 자동차 엔진은 꺼진다. 진짜 걱정은 GM의 철수가 아니라 한국 자동차산업의 미래다.

미국 일본을 비롯한 세계경제는 호황국면을 맞고 있다. 한국경제의 전망은 밝지 않다. 기업은 움츠리고 있다. 평창올림픽을 위해 1조원 이상을 후원한 한국기업들은 올림픽 현장에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올림픽은 기업의 자사 브랜드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데 한국기업은 외면당했다. 기업을 푸대접하면서 경제와 일자리타령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GM 군산공장이 디트로이트로 돌아오고 있다" "한·미 FTA는 재앙" "무역에서는 동맹이 아니다" "미국은 6·25전쟁 때 한국을 도왔는데 한국은 이제 미국에 갚아야 한다"는 말까지 한다. 한국을 압박하는 트럼프 대통령 발언의 수위가 높다.

미국은 세탁기에 이어 철강 알루미늄 등에 초강력 무역보복을 하려한다. 반도체까지 들먹인다. 특히 미국 정부는 철강업계 피해를 막기 위해 관세폭탄 부과대상으로 지목한 12개국에 한국을 포함시켰다. 동맹국으로서는 한국이 유일하게 포함된 것이다. 대미 최대철강 수출국 캐나다를 비롯해서 우리와 비슷한 수준인 멕시코는 빠졌고 일본과 독일, 대만 등도 빠졌다. 대미 무역에서 우리보다 3배나 많은 흑자를 보이고 있는 일본은 잘 빠져나가고 있는데 한국만 포위되고 있는 모양새다. 한국의 외교와 대북정책의 혼선으로 균열을 보이는 한·미관계와 무관하지 않다. 미국은 안보와 통상정책을 연계하고 있는 것이다.

한·미동맹 흔들리면 안보도 경제도 어려워진다. 우리의 고민은 미국의 무역압박에 마땅한 대응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의 코피가 먼저 터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정부 당국은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재인식하는 일이 급하다. 경제계와 노동계도 난국타개를 위한 특단의 각오를 해야 한다. 나뭇잎이 한두 개 떨어지는 걸 보고 겨울이 온다는 걸 알면 이미 때는 늦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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