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치정보 무단수집` 구글, 소환 조사 한번뿐

동의없이 셀ID 수집 파장 확산속
상황파악 그쳐… 조사 지지부진
과거 '스트리트뷰' 정보수집사건
해외서 제재 받자 3년후 과징금
글로벌기업 국내법 집행 어려워
토종업체만 고강도 조사 역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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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치정보 무단수집` 구글, 소환 조사 한번뿐

■ 토종기업만 발목 잡는`역차별`
(4) 방통위 조사, 국내·외 다른 잣대


[디지털타임스 진현진 기자]구글이 지난달 국내 이용자를 포함해 안드로이드 이용자의 위치정보를 추적할 수 있는 '위치정보(셀ID)'를 무단으로 수집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단 한번 구글코리아 관계자를 불러 상황을 파악하는데 그쳤다. 이후 조사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토종 사업자였다면 사회적인 질타로 강도 높은 조치가 취해졌을 것이라는 점에서 해외사업자와 역차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2일 외신 '쿼츠'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스마트폰 이용자의 셀ID를 무단으로 수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내 이용자의 셀ID도 예외 없이 구글 본사로 넘어갔다.

구글이 수집한 셀ID는 통신사 기지국의 '고유번호'다. 이 자체가 위치정보라고 할 순 없지만, 이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구글의 GPS·지도데이터와 결합하면 이용자의 위치정보가 된다. 셀ID는 국내 통신사에서도 통신품질 개선을 위해 1년간 보관하지만 민감한 개인정보이기에 통신비밀보호법의 엄격한 적용을 받는다. 업계는 구글이 이 같은 정보를 빼가 이용자 맞춤형 광고를 설계했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포털사의 주 수익원이 광고인만큼 이용자의 취향과 생활을 반영할 수 있는 광고상품이 곧 매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구글판 '빅 브라더(Big Brother)'라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다. 구글은 위치정보를 이용자 '동의 없이' 빼갔고, 수집한 목적 또한 명확하지 않아 구글에 의해 감시당하는 사회로 전락했다는 게 업계의 반응이다. 구글 측은 "안드로이드 OS의 메시지 전달 속도와 성능을 개선하고자 셀ID 코드를 전송한 건 맞다"며 "보도가 나온 뒤 수집 행위는 완전히 중단했다"고 밝혔다.

수집한 셀ID는 기능 개선에 활용이 검토됐지만 실제 사용된 적이 없고, 이 데이터는 전송될 때마다 폐기됐고 시스템에 연동해 다른 용도로 쓴 적도 없다는 게 구글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구글이 단순 메시지의 기능 개선을 위해 기지국 정보를 모아야 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사태가 커지자 구글 관계자를 불렀지만, 어떻게 수집했는지와 어떤 용도로 사용했는지 등 진실을 이른 시일에 규명할지는 미지수다. 방통위에서는 이와 관련 구글코리아 관계자를 단 한번 불렀으며, 추가로 구글 측에 요청한 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는 방통위의 조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동시에 해외 사업자는 강력하게 제재할 수 없는 상황에 허탈함을 보이고 있다. 구글은 2010년 '스트리트뷰' 서비스를 위해 자동차로 세계 각국의 거리를 촬영하며 사용자 정보를 무단으로 수집해 우리나라 수사기관도 구글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구글코리아의 비협조와 글로벌 기업에 대한 약한 법 집행력으로 인해, 제대로 된 수사가 진행되기 어려웠다. 2012년 기소중지로 사건이 종결됐다. 이후 미국, 유럽 등이 구글에 과징금을 부과하자 방통위는 2014년이 돼서야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구글에 2억123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업계는 또 이 같은 상황이 반복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 국내법보다 미국법을 우선 적용받기 때문에 정부의 법 집행이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2500여만건의 개인정보유출사고가 있었던 '인터파크'가 3개월간의 강도 높은 조사 끝에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44억여원에 달하는 무거운 과징금을 부과받았지만, 해외 사업자에게 이 같은 조사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이미 시작부터 토종 사업자와 해외 사업자에 다른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말했다.

진현진기자 2jinh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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