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시티 과제만 100개… 암스테르담은 ‘거대 실험실’

도시문제 해결하는 '시민 연구자'
시민 3879명 아이디어 제안
도시 한복판서 앱 실험 등 파격
국내선 공급자 중심 관점 머물러
사용자 중심 '리빙랩' 도입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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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시티 과제만 100개… 암스테르담은 ‘거대 실험실’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에서 시민 아이디어로 시작된 '카고호퍼' 프로젝트는 전기화물 차량을 이용해 도시 사업장에 효율적으로 화물을 운반하는 사업으로, 친환경적이고 스마트한 운송수단을 제공해 도로 혼잡을 완화하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 나선 과학기술

<3>도시문제 해결하는 '시민 연구자'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는 3879명의 혁신가가 살고 있다. 일반 시민부터 민간기업과 스타트업, 지자체, 대학, NGO 등 소속 분야도 다양하다. 이들은 '암스테르담 스마트시티'(ASC) 웹사이트에 도시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아이디어를 제안한다. 이를 통해 구글맵과 시가 제공한 데이터를 조합해 주차공간을 새로 만들어 주민들에게 제공하거나, 각 가정에 실시간 에너지 사용량 정보를 알려주는 스마트 미터기를 보급해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는 등 시민 주도로 10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암스테르담의 실험은 단순히 시민들에게 민원을 받는 수준이 아니다. 이들은 도시 전체를 거대한 '실험실'로 만들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암스테르담 중앙역부터 마리너테레인까지 약 2㎞ 거리에 형성된 '비콘 마일'(Beacon Mile)이다. 이곳에는 스마트폰 근거리 통신기술인 '비콘'을 도시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실험하기 위해 20개 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축해 비콘 인프라와 사물인터넷 통신망을 공급하고 데이터와 플랫폼을 모두 공개했다. 관련 업체들은 이곳을 활용해 비콘 신호 송신, 위치안내, 관련 앱 개발 등의 시도를 해볼 수 있고, 방문객들은 새로 개발된 앱을 사용해보고 프로젝트에 대해 평가를 해준다. 이를 통해 광고물을 지나가면 앱에 자동으로 광고가 저장되거나, 공항에서 출국하는 사람의 위치정보와 비행기 탑승 여부를 알려주는 기술 등이 나왔다.

한국도 스마트시티 조성을 국정과제로 내세워 앞으로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앞서 우리나라는 2000년대 초반 '유비쿼터스 시티(u-시티)' 사업을 추진하며 앞선 개념을 제시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지만, 정작 스마트시티가 열풍인 현재는 이를 대표할만한 성과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국가적 지원이나 기술이 부족했던 면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공급자 중심의 일방적인 사업 추진으로 주민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다양한 수요를 기술과 연결하지 못한 점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조영태 LH연구원 스마트도시연구센터장은 "스마트시티는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연구·실험·실증되는 공간적 플랫폼으로 도시 개발에 있어 주체적인 시민 참여를 강조하고 있다"며 "기존 사업은 공급자 중심으로 이뤄지다 보니 시민들이 체감할만한 스마트 도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암스테르담과 같이 시민들의 역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방안으로 '리빙랩'에 주목하고 있다. 리빙랩은 기술의 최종 수요자인 시민이 문제 발굴부터 해결을 위한 기술 개발, 시제품 평가와 업그레이드 등 혁신의 전 과정을 전문가와 함께 수행하는 새로운 연구개발(R&D) 방법론이다.

송위진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 사회기술혁신연구단장은 "스마트시티에 리빙랩 도입 논의가 나오는 이유는 도시를 사람을 담는 그릇으로 이해하고 공급자 중심·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에 해법을 제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필란드 헬싱키의 쇠락한 공업지대였던 칼라사타마는 주민과 공무원, 학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혁신가 클럽'을 앞세워 사물인터넷(IoT)·자율주행 전기차·스마트 그리드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시티로 변모했으며, 스웨덴·프랑스·스페인 등 다양한 나라에서 리빙랩을 도시 재건의 핵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성대골의 에너지 전환 리빙랩이나 북촌 IoT 리빙랩 등을 수행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국내 리빙랩 전문가인 성지은 STEPI 연구위원은 "그동안 실험실이 폐쇄된 공간이었다면 리빙랩은 우리가 실제 사는 공간에서 기술을 실증하는 개념"이라며 "지역의 주체들을 모여 기술의 사회적 수용성을 높이고 끊임없는 피드백을 통해 도시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구현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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