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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불확실한 미래, `기본`으로 전투력 길러야

민경찬 연세대 수학과 교수 

입력: 2018-02-12 18:00
[2018년 02월 13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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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불확실한 미래, `기본`으로 전투력 길러야
민경찬 연세대 수학과 교수
이틀전 일어난 지진은 물론 작년의 더 큰 지진에서 포항공대가 아무런 피해를 입지 않은 것은 수백 년 걸쳐 한번 올 지진도 대비하기 위해 건축 표준 지키며 원칙대로 공사했기에, 수십 년이 지나 그 혜택을 받았다. 그렇지 못한 건물들에는 피해가 컸다. 우리는 최근의 화재 사고들에서도 오랜 교훈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서 발생한 화재는 기본을 지킬 때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줬다. 스프링쿨러와 방화벽이 설치되었느냐, 평소 화재교육과 매뉴얼에 얼마나 충실했느냐에 따라 희비가 크게 갈렸다.

국가 단위도 마찬가지로 모든 영역에서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는 인재양성과 과학기술 영역도 마찬가지다. 요즈음 우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관계, 그리고 주변 나라들과의 관계들로 혼란스럽고,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 로봇, 빅 데이터 등이 시사하는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염려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내일 지구가 마지막 날이라도 나는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철학자 스피노자의 말을 기억하며, 긴 안목으로 꾸준히 기초를 닦으며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

우선 미래를 위한 인재들을 제대로 키워야 한다. 교육의 본질은 '한 사람의 변화'이다. 어려서부터 어떠한 교육내용과 체험을 통해 IT기반의 새 시대를 어떻게 대비하도록 할 것이냐라는 과제다. 지식 중심의 통상적이고 반복적인 것들은 자동화된 기계가 담당할 것이기에, 가르치는 내용과 방법을 바꿔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30년 안에 큰 문제에 부딪칠 것으로 본다. 그러나 우리의 교육정책은 대개 사교육이나 경쟁을 줄이는데 초점을 맞췄고, 지식위주의 학생부, 수능을 관리하는데 에너지를 다 쓰고 있다.

매킨지 보고에 의하면 2030년까지 8억 개의 일자리를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 한다. 그래서 지난 1월말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는 인간에게 새로운 기회들을 만들어가게 할 '스킬' 혁명을 제언했다. 독자적 사고력, 가치, 팀워크와 같은 '소프트 스킬', 그리고 '창의적 스킬', '탐구적 스킬', '정보 활용능력'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이러한 '스킬'을 통한 새로운 기회들은 바로 일자리 창출과도 연계된다. 정부는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투여하고 있지만, 이는 한계가 있다. 사실 일자리의 근본적인 해법은 우수한 인재를 양성해, 이들이 새로운 '일거리'를 찾도록 하는 것이다. 양극화 문제도 결국 좋은 일자리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해결될 과제다.

과학기술도 기본에 충실해야 하며, 기초과학을 강조해야 한다. 기초과학에서 이루어지는 발견이 결국 응용산업으로 이어진다. 우리는 그동안 산업화 과정에 '카피하는 연구', '따라 하기 연구'로 단기적, 양적 성과 만들기에 급급했다. 어떤 저널에 논문을 몇 차례 게재했는지, 인용횟수가 어느 정도인지를 강조해왔다. 이는 연구 자체를 평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노벨과학상 수상자는 "유명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연구에서의 기본은 연구내용과 연구 아이디어이며, 그 연구 내용에 대한 성과가 어떤 영향과 가치를 만들어내는지를 평가하는 일이어야 한다.

우리는 도산 안창호 선생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당시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군사 운동을 준비하자는 주장에 대해, "지금 우리가 일본과 전투준비를 한다면 부분적이요, 성공은 못하고 인력과 재력만 소비할 뿐이다. 나의 장원한 계획은 교육을 장려하고 실업을 발전하는데 노력해 거대한 역량을 준비했다가 앞으로 오는 기회를 타서 대대적으로 전투할 실력을 갖추자는 것이다."라고 했다. 주변 나라들과의 관계 및 일자리, 양극화, 기후변화 등으로 대변되는 불확실한 미래에 제대로 대비하려면, 기본에 더욱 충실하라는 말씀으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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