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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아마존고` 무인화의 시작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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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시론] `아마존고` 무인화의 시작인가
이호근 연세대 경영대학 교수
아마존은 지난달 22일 시애틀 본사건물에 무인점포인 '아마존고'를 개장했다. 아마존은 4년전부터 계산대에 길게 줄을 서서 결제하는 불편을 해결하기 위해 무인마트를 준비해 왔다. 입구에서 '아마존고' 애플리케이션 (앱)을 설치한 스마트폰으로 체크인 한 후 진열대에 놓인 물건을 집어 들면 천장에 달린 수백개의 카메라와 인공지능 (AI) 센서가 이를 인식해 소비자의 구매목록에 담는다. 쇼핑을 마친 후 점포를 나서면 앱에 연동된 신용카드에서 자동으로 결제된다.

'아마존고'는 유통혁신이라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불안감을 증폭시켰다.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무인마트가 확산될 경우 미국내 350만명에 이르는 계산원들의 일자리가 위협받는다. 이들 계산원들은 저소득층이 대부분이어서 무인점포가 확대될 경우 소득의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중국의 무인편의점인 '빙고박스'의 매장 수도 지난해 11월 200개 수준에서 올해 연말에는 5000개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롯데그룹 계열사인 코리아세븐과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이마트24가 무인 편의점을 시범운영하고 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18년이 '무인화(無人化)의 열풍'이 부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거시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존 메이너드케인스는1923년에 발표한 '화폐개혁론'에서 기술발전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현상을 새로운 경제학적 질병으로 비유하며 '기술적 실업(失業)'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기술적 실업'에 대한 두려움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일자리를 빼앗는다며 기계를 부순 19세기 러다이트 운동에서 20세기 자동화로 인한 일자리 소멸론에 이르기까지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위기론은 수 없이 대두됐지만 일자리 총량이 줄어들지는 않았다. 과거의 기술혁신들은 기존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하는 동시에 수많은 새로운 일자리도 함께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이 고용에 미치는 양상은 이전과는 다르다. 다보스포럼, 가트너 그룹, 영국 옥스포드 연구소 등 대부분의 전문 기관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많은 일자리가 살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의 발달로 기계가 대신할 수 있는 인간활동의 종류와 범위가 크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임금 일자리는 고임금 일자리보다 기계로 대체될 확률이 5배나 높다는 것이 최근의 연구결과다.


이들 저임금근로자들은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교육에 투자할 경제적 여유가 없다. 과거에 비해 너무 빨라진 기술발전 속도도 재교육을 통한 일자리 전환에 걸림돌이 된다. '기술적 실업'이 일자리 감소와 소득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기술혁신은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며, 고용은 민생의 근본이다. 기업들이 자동화와 무인화를 추진하는 이유는 인원감축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주목적이다. 정부는 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하여 경제를 성장시키되, '기술적 실업'이 초래할 일자리 감소문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고용문제 해결을 위해 기술혁신을 막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로봇기술이 아직은 초기단계에 있어, 자동화나 무인화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앞으로 '기술적 실업'이 대규모로 진행돼 고용이 크게 감소할 경우 현재 논의되고 있는 '보편적 기본소득'이나 '법정근로시간의 단축' 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할지도 모른다. 4차 산업혁명이 초래할 일자리 문제 등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응할 선제적 방안들을 정부가 준비해야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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