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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SW산업, 서비스화 필요하다

김진형지능정보기술원원장, KAIST 명예교수 

입력: 2017-12-17 18:00
[2017년 12월 18일자 1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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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SW산업, 서비스화 필요하다
김진형지능정보기술원원장, KAIST 명예교수
공공에서는 소프트웨어를 소유하지 못하게 하라. 무슨 뚱딴지 같은 소리냐고 하겠지만, 이것이 우리 소프트웨어산업을 살리는 길이다. 소프트웨어산업에서 공공부분의 비중이 이제는 별게 아니지만 아직도 국내 중소기업들은 여기에 매달려 있다. 우리 현실에서 공공에서 모범을 보일 필요가 있다. 4차산업혁명의 성공을 위해 이와 같은 혁명적 조치에 머뭇거릴 이유가 없다.

오랫동안 소프트웨어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다양한 정책을 펼쳤지만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요구사항을 명확히 해라, 분할 및 분리 발주를 해라는 등 전문가도 헷갈리는 용어가 난무한다. 요구사항을 수정하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유지보수를 받으려면 비용 지불은 당연하지만 지켜지지 않았다. 경직된 예산제도와 예산절감을 추구하는 공공에서 지켜질 수가 없는 것들이었다.

정부가 앞장서서 소프트웨어를 복제해 나누고, 머릿수를 세어서 개발비를 지불하고, 원격지 개발을 허용하지 않는 등 지식산업의 원칙에 어긋나는 관행이 횡행했다. 대기업들이 횡포를 부리니 공공사업에서 철수하라는 등의 과격한 대책도 동원했지만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은 누더기가 됐다. 몇 십년 동안 같은 대책이 반복되고 있다. 오죽하면 "아직도 왜?"라는 대책회의를 운영하겠는가.

이젠 소프트웨어산업 환경이 크게 변했다. 인터넷 클라우드의 확산 덕분이다. 이에 맞춰 소프트웨어를 서비스로 구매하는 것을 정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즉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비즈니스 형태다. 정부가 팔 걷고 나서야 한다. 그러면 우리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고질적인 문제들이 일시에 해결될 수 있다.

산업 환경이 변했는데 옛날 방식의 비즈니스 방식을 고집한다면 그 산업은 멸망할 수 밖에 없다. 우수한 인재들이 유입되지 않는다. 초기에는 컴퓨터를 소유한 기업이 내부 개발로 업무를 전산화했다. 이는 곧 소프트웨어를 사다 쓰는 형태로 바뀌었다. 전산화의 요구가 유사했기 때문에 업계 최고의 모범사례를 패키지로 만들어 거래하는 형태로 진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나타났다. 불행하게도 우리 기업은 이 경쟁에 끼어들지 못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활성화 되면서 이제는 소프트웨어도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로 바뀌어 가고 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소프트웨어를 사고파는 것에 우리 기업들이 목을 멘다면 우리 소프트웨어 산업은 가망이 없다. 새로운 비즈니스 방식으로 글로벌 온라인 시장으로 치고 나가야 한다. 다행히 우리 통신 인프라는 세계 최고 수준 아닌가?

소프트웨어산업의 서비스화가 사용자에게 주는 이점은 명확하다. 시장에서 서비스를 구입하기 때문에 사용자의 모든 능력을 요구사항에 집중할 수 있다. 어떤 서비스가 시장에 있으며, 새로운 기술이 이 요구사항을 어느 수준까지 맞출 수 있는가에 집중하게 된다. 개발과 품질 관리는 서비스 공급회사의 몫이다. 유지보수비라는 개념이 아예 없어진다. 또한 막대한 초기 개발투자를 서비스 사용기간으로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다. 이는 대규모 공공 개발사업에서 민간의 참여를 끌어들이는데 효과적이다.

서비스 공급회사에게 주어지는 이익은 매우 크다. 우선 동일 혹은 유사한 서비스를 다양한 기관에 낮은 가격에 공급함으로써 안정적 수익을 장기적으로 올릴 수 있다. 개발한 소프트웨어의 재산권을 소유하고 이를 재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 서비스이기 때문에 국내외가 다를 것이 없다. 국내 서비스의 적은 추가 투자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부를 걸 수 있다.

기능의 업그레이드, 유지보수가 전적으로 공급회사 책임이므로 신기술 도입과 추가개발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높은 수준의 공개소프트웨어를 활용할 수 있다. 내부 개발을 하든, 공개소프트웨어를 사용하든, 상용소프트웨어를 사용하든 최고의 서비스만 제공하면 된다. 요즘 공개소프트웨어의 수준은 종종 상용소프트웨어를 능가한다. 특히 인공지능 분야는 더욱 그렇다. 또한 데이터 없이는 좋은 소프트웨어, 특히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는 만들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면서 관련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함으로써 서비스를 개선하거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결론적으로 공공에서는 서비스로만 소프트웨어를 구매하라.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 소프트웨어 생태계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의 교두보를 쌓는데 도움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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