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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대출규제가 능사 아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ㆍ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입력: 2017-12-03 18:00
[2017년 12월 04일자 1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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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대출규제가 능사 아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ㆍ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가계대출이 1400조 원을 돌파하면서 가계부채 대책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그러나 가계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생계형자금 사업자금 전월세자금 대출수요를 줄이기 위한 일자리창출 소득증대 자산가격안정 등 근본적인 처방보다는 부동산규제나 대출규제에만 역점을 두고 있어 가계부채는 줄이지 못하면서 적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된다. 특히 주로 일용직 임시직을 중심으로 80만 명이 일하고 있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실업이 증가할 경우 새로운 생계형자금이나 사업자금 대출수요가 증가하고 공급위축으로 소형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경우에는 2009년 같은 전월세 대란도 예상된다.

대출규제도 적지 않은 타격을 가져올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 서민들의 경제적 어려움은 날로 가중되고 있다. 성장률이 하락하면서 일자리는 줄어들고 소득이 줄어들면서 부채는 증가일로다. 금년 8월말 현재 한국의 경제활동인구 2774만 명 중 실업자는 100만 명이고 취업자는 2674만 명이다. 이 취업자 중에 무급가족종사자를 포함한 자영업자는 686만명이고 임시직 일용직 근로자가 645만 명이다. 상용근로자는 1343만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자영업자는 과당경쟁이라서 혼자서 하는 영세자영업자도 400여 만명이나 된다.이들 영세자영업자의 월수입은 100여 만원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설상가상 최저임금의 파격적인 인상은 이들 자영업자들을 더욱 어렵게 만들 전망이다. 실업자 임시일용직 영세자영업자를 합하면 약 1200만 명 정도가 저소득으로 힘겨운 삶을 영위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이와 같이 어려운 서민들의 대출을 제도권 금융에서 계속 통제하고 심지어 서민들은 신용이 낮아서 높은 금리를 줘야 돈을 융통할 수 있는데도 최고 금리를 계속 낮추면 이들 서민들은 어디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까. 결국 연평균 111%의 살인적 고금리와 불법추심이 횡행하는 불법사채시장으로 내몰게 될 우려가 크다.

서민들의 생활은 지속적으로 어려워지는데 개인신용등급별 신용대출차주수를 보면 8~10등급 저신용등급의 차주수가 2012년 말 366만 명, 2013년 말 342만 명, 2014년 말 334만 명, 2015년 말 318만 명, 2016년 말 296만 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해 오는 아이러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러면 도대체 이들은 어디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나.

불법사금융현황 조사에 따르면 1인당 평균 불법사금융사용액이 2013년 3월 2378만 원, 2015년 6월 3209만 원, 2016년 9월 5608만 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해 오고 있다. 결국 불법사채사용 규모가 증가하고 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 현재 불법사금융 이용자수는 대략 36~43만 명, 불법사금융 규모는 대략 20~24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연평균 111%의 살인적인 고금리와 불법추심이 횡행하는 불법사채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지금 같은 불경기에 고금리 이자와 원금을 갚고 좀체 빠져 나오기 힘들다. 빈곤층으로 추락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지난주 한국은행은 6년 5개월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미국도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다. 조달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최고대출금리가 낮아지면 제도권금융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숫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설상가상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그렇지 않아도 과당경쟁으로 부도가 줄을 잇고 있는 자영업자들이 더욱 어려워지면서 부도확률은 올라가고 생계형자금이나 사업자금이 더욱 필요해 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제도권 금융은 더욱 옥죄고 최고금리는 더욱 낮아져 이들 저신용 서민들이 제도권금융을 이용하지 못해 불법사채시장의 나락으로 추락할 서민들이 더욱 늘어나지 않을까 걱정이다.

금융회사들의 건전성 유지를 위해 적절한 대출규제는 필요할 수도 있겠으나 대출규제만 능사가 아니다. 제도권 금융의 대출을 규제하면 제도권 금융회사의 가계부채규모는 통계상으로 연착륙이 될 수도 있겠지만 더 많은 저소득 저신용 서민들이 생계를 위해 필요한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한번 발을 들여 놓으면 빠져나오기 힘든 불법사채시장의 늪으로 추락하게 될 우려가 크다.

가계가 안정적인 일자리를 구해 소득을 늘리고 자산가치도 안정돼 생계형자금 사업자금 전월세자금 수요를 줄이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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