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정부와 '해킹 유착' 의혹 일자
정부기관서 해당 백신 사용 막아
미 정부는 공공기관서 이용 중단
사측 "증거 없어…소스코드 공개"
정부기관서 해당 백신 사용 막아
미 정부는 공공기관서 이용 중단
사측 "증거 없어…소스코드 공개"
4일 외신과 보안업계에 따르면 영국 국무부 산하 사이버안보센터(NHSC)는 자국 정부기관들을 대상으로 러시아 안티바이러스 소프트웨어(SW) 제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경고하고 나섰다. 이는 카스퍼스키랩을 겨냥한 조치란 것이 보안업계의 시각이다. 시아란 마틴 NHSC 소장은 "러시아 정부와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러시아산 백신 제품을 국가 정보가 담긴 시스템에서 사용하는 것은 안보 관점에서 안 되는 일"이라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카스퍼스키랩의 고객사였던 영국의 버클레이은행은 이미 지난 2일(현지시간) 신규 인터넷뱅킹 고객을 대상으로 카스퍼스키 제품 공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에 카스퍼스키랩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정부기관에서 1차적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기업 시장에서도 자연스럽게 퇴출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에 앞서 지난 9월 모든 연방 정부기관에서 카스퍼스키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스라엘 정부의 해커들은 러시아 해커들이 카스퍼스키 백신을 활용해 미국 정보기관의 기밀정보를 훔치는 것을 2년여 전부터 확인하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카스퍼스키랩은 미국 정부뿐 아니라 영국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자사 솔루션의 프레임워크를 공개하고 '러시아 정부와의 밀착'이라는 의혹에 대해 결백함을 증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카스퍼스키랩은 매출 기준 세계 3위권의 안티바이러스 솔루션 업체로, 전체 매출 85%를 러시아가 아닌 해외에서 얻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세계 각국이 퇴출 움직임을 보일 경우 기업 존립에 위협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러시아 정부와의 관계를 적극 부인하며 관련 대응에 나서고 있다.
카스퍼스키랩 측은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러시아는 물론 그 어떤 정부와도 부적절한 유착 관계를 맺고 있지 않다"면서 "지금까지 그 어떤 개인이나 기관도 믿을 만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공지했다.
이창훈 카스퍼스키랩코리아 대표는 "영국이나 미국은 러시아에 대한 생각이 같아 이 같은 조치를 했지만, 최근 호주나 독일의 보안청 같은 경우는 명확한 증거 없이는 제품 사용 중단을 하지 않을 것이라 밝혔다"면서 "현재 본사는 각국 정부에 모든 소스코드를 공개해 검증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커들이 보안솔루션 취약점을 활용해 공격하는 것은 미국, 중국산 제품들도 마찬가지로 이같이 정치적인 흐름이 번진다면 모든 나라는 자사 보안 제품만 사용하게 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경탁기자 kt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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