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경영학 관점서 본 내년 부동산 시장

김수욱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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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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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경영학 관점서 본 내년 부동산 시장
김수욱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필자가 강의하는 생산운영관리(Operations Management)는 수요·공급의 일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학문 분야다. 수요와 공급을 맞추기 위해 기업은 많은 시도를 하게 되는데 그 중 하나가 수요 예측(demand forecasting)이다. 사실 기업이 자사에서 판매하는 물건의 수요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은 일종의 성공의 황금 열쇠를 쥔 것이나 다름없다.

하지만 수요 예측은 언제나 엇나가기 마련이다. 최선을 다해서 수요예측을 한다고 하더라도 우연 변동, 이상 변동 등 수요는 언제나 엇나가기 마련이다. 만약 수요예측이 모두 맞는다고 한다면 우리는 공산주의 국가에서 사는 것과 다름없다. 수요의 통제 말고는 수요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영학에서는 어떻게 수요와 공급의 일치를 시도하는가? 그 중 하나가 바로 재고관리(Stock management)이다. 수요 예측치를 보수적으로 받아들여 생산하고, 재고를 어느 정도 보유함으로써 미판매비용을 줄이려는 것이다. 결국 이 방법은 수요에 공급을 맞추는 것이다. 변화무쌍한 수요를 예측하기보다는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공급량의 조절을 통해 수요·공급의 일치를 이루려는 것이다.

10월 24일, 기존 부동산 대책이었던 6·19 대책, 8·2 대책에 이어 10·24 대책이 등장했다. 내년부터 새로운 DTI 규제와 DSR이 시행되는 것이 골자로 본 대책에서는 다주택자의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드는 것이 요지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이를 위해 중도금 대출 보증 비율도 하향 조정됐다.

이를 실수요자 측면에서 살펴보자. 여기서 실수요자란 실제 거주 목적으로 집을 구매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이는 호재이기도 하고 악재이기도 하다. 호재 측면에서 보자면, 다주택자의 이른바 갭(Gap) 투자가 줄어들어 매물이 많이 확보될 것이라는 전망을 들 수 있을 것이고, 악재 측면에서 보자면 매물이 많이 확보됐지만 이를 구매하기 위한 대출 보증 비율이 하향 조정됨으로써 구매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소득과 직결되는 대출 금액의 특성상 소득이 적은 실수요자는 더욱 어려울 수 있다.

이 부동산 이야기를 앞서 언급한 경영학의 관점에서 살펴보자. 우선 정부 입장에서는 누가 실수요자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기가 어렵다. 수요 예측을 정확하게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행동은 공급의 조절이나 수요의 조절이라는 선택 뿐이다. 지금의 상태로 가게 되면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공급업자인 건설사들은 분양을 미루는 등의 공급을 조절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매물들은 투자 여력이 있는 다주택자라는 수요자가 줄게 됨으로써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경향을 띄게 될 가능성이 크다. 즉, 이번 정부의 정책은 수요를 조절하는 정책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년의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로 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정부 정책은 수요 측면에서 소득이 적은 실수요자와 다주택자의 수요를 줄이는 정책이 될 것이고 이는 곧 부동산 시장의 거래가 더 줄어들 것을 의미한다. 만약 여기서 기준 금리까지 인상된다면 내년 부동산 시장은 더더욱 얼어붙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물론, 정부의 후속 대책을 계속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 상황을 수요·공급의 일치 관점에서 본다면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이므로 전반적인 부동산 시장의 약세가 예상된다. 만약, 앞서 언급한 것처럼 건설사들이 분양을 미루는 등의 공급 조절 현상도 함께 나타나게 된다면 현상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는 현재의 수요 억제 정책에 더불어 공급 조절 정책도 함께 시행해야 정부가 원하는 집값의 안정,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 공급이라는 큰 성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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