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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사이버안보 기본법 하나 없는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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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시론] 사이버안보 기본법 하나 없는 현실
박춘식 서울여대 정보보호학과 교수
최근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되고 있는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에서 인류 생존을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높은 2018년의 위험 요인 3위와 4위에 사이버 공격과 데이터 사기를 자연 재해와 이상 기후에 이어, 사회에 대한 리스크 상위에 올려 놓고 있다. 또한, '글로벌 리스크 보고서 2018년' 발표 이벤트에서, 한 전문가는,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가 사이버 공격에 의해 다운됐을 경우의 경제적 피해는, 2005년 미국을 강타한 카트리나 태풍의 피해인 약 120조원을 능가한 약 130조원 규모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2017년의 사이버 공격의 총피해액은 년간 1조 달러(약 1100조원)를 초과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는 것에 비해서, 2017년에 일어난 자연 재해의 피해액은 약 3000억 달러(약 330조원)라고 설명하면서, 사이버 공격이 미치는 잠재적 피해가 컸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나 기타의 지원 기관의 대규모 사이버 공격에 대한 준비는, 자연 재해에 대한 준비에 비하면 훨씬 빈약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핵 보유 관련 군사강대국들은 사이버 공격 강대국들이며 사이버 공격 무기를 개발하면서 사이버 공격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 제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이하고 있는 각 국가들은 핵 무기 못지 않게 사이버 공격을 자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사이버 공격은, 핵 무기 문제와 달리, 어떠한 국제 규범도 없으며, 위반 시 취할 국제적인 제재도 갖추고 있지 못하며, 위반 국가의 실체(Attribution) 파악도 기술적으로 어려운 상태에서, 기술 개발이 용이한 사이버 공격 무기의 개발과 활용에 모든 국가들이 혈안이 되고 있다.

특히, 지구촌이 맞이하고 있는 4차 산업 혁명 시대는 생활, 생명, 생태계, 생존형 보안의 특성을 가지는 4생 사이버 보안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해킹 등 사이버 공격과 무관했던 일상 생활의 모든 것들이 사이버 공격의 위협을 받게 되며, 금전, 사회 혼란, 경제 피해, 국가 안보 등의 각종 피해 형태에서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것으로 변해가고 있으며, 정부나 보안전문가들만의 보안만이 아니라 개인이나 기업 그리고 국가 등 생태계 모두가 합력해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지켜내야 하는 구조로 바뀌어 가고 있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의 경고와 사람의 생명까지 위태롭게 하는 재난 및 재앙 수준의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이하는 우리나라의 사이버 공격에 대한 인식과 대응은 어떠한 모습일까. 특히 핵을 개발하면서 사이버 공격을 최대의 무기로 활용하고 있는 북한과 대치하고 있으면서 그리고 인터넷 강국이면서도 사이버 공격에 가장 취약한 구조를 가진 우리나라의 사이버 안보에 대한 인식이나 대응 수준은 어떨까.

더욱 심각해 지고 있는 사이버 안보 환경에, 사이버 안보 기관이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게 해주는 사이버 안보 기본법 하나 없다. 우리에게는 공개돼 추진되는 국가 사이버 안보 기본 전략도 하나 없다. 사이버 전을 총괄하고 대비하는 국방사이버보안국이나 사이버전전담연구소 하나 없다. 사이버 공격 대비 전문 인력 양성과 사이버 보안 산업 발전을 총괄하는 사이버 보안 산업기획실 하나 없다.

특히, 숱한 사이버 공격으로 인해, 국가 기밀도, 군사 및 산업 기밀도, 국민의 개인정보도 무엇 하나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것이 없다. 그러나 이보다도 더 정말 두렵고 두려운 것은 사이버 공격에 의해 어떤 국가 기밀이, 어떤 군사 기밀이, 어떤 산업 기밀이 새어 나갔는지 조차 전혀 알지 못하면서, 그저 안전하다고 찰떡같이 믿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근거 없는 믿음이 국민의 생명을, 국가의 이익과 국가 안전 보장을 가장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유념했으면 한다.

사이버 공격에 대한 각종 경고를 제발 소홀히 듣지 말고, 인식을 바꾸고, 제도를 바꾸고, 사이버 보안 전문인력과 산업을 육성하면서 지속적이고 또 지속적인 사이버 안보 역량 강화를 통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최소한의 사이버 안보라도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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