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제·결제한도 실효성 격론… `자율규제 필요성`엔 공감대

규제는 '덫' 완화해야
이중적 규제로 부정적인 '낙인효과'
한국 게임사만 적용 역차별 문제도
게임 콘텐츠 구매·소비 자율권 박탈
일반 게임까지 한도 적용은 과도해

규제는 '돛' 유지해야
셧다운제 합헌 결정… 제도 유지해야
수면권 보장 등 청소년 보호 장치 역할
사행성 관련 사회적 문제 예방 차원
분쟁 발생때 사법권이 감당할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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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제·결제한도 실효성 격론… `자율규제 필요성`엔 공감대
'2017 게임 콘퍼런스 & 전문가토론'이 디지털타임스 주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 후원으로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게임산업 규제 '덫'인가 '돛'인가란 주제로 열린 이날 콘퍼런스에서 패널들이 '게임산업 규제 셧다운제/온라인게임 결제한도 어떻게 풀 것인가'란 주제로 찬/반 토론을 벌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규제완화 찬성 측 권오태 한국콘텐츠진흥원 팀장, 이재홍 한국게임학회장,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좌장 황성기 게임규제개선협의체 의장, 반대 측 이용중 아이건강국민연대 대표,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

유동일기자 eddieyou@

게임산업과 이용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실효성이 없는 게임 규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강제적인 법·제도 장치에 의한 규제가 아닌, 업계 자율규제에 맡기는 쪽으로 규제의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는데 전문가들이 공감했다. 하지만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아 게임산업을 옥죄는 규제 개선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28일 서울 삼성동 소재 코엑스 콘퍼런스룸에서 디지털타임스가 개최한 '2017 게임 콘퍼런스 & 전문가 토론; 게임산업 규제 '덫'인가 '돛'인가'에서 전문가들은 셧다운제·온라인게임물 결제한도 완화 문제를 놓고 찬·반 양 진영으로 나뉘어 팽팽한 논리 싸움을 펼쳤다. 하지만 결국 문화산업인 게임 산업에는 사후규제, 자율규제를 적용하고, 이것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한해 사후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는 규제 완화 반대 측 패널들도 공감을 표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토론에서 셧다운제 완화에 찬성하는 측의 패널들은 만 16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강제적으로 차단하는 셧다운제가 실효성 없이 내수 시장만 위축 시킨다고 지적했다. 반면 셧다운제 완화 반대 측 패널들은 셧다운제가 청소년들의 게임중독 예방책이 되고 있어 유지해야 한다고 맞섰다.

온라인 게임을 이용할 때 성인은 월 50만원, 청소년은 월 7만원으로 제한하는 결제한도 규제에 대해서는 이용자의 과소비를 막기 위해 필요하다는 의견과 어느 산업에도 없는 과도한 규제라는 주장이 충돌했다.

이날 토론은 게임규제개선협의체 의장을 맡고 있는 황성기 한양대학교 법학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가운데 진행했다. 규제 완화 찬성 측 패널로는 이재홍 한국게임학회 회장을 비롯해 권오태 한국콘텐츠진흥원 정책개발팀장,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이 나섰다. 이에 맞서 최현선 교수와 이용중 아이건강국민연대 대표,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이 규제 완화에 반대하는 논리를 펼쳤다.

규제 완화 찬성 측에 선 권오태 콘텐츠진흥원 팀장은 "셧다운제는 이중적인 규제라고 생각한다. 이용 가능 연령등급으로 일단 한 번 규제를 받은 게임을 이용 시간으로 다시 한 번 규제하는 셈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팀장은 "이러한 규제로 인해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박히는 '낙인효과'가 생겼고, 이러한 낙인효과로 우수 인력이 유입되지 않아 산업의 지속적인 발전이 저해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셧다운제의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서 규제 완화 찬성을 주장한 강신철 게임산업협회장은 "셧다운제를 폐지·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은 청소년들에 대한 관심이 없어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셧다운제가 과연 그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지에 대해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라며 "국내에만 존재하는 셧다운제 규제가 청소년들을 건강하게 성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아니라고 본다. 단순히 게임을 못하게 한다고 청소년들이 수면을 더 취하고 학업에 충실하게 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상황은 마치 게임만이 청소년들의 수면권을 방해하고 청소년들을 보호하지 않는 위협으로 인식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사회에서 한국 게임사들만 대상으로 한 규제가 역차별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청소년을 위해 실질적으로 어떤 변화를 추구해야 하는지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홍 한국게임학회 회장도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면서 우리 아이들은 모니터를 통해 놀 수밖에 없는 환경이 됐고, 특히 게임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있다"며 "셧다운제가 아이들을 보호하자는 의미로 시작됐지만,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속담이 현실화하지 않으려면 효율적이지 않은 법은 없애야 한다"며 "특히 우리 세계 시장에서 내세울 수 있는 콘텐츠가 바로 게임이기에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주목되는 점은 규제 완화 반대 측 패널로 나온 최현선 명지대 행정학과 교수의 주장이다. 그는 셧다운제의 대안이 될만한 청소년 보호 장치가 있다면 게임산업에 대해서는 업계 자율규제를 적용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맞는 방향이라는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최 교수는 "게임산업에 대해선 자율규제로 가는 것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라며 "업계 스스로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충분히 자율규제로 돌릴 수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게임 과몰입에 대한 사회적인 대안제시가 없이 갑자기 셧다운제가 폐지될 경우에는 문제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사회에서 어떤 대안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셧다운제 완화·폐지에 완강한 반대 입장을 펼친 전문가들도 있다. 권장희 놀이미디어교육센터 소장은 "문제의 초점은 청소년들이 수면을 취해야 할 밤 12시 이후에 게임을 하도록 놔둬야 하냐는 것"이라며 "셧다운제가 합헌이라는 결정이 난 이후에도 업계가 아직 이 제도를 폐지하는 데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 이해가 안 간다. 업계의 이런 노력을 바라보는 학부모, 교사, 시민단체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셧다운제는 심야시간에 게임을 이용하는 것을 규제하되 그 대상을 성장·발달이 중요한 16세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며 "모든 이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님에도 이 법이 행복추구권을 침해해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사회적 공감을 얻을 수 없을 것이다. 고문 중의 가장 힘든 고문이 잠을 안 재우는 것이다. 자정 넘어서 어린이들이 게임을 하면 이것이 바로 인권침해, 행복추구권 침해다"고 말했다.

이용중 아이건강국민연대 대표는 "게임 산업의 진흥을 위해서 발전할 방향을 잡아가야지, 규제를 없애면 게임 산업이 발전할 것이라는 주장은 옳지 않다"며 "학교 선생님들의 90%가 셧다운제에 찬성한다. 아이들의 건강문제를 제쳐 두고 게임 산업 진흥을 논의하면 안 된다"고 거들었다.

또 토론에서는 온라인게임 결제한도 규제 완화를 둘러싼 찬반 의견도 팽팽히 맞섰다. 규제 완화 측 패널들은 청소년 이용가능 등급의 게임에 대한 결제한도 적용은 현 상태로 유지하되, 성인등급 게임에 대한 규제는 완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소년에 대한 규제를 성인에까지 적용하는 것은 콘텐츠를 구매·소비하는 과정에서 자율권을 박탈당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신철 회장은 "결제한도가 어느 규정에 근거하는지에 대해서부터 얘기를 시작해야 한다"며 "게임사 입장에서는 등급분류 기관에서 게임 등급을 받아야 되기에 법보다 더 강력하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그는 "게임업계에서 왜 자꾸 이 규제를 풀어달라고 하는 것이냐 하면, 사행성 게임이 아닌 정상적인 일반 게임에까지 결제한도가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하는 콘텐츠를 구매하기 위해 돈을 쓰고, 이를 소비할 권리가 이용자에게 있는데 이를 규제하는 게 맞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권오태 팀장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었다. 그는 "온라인 게임 결제한도는 성인의 경우, 자유의지에 따라 결제와 관련된 선택을 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재홍 회장도 "국내에서는 어른들이 즐길 수 있는 놀이가 부족하다"며 "아이템을 사고 싶은 사람이 돈을 들여 결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자유권을 박탈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게 민주주의 사회인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반면, 규제 완화 반대 측 패널들은 사행성 게임 콘텐츠가 야기하는 사회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결제한도 규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권 소장은 "사행성 논란이 불거진 '바다이야기'와 같은 사태가 온라인에서 발생한다면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현선 교수는 "결제한도 유지에 대한 논리적 근거가 마땅치 않은 건 사실"이라며 "하지만 해외에선 게임 분쟁이 발생하면 사법권으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나라 사법권이 이를 감당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날 게임업계, 동영상 콘텐츠 업계 종사자들을 비롯해 90여명의 참관객들이 '2017 게임 콘퍼런스 & 전문가 토론; 게임산업 규제 '덫'인가 '돛'인가' 행사장을 찾았다.

김수연·진현진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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