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사업 다각화 원년 … 스마트톨링·C-ITS·AI 분야서 승부건다"

SI만으론 한계…솔루션·미래교통으로 영역 확장
지능형 도로 인프라에 주력… 국내외업체와 협업
4차 산업혁명 핵심 '딥러닝'에 'GPU' 활용할 것
신사업 1년만에 50억… 매출 5배 이상 향상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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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사업 다각화 원년 … 스마트톨링·C-ITS·AI 분야서 승부건다"
이태규 대보정보통신 사장

■신년 인터뷰
이태규 대보정보통신 사장


서울 수서동 이태규 대보정보통신 대표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회의 탁자에 놓인 전국 도로지도가 눈에 들어왔다. 총연장 4200km로 거미줄같이 이어진 고속도로가 자세하게 표시된 최신 지도다. 이태규 대표는 대보정보통신의 근간이 '고속도로'임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지도를 놓아두었다고 말했다.

대보정보통신은 1996년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로 설립된 고속도로정보통신공단을 대보그룹이 2002년 인수한 회사다. 도로와 공항 등 각종 교통시스템의 설계, 구축, 운영이 특기인 IT서비스 기업이다. 교통IT 분야는 지금도 연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할 만큼, 대보정보통신의 핵심사업 영역이다.

대보정보통신은 전국 고속도로에서 '눈' 역할을 하는 1만4000대의 CCTV와 상황실을 운영하고 유지보수하는 사업을 맡아서 하고 있다. 고속도로 통신선로와 고속도로 전광판을 유지보수 하는 업무도 맡고 있다. 특히 1㎞가 넘는 장대터널엔 대보정보통신 직원이 24시간 상주해 있다. 이 대표는 지도를 보며 현장에서 힘들게 고생하는 직원들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989년 액센츄어코리아에 입사해 컨설팅 분야를 경험한 데 이어 한국IBM 상무, 보다폰코리아 지사장 등을 역임했다. IT컨설팅, 시스템통합, 통신 분야를 아우르는 다양한 경험을 쌓은 IT 전문가다.

이 대표는 2016년 6월 부임 후 대보정보통신의 경영체질 개선에 집중해왔다. IT컨설팅 회사 근무 경험을 토대로 철저한 원가관리와 목표 중심의 경영으로 연속 경상이익 흑자를 이어나가며 수익성 기반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뤄냈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한다는 계획이다. 차세대 교통IT 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는 한편 솔루션 유통, 사회간접자본(SOC)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에 나서 미래를 위한 도약 기반을 구축하는 해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대담= 안경애 IT중기부장

-최근 자율주행차 상용화와 맞물려 고속도로와 주요 지자체에 차세대 지능형교통시스템(C-ITS)을 구축하려는 시도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스마트톨링 등 미래형 교통 프로젝트도 추진되고 있다. 교통에 전문화된 기업으로서 미래교통 시장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당연히 미래 핵심 사업으로 정의하고 기술과 인력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차세대 교통분야와 관련해 집중할 3대 영역으로 C-ITS, 스마트톨링, 차량영상인식을 선정하고, 핵심기술 개발과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교통IT 중 유지보수와 시설관리 분야는 고객예산이 한정적인데 반해 인력 인건비는 해마다 오르고 있어 수익구조가 악화하고 있다. 결국은 남들과 차별화된 기술을 갖고 미래 시장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차세대 교통분야는 차량간통신(V2V), 차량과인프라간통신(V2I) 요소기술 제공회사들도 시스템통합(SI) 시장에 뛰어들고, 통신사 등 대기업도 진출을 시도하는 등 이미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이 시장에서 회사의 경험과 기술력을 토대로 굳건한 입지를 확보해 나가겠다."

-C-ITS와 스마트톨링 분야는 이미 사업이 발주돼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데, 어떤 분야에 주력할 계획인가.

"스마트톨링과 관련해서는 천안∼논산고속도로 등 일부 도로에 스마트톨링 요소기술들을 적용해 제어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보수 사업을 맡고 있다. C-ITS의 경우 한국도로공사가 발주한 세종시 주변 시범사업을 수주, 시스템을 구축하고 택시에 단말기를 탑재해 시험 운영하고 있다. 내년 서울과 제주 등 지자체에서도 C-ITS 사업이 발주되는 등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는 만큼 현장을 두루두루 챙기고 있다."

-미래교통 관련 기술투자는 어떻게 하고 있는지.

"차세대 교통 분야는 크게 도로 인프라의 지능화와 자율주행차 시장으로 양분된다. 이 가운데 우리는 도로 인프라 지능화 영역에 주력한다. 미래에는 지능화된 도로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판단, 기술 발전에 발맞춰 국내외 기업과 적극적으로 협업해 나갈 생각이다.

사내 연구조직에 C-ITS, 스마트톨링, 차량영상인식 3가지 분야에만 18명의 연구인원을 두고 연 20억원 정도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있다. 회사의 규모를 고려했을 때 절대 적지 않은 금액이다. 미래교통은 회사가 가장 큰 승부를 걸어야 하는 핵심 시장이라고 판단, 장기적으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전국의 폐도로를 수소문해 실제 도로와 유사한 환경을 구축한 뒤 직선, 곡선구조 등 도로 형태와 계절상황 등 여러 환경에 최적화된 미래 교통IT 솔루션을 개발·시험하고 있다."

-글로벌 그래픽처리장치(GPU) 기업인 엔비디아와 총판계약을 맺었다.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유통은 SI를 주업으로 해온 대보정보통신 입장에선 새로운 도전으로 판단되는데.

"미래 지능형 교통인프라는 도로, 자동차, 통신이 모두 어우러져야 비로소 완성된다. 특히 도로 인프라 정보들이 자율차로 전송될 때 빅데이터를 매우 빠른 속도로 처리해주는 능력과 시스템이 반드시 필요하다. 자율차가 표지판, 차선 등의 정보를 신속하게 받아 순식간에 인식하면서 주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앙처리장치(CPU)는 데이터를 순서대로 처리했다면 GPU는 병렬 방식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데이터 처리속도에서 CPU를 압도한다. 이러한 점은 지능형 교통인프라 구축 시 꼭 필요한 특성이다. GPU와 관련기술을 교통 영역에 접목하는 동시에,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빅데이터 처리와 딥러닝 관련 신사업 개척에 활용할 계획이다."

-교통분야에서 딥러닝이 현실에서 적용된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공항 쪽에서 특히 많이 쓰인다. 중국 공항에는 CCTV가 많이 설치돼 있다. 중국은 이 CCTV 영상인식시스템에 전과자 이미지를 학습시키고 있다. 시스템이 파악하고 있는 전과자 한 명이 어떤 현장에서 사건을 일으키고 도주한 경우 예전엔 이동 경로를 사람이 일일이 수작업으로 파악해야 했다. 이와 달리 딥러닝으로 학습한 시스템이 병렬처리 기술을 활용해 분석한다면 초 단위로 각각의 CCTV를 분석, 범인의 이동 동선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병렬처리기술은 실시간 데이터 분석과 연산능력이 있어야 하는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수 있다."

-작년부터 신사업 발굴을 본격적으로 했는데, 1년간의 성과가 어땠는지.

"작년초 신사업 추진조직을 구성하고 7월에 엔비디아와 AI 솔루션 총판계약을 체결했다. 엔비디아는 인공지능(AI) 구현의 필수품인 GPU 칩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이 시장의 70∼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는 엔비디아가 개발한 세계 최초의 딥러닝 전용 슈퍼컴퓨터 'DGX-1' 어플라이언스를 유통한다. 또 기업들이 엔비디아 GPU를 도입할 때 미들웨어와 프레임워크를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작년 1월에는 대만의 산업용 하드웨어 기업인 아보(ARBOR)와도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사업 추진 1년 만에 가시적인 매출도 거뒀다. 올해는 신사업 영역에서 작년보다 5배 이상 많은 매출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회사의 주요 매출원인 공공SI 시장은 척박한 생태계 문제가 계속 지적되는데.

"공공정보화 영역은 회사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한다. 이 시장은 2013년 SW산업진흥법 개정으로 삼성SDS, LG CNS, SK㈜ C&C 등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기업들의 참여가 제한돼 최근 몇년간 판도가 크게 바뀌었다.

특히 기업의 규모가 커질수록 적용받는 규제의 양 또한 증가하다 보니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중소기업에서 벗어나는 것을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 산업생태계가 선순환 구조를 이루려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 중견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기업들이 늘어나야 하는데 현실에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했을 때 받는 제약이 너무 많다. IT서비스 기업은 참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 규모가 매출에 따라 20억원, 40억원, 80억원 등으로 제한되는데, 보다 현실성 있게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공공정보화 시장은 연 3조6000억원 규모로 이 가운데 하드웨어 시장 2조를 제외한 1조6000억원 중 중 발주금액 40억원 이상인 사업은 연 8000억원 규모다. 이 시장에서 중견기업들이 경쟁하게 한다.

그런데 조달청 규정에 따라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을 맺어 매출의 50%를 나눠 가지면 5점 가점을 받을 수 있다. 평가 과정에서 1점 차이로 낙찰기업이 갈리는 만큼 모든 기업이 중소기업에 예산의 반을 주니 실제 경쟁 시장에서 중견기업들이 가져갈 수 있는 매출은 4000억원에 불과하다. 중견기업이 기대할 수 있는 시장의 절대규모가 너무 작다."

-건설분야는 명확한 설계도대로 사업을 하면 되는데, IT 영역은 발주자들의 모호한 과업요구가 기업들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공공정보화 시장에서 IT서비스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중요한 원인이다. 정부기관이나 공공기관이 적정한 사업 규모에 맞춰 예산을 정하지만 기획재정부, 국회, 조달청 등 몇 단계를 거치면서 예산이 줄어든다. 그러나 사업의 규모는 그에 맞춰 조정되지 않다 보니 사업을 발주하는 단계부터 수익성은 이미 악화될 대로 악화된 상태다. 그런데 기업들은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 가격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물론 기업들이 스스로 자정을 해야 하는 면도 있지만 현재의 시장구조 안에서 기업이 사업활동을 계속 영위하려면 가격경쟁을 외면하기가 힘들다. 여기에다 사업을 수주해 실행하는 단계에도 과업이 줄어드는 일은 없지만 여러 요인으로 인해 일의 양이 늘어난다. 중견기업이 사업하기 힘든 나라에서는 중소기업도 성장하기 어렵다. 현재의 중소기업 친화정책이 제기능을 발휘하려면 시장을 보는 프레임이 달라져야 한다. 정책의 취지는 중소기업 성장을 도모해 중견기업과 대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지만 현실에서는 중견기업 40억 이하 사업참여 금지 등 규제로 인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의 성장을 꺼리는, 이른바 '피터팬 증후군'을 만들어내고 있다. IT서비스 기업들이 일정규모 이상 성장하면 분사해 기업을 쪼개는 역기능도 낳고 있다."

-IT생태계를 활성화하기 위한 대안이 있다면.

"SW진흥법을 통해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의 하한액을 설정하는 것은 건강한 생태계 조성을 막는 규제라고 생각한다. 참여하한액 기준을 낮추거나 완전히 폐지하는 게 맞다고 본다. 또 사업을 수주해 진행하는 과정에서 추가되는 과업에 대한 대가 지급, 원격지 근무 허용, 제값주기 등 매번 반복해서 개선을 요구하는 사항이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고쳐져야 한다. 교통을 제외한 공공정보화 사업 분야에서 2016년 적자가 발생해 상당히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올해 시장에 대한 전망과 새해를 맞은 각오가 궁금하다.

"쉽지 않은 한해가 예상된다. 아무리 철저하게 준비하고 투자해도 높은 성공률을 기대하기 힘든 시기다. 그렇다고 해도 미래를 준비하지 않는 기업은 희망이 없다. 다가오는 새로운 세상에 맞춰서 우리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보내고 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을 달리 보면 우리에게 무한할 가능성이 열려있다고도 할 수 있다. 고객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는 종합서비스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죽을 힘을 다해 준비하고 있다.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신년인터뷰] "사업 다각화 원년 … 스마트톨링·C-ITS·AI 분야서 승부건다"

○이태규 사장은…

◇ 학력

- 1979년 전주고등학교 졸업
- 1984년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 졸업
- 1986년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경영학석사 (1986)

◇ 경력

-1989년 2월 액센츄어코리아 부장
-1997년 1월 i2테크놀로지스 지사장
-2003년 2월 한국IBM 상무
-2007년 1월 하나로텔레콤 실장
-2009년 12월 하나I&S 부사장
-2011년 1월 브리티시텔테콤코리아 지사장
-2014년 9월 보다폰 코리아 지사장
-2016년 7월 대보정보통신 대표이사 사장


정리= 임성엽기자 starleaf@dt.co.kr
사진= 박동욱기자 fuf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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