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봅시다] 언락폰과 유심의 의미

'모바일 신분증' 유심만 갈아끼우면
통신사·요금제·국가 제한 없이 사용
미국서 심카드 없이 구매하는 '아이폰X' 출시
삼성도 자급제 대비한 갤S · 노트 언락폰 계획
국내폰은 유심 호환 일부 제한…자급제 걸림돌
정부 · 사업자 논의 통해 가입인증방식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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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언락폰과 유심의 의미
USIM은 크기에 따라 일반 USIM, 미니USIM, 마이크로 USIM, 나노 USIM 네가지로 나뉜다. SK브로드밴드 제공

[디지털타임스 김지영 기자]언락폰(unlocked phone)은 별도 약정이나 통신사 제약, 국가 제한 등이 모두 풀려 있는 단말기로 국가나 통신사와 관계없이 가입자식별모듈(SIM : subscriber identity module)만 바꿔 끼우면 사용할 수 있는 단말기를 말합니다. 즉, 사용자는 통신사와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해 사용할 수 있으며, 약정 기간의 부담도 없습니다. 아울러 유심(USIM : 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만 옮기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기기 변경이 자유롭고, 해외여행 시에는 현지에서 유심을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미국에서 아이폰 X를 심(SIM) 카드 없이도 구매할 수 있게 돼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 5일(현지시간) "특정 이동통신사업자의 SIM 카드가 없이도 오늘부터 아이폰을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기존에는 버라이즌이나 AT&T, T모바일 등 이동통신사업자와 약정계약을 맺은 사람들만 아이폰 X를 살 수 있었지만, 이날부터는 애플 스토어나 애플 닷컴에 직접 들어가 약정 없이 누구나 아이폰 X를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통신사와 단말기를 분리하는 자급제 활성화를 위해 삼성전자는 플래그십 모델을 자급제폰으로 출시키로 했습니다. 내년부터 삼성전자의 갤럭시S 시리즈나 노트 시리즈가 자급제폰으로도 출시될 예정입니다. 이통3사는 자급제 단말기에 적합한 유심요금제를 출시한다는데 의견을 모았습니다.

자급제형 단말 출시가 가시화되면서 가입자 인증 방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실질적인 단말기 자급제를 위해서는 현재의 가입자 인증 방식 중 단말기 인증 절차를 축소하고 유심인증으로만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현재 이통사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할 때에는 유심인증과 단말기 인증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초기의 휴대전화는 단순한 휴대용 통화 장치에 불과했을 때 단말기 인증 방식으로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성능이 지속 적으로 향상되면서 1990년대 후반부터는 종합 정보 단말기의 성격을 띠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휴대전화에 가입자 식별 정보나 주소록, 금융 정보와 같은 개인 정보를 저장하는 일이 많아지게 되었죠. 이 때문에 새로운 단말기를 구매할 때마다 이전 단말기에 있는 개인 정보를 이동시키기가 매우 번거로워졌습니다.

그래서 작은 IC 카드를 단말기에 넣어 두고 여기에 개인 정보를 저장해 사용하다, IC 카드를 다른 단말기에 꽂아 개인 정보를 간단히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이 모색되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 초에 등장한 초기의 심 카드는 단순히 통신 회선 가입자들의 식별 정보만 구별하는 용도로 쓰였습니다.그러다 3G(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된 19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를 즈음해 기능이 한층 향상된 '유심(USIM: Universal Subscriber Identity Module)' 카드로 보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쓰이고 있는 유심 카드는 기존 심 카드 기능 외에도 주소록 저장, 교통카드, 신용카드 등의 부가 기능을 제공한다. 일종의 모바일용 신분증과 같은 개념이라 할 수 있죠.

2010년 즈음까지는 엄지손톱 크기의 미니(Mini) 유심을 가장 많이 썼으나, 단말기의 크기가 점차 작아지면서 이후부터는 그보다 작은 마이크로, 혹은 나노 규격의 유심을 더 많이 쓰고 있습니다. 기능적으로 마이크로나 나노 유심은 미니 유심과 같습니다.

유심카드는 용도에 따라 크게 일반용 유심(통신 유심), 금융용 유심, 데이터공유용(데이터 쉐어링) 유심으로 구분된다. 일반용 유심은 통화, 문자메시지(SMS), 무선데이터 등 통신 서비스 전용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대신 부가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습니다. 금융용 유심은 일반용 유심에 금융기능이 추가된 제품입니다. 주로 교통카드 기능, 모바일뱅킹 기능, 신용카드 기능 등이 제공됩니다. 데이터 공유용 유심은 하나의 데이터 요금제를 공유해 여러 단말기에서 사용할 때 쓸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면서, 태블릿 컴퓨터에 데이터 공유용 유심을 장착하면 기존 데이터 요금제에 적용되는 범위에서 데이터 사용량을 공유할 수 있죠. 다만 스마트폰 등으로 특정 요금제에 먼저 가입한 후 이를 다른 기기에서 공유하는 방식이어야 하며, 데이터 전용으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전화통화를 하거나 금융 업무 등은 추가로 수행할 수 없습니다.

2014년 이전 일부 통신사들끼리 유심칩이 호환되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개통 이력이 없는 '언락폰'이나 사용하던 스마트폰에 이통사를 바꾸지 않고 타 통신사의 유심을 갈아 끼우면 통신이 즉각 되지 않았죠. 때문에 소비자는 번호이동을 통해 통신사를 바꿀 때는 유심을 새로 구입 해야 했습니다. 이에 통신사들이 유심비 폭리를 취한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죠. 현재는 3사 통신사 유심이 모두 호환되지만 일부 기능에는 제약이 따르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유심과 단말을 함께 인증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진정한 의미의 언락폰이 가능해진다는 것입니다. 아직 국내에서는 정부와 사업자 모두 가입자 인증 절차에 대한 논의는 깊게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자급제를 위해서는 이 논의가 병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지영기자 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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