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의 가톨릭관동대 교수
![[DT광장] `공감 패러다임` 놓치면 미래 없다](http://contents.dt.co.kr/images/201801/2018011702102351607002[1].jpg "[DT광장] `공감 패러다임` 놓치면 미래 없다")
영국에서는 16세기 중엽 이후에 목재자원의 고갈이 있었으며, 이 같은 결핍으로 인해 새로운 연료의 욕구가 발생하고 새로운 연료욕구를 충족시킨 석탄의 수요가 폭증했다. 석탄에 대한 수요와 생산이 증대함에 따라 관련 채굴과 수송에 관한 기술이 획기적으로 발전하게 됐다. 마침내 18세기 중엽에 와트가 증기기관을 발명하기에 이르렀고 와트의 증기기관은 수력, 풍력, 축력(畜力), 인력 등 농업사회의 고전적 동력의 파워를 훌쩍 뛰어넘는 것으로서 동력혁명(動力革命)을 가져왔으며, 이것을 우리는 1차 산업혁명이라 부른다.
1차 산업혁명이 증기의 시대였다면, 제2차 산업혁명은 전기의 시대였다. 전기의 시대는 발명왕 에디슨이 1879년에 백열등을 개발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또한, 대량생산과 조립라인으로 대표되는 분업이 2차 산업혁명의 특징이기도 하다. 지역도 1차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2차 산업혁명은 독일과 미국으로 기술혁신 산업의 공간축이 이동했다. 그리고 1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철도교통이 꽃이었다면, 2차 산업혁명 시절에는 자동차와 같은 도로교통이 강세를 보였다. 교통수단의 변화와 더불어, 석탄연료의 시대는 저물어 가고 석유 연료가 대세로 등장했다.3차 산업혁명은 인터넷 기술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무한세계 구축과 석유자원 고갈에 대비한 재생에너지 기술의 개발, 3D 프린팅 등의 디지털과 정보 통신기술의 시대를 말한다. 에너지 측면에서 보면, 화력발전에서 원자력발전으로의 이전을 시도하기도 했다. 수송연료도 화석연료 자동차에서 전기자동차로의 변환을 꾀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은 인공 지능, 사물 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사회 전반에 융합돼 혁신적인 변화가 나타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4차 산업혁명은 교통혁명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초기에는 교차로에서 교통을 정리해 주는 인공지능 신호시스템이나 도로에서 청소하는 로봇이 등장하고, 그마저도 불필요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등장으로 운전면허증이나 교통경찰은 역사의 유물이 될 것이다. 운전기사가 없는 무인 택시는 언제 어디서나 즉시 가능하고, 교통수단의 패러다임이 개별소유에서 공유로 바뀔 것이다.
장차 자율주행차와 공유경제가 대중화되면, 지금의 교통 혼잡 문제와 교통사고 문제는 대부분 해소되고 차 안에서의 운전하면서 낭비했던 이동시간은 업무시간이나 여가시간으로 전환될 것이다. 또한, 자율주행차는 자동차 간의 이격거리 조정과 추돌 방지 등을 통해 도로의 이용효율을 극대화 시킨다. 그 결과 기존 도로용량을 실질적으로 증대시켜 새로운 교통인프라 투자의 부담을 경감시킬 수 있게 해 준다.
한편,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 주차에 필요한 공간 수요가 대폭 감소하게 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주차장으로 사용되던 공간이 녹지나 보행자 중심의 공간으로 되돌아오면서 도시의 토지이용 분포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드론(무인기)이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최근에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를 드론이 광화문광장에서 봉송했다. 드론이 올림픽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건 세계 최초의 일이다. 이미 드론을 통해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위반 차량을 추적하여 단속하거나 방송용 항공촬영 하는 작업은 놀랄 일도 아니다. 머지않은 장래에 환자는 원격진료를 통해 약을 처방받고 처방된 약은 무인 드론 택배가 집까지 배달해 주는 것이 가능할 것이다. 화물 수준을 넘어서서 여객까지 수송한다면, 드론은 국내선 및 국제선 여객 항공기를 빠르게 대체할 것이다.
"성숙한 과학은 하나의 패러다임(paradigm)에 의해 지배된다"라는 토마스 쿤의 명언이 있다. 아무리 우수한 기술이더라도 공감하는 패러다임 범주 안에서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자율주행차와 드론이 공감 패러다임이 되어, 교통 혼잡, 교통사고, 환경 및 에너지 문제와 함께 교통약자의 이동성 문제 등을 말끔히 해소하고 4차 산업혁명의 견인차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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