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법으로 제재 방법 없어
시장조사·시정명령 근거 마련
IT 기업 역차별 해소 등 기대
시장조사·시정명령 근거 마련
IT 기업 역차별 해소 등 기대
■주목! 이 법안
(5)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는 네이버에 대한 역차별을 주장하면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세금을 내지 않고 고용도 하지 않으며 트래픽 비용도 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무위 소속 대다수 의원들이 네이버의 검색어, 검색 순위 조작, 광고비 과다 징수 의혹 등을 지적하자 이 창업자는 오히려 네이버가 역차별을 당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이 창업자의 발언 직후 구글코리아가 즉각 반응을 보였다.
구글코리아는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국내 세법 등을 준수한다는 내용의 해명이었다. 하지만 구글코리아는 수익 규모나 법인세 납부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구글코리아가 유한회사이기 때문에 실적을 공개할 의무는 없지만 구글코리아는 실적은 물론 국내 IT(정보기술)기업과는 달리 정확한 직원 수를 공개한 적도 없고, 국내 통신망 사용에 따른 이용료도 납부하지 않는다.
구글코리아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등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IT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국내법으로 이들 글로벌 IT 기업을 제재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법안이 갖춰지지 않아 통신망 사용료 납부를 강제할 수도 없고 음란 콘텐츠 유통, 성매매 알선 등에 따른 피해가 발생해도 제재하지 못한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비례·사진)은 이런 문제의식 아래 글로벌 IT 기업들을 제재할 수 있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오는 2월중 발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정안 관련 공청회도 개최했다.
개정안은 국·내외 IT 기업의 역차별 해소를 위해 국내에서 영업하는 해외 기업에 국내법을 적용하는 역외 규정을 담고 있다.
해외 기업들이 국내에 대리인을 두도록 강제하는 항목도 포함됐다. 해외 기업에도 국내 기업과 동일한 과징금 기준을 적용하는 내용도 들어있다.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외 사업자에 대해서도 시장조사, 시정명령을 할 수 있는 내용도 있다.
하지만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는다 해도 이들 글로벌 IT 기업에 대한 제재가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지, 국내 IT 기업들의 역차별이 해소될지 미지수다. 개정안에 대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는 이유다.
최경진 가천대 법과대학 교수는 개정안 공청회에서 "국내 사업자는 국내법의 적용을 받아 사회적·법적 책임을 지고 있지만 해외 사업자는 엄청난 수익을 거두면서 국내 사업자만큼 충분한 책임을 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내 사업자에 대한 역차별 해소를 위해 해외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규제가 강화될 경우 해외 사업자가 국내 사업을 포기할 가능성도 있고, 이 경우 국내 사업자의 서비스 수준이 낮아져 결국 이용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실적 공개를 강제한다 해도 임의로 신고할 경우 이를 제재할 수 있는 또 다른 규제를 만들어야 하는 등 규제가 중첩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호승기자 yos547@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