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진도 5.4 규모의 지진은 기존에 보고된 적 없는 북북동 방향 단층대를 따라 발생했다는 분석 결과나 나왔다.
16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포항지진 분석결과를 발표하며 "본진 단층면을 해석한 결과 포항 지진은 북북동 방향 역단층성 주향이동 단층으로 분석된다"며 "이는 기존에 지표면상에서 보고된 적 없는 단층"이라고 밝혔다.
주향이동 단층은 두 개의 지층이 좌우 방향으로 미끄러져 형성된 일어난 단층이다. 좌우 방향으로 비스듬하게 뻗은 이 단층 중 일부가 축적된 힘을 방출하는 과정에 단층 왼쪽과 오른쪽이 어긋나면 지진으로 나타난다.
학계에선 비교적 최근에 1회 이상 움직인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분류한다. 경주∼양산∼부산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이 잘 알려진 활성단층이다. 현재 남한지역 활성단층 수는 450여 개로 추정된다.
이번 포항 지진이 일어난 진앙 서쪽에는 양산단층이 있지만 직접 연결돼 있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포항 지진은 다른 알려져지 않은 단층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지질연은 "포항 지진은 지난해 경주 지진으로부터 북동쪽으로 약 40㎞ 떨어진 지점에서 발생했다"며 "이 지진 유발단층은 지표면상에 존재가 보고된 적이 없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포항지진은 강진 지속시간이 1∼2초로 짧아 고주파수 진동이 매우 발달했던 경주지진보다 상대적으로 중저주파수 진동이 발달하는 특성을 보였다. 이는 경주지진과 비교해 포항 지진 단층 운동(미끄러짐) 속도가 느린 것으로 추정된다. 또 포항지진은 아울러 경주지진보다 진원 깊이가 얕아 상대적으로 지표면 부근 진동 세기가 심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지질연 관계자는 "진앙인 포항시 흥해읍 등은 퇴적층이 상대적으로 발달한 지역으로 지진파 퇴적층 증폭이 발생할 수 있어서 구조물 손상을 포함한 지진 피해가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저층 구조가 없는 '필로티' 형태의 3∼5층 건축물에서 직접적인 파괴와 손상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