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엔 환율 내년 978원까지 '뚝'
수출비중 높은 국산 완성차업체
가격경쟁력 하락 판매감소 우려
'엔저 수혜' 일본차 공세 거셀듯
수출비중 높은 국산 완성차업체
가격경쟁력 하락 판매감소 우려
'엔저 수혜' 일본차 공세 거셀듯
환율이 내년 한국 자동차 산업의 최대 위기 요소가 될 전망이다. 올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원고·엔저' 상황이 내년에 더 심화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세계 자동차 시장 맞수인 일본차와 경쟁에서 국산차가 불리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10일 현대자동차 글로벌경영연구소의 2018년 자동차 시장 전망에 따르면 내년 국산차 업계의 최대 위험요인은 원화 강세로 인한 세계 시장에서 가격경쟁력 하락으로 분석됐다.
달러화 대비 원화가 강세를 띨 것으로 점쳐지면서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국산차 경쟁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원화는 강세인 반면 일본 엔화는 더 떨어질 전망이어서 시장의 최대 경쟁 상대인 일본차와 경쟁에서 불리해질 전망이다.
연구소는 원·엔 환율이 올해 평균 1018원에서, 내년 978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내수 판매보다 수출 비중이 높은 국산차 업체에 환율은 수출 경쟁력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국내에서 생산돼 수출되는 차량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판매가 줄어드는 것은 물론, 똑같은 양을 팔아도 수익성이 저하되고 중장기적으로 투자 여력도 감소하게 된다.
한국무역협회는 최근 원·달러 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자동차 산업의 영업이익은 4%포인트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서 한국자동차산업협회도 원·달러 환율이 10원 내릴 때마다 연간 수출액이 42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반해 엔저를 등에 입은 일본차는 세계 시장 공세의 고삐 더 바짝 죌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 등 일본차는 환율 수혜로 수익성이 올라가면서 딜러 인센티브를 올려 판매량을 늘리는 한편, 수익금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신흥시장 투자도 대폭 늘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보성 글로벌경영연구소 이사는 "일본이 양적 완화를 이어가 엔화는 달러 대비 약세가 지속될 것"이라며 "일본 업체가 엔저로 수익성이 상승하면 투자 여력도 늘어 경쟁력은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 연구소는 내년 세계 자동차 시장은 러시아·브라질·인도 등 신흥국 위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중국과 미국은 수요가 줄고, 유럽은 성장률이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 친환경차 시장은 하이브리드차(HEV) 대신 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위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친환경차·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사업장을 철수하는 등 비수익 사업을 정리하고,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용순기자 cy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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