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벤처 성장 가로막는 가상화폐 규제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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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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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벤처 성장 가로막는 가상화폐 규제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 한국금융ICT융합학회 회장


가상화폐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우려되자 금융위원회는 9월 1일 가상통화를 이용한 자금조달 행위를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처벌한다는 방침을 발표한데 이어 9월 29일에는 가상화폐공개(ICO)를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이라는 디지털분산원장을 기반으로 거래되는 전자적 결제수단이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실물이 있는 것이 아니고 디지털공간에서 거래되는 화폐라고 해서 가상통화라고 하기도 하고 디지털화폐라고도 한다.

모바일폰에 인터넷기능이 장착된 스마트폰이 출시됨으로써 언제 어디서나 시공을 초월해 연결되는 네크워크시대를 열었다. 이에 따라 모든 사람들은 중앙조절 또는 전달기구를 거치지 않고 바로 연결되는 쌍방(P2P)거래가 가능하게 됐다. 이런 스마트모바일 네트워크를 토대로 쌍방(P2P)거래가 가능한 가상화폐도 등장했다. 2009년 비트코인이 최초의 가상통화로 등장한 후 현재까지 약 1000여개의 가상통화가 개발됐고 이 중 약 절반 정도가 거래되고 있다.

가상화폐 개발회사들은 개발될 가상화폐를 미리 판매하는 가상화폐공개(ICO)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가상화폐는 블록체인 기반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방법으로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은 엔젤투자자나 벤처캐피탈투자자금을 유치하는 방법으로 자금을 조달해 오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가상화폐공개를 통해 조달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블록체인 기반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은 하고자 하는 프로젝트 내용을 백서발간을 통해 공개하고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자금을 블록체인에서 거래되는 가상화폐를 선판매해 조달하는 방식이다. 투자자는 프로젝트 백서를 검토해 보고 가상화폐를 구입하는 방식으로 투자에 참여하게 된다.

가상화폐공개 방식에 의한 자금조달은 금년 초부터 활기를 띄기 시작해 6월부터는 엔젤투자자나 벤처캐피탈 투자규모를 앞지르기 시작하고 있다. 6~7월 중 글로벌시장에서 엔젤투자자와 벤처캐피탈 투자규모는 월 2~3억 달러 수준이었던 반면 가상화폐공개 투자규모는 월 5~6억 달러 규모로 두 배 이상 큰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139개 블록체인스타트업 기업들이 25억 달러의 투자자금을 가상화폐공개를 통해 조달하고 있다. 이러한 투자자금조달과 투자방식은 가상화폐개발은 물론 각종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2017년 실적을 보면 인프라투자가 44.2%로 가장 크고 데이터저장 13.5%, 무역투자 10.4%, 결제 8.6%, 금융 6.9% 등의 순이다. 이처럼 가상화폐공개는 잘 활용하기만 하면 엄청난 경제성장과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상화폐 확산을 두고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최근 영란은행 콘퍼런스에서 장기적으로 가상화폐가 중앙은행 법정통화와 금융중개기관들을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하고 국제결제은행(BIS)은 각국 중앙은행들에게 가상화폐의 발행을 권고하기도 했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가상화폐개발을 완료했고 중국인민은행은 가상화폐 발행 중장기계획을 발표하고 시범 운영까지 마치는 등 여러 중앙은행들이 가상화폐 발행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이런 글로벌 추세 속에서 가상화폐 가격이 요동을 치고 거래소 해킹이 발생한다고 해서 맹아도 자라기 전에 금지나 규제부터 해 버리면 한국은 가상화폐와 이를 이용한 블록체인기반 벤처스타트업의 발달은 요원하게 돼 블록체인 기반 4차 산업혁명이 한국에서는 고사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최근 가상화폐 가격의 급등락과 거래소해킹은 그냥 넘어갈 수 없는 문제다. 따라서 △ICO의 공시기능 강화 및 △거래소 안정성과 시장의 안정성을 제고를 하는 방향으로 건전한 생태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도 최근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신기술사업에 대해 '사전허가 사후규제'를 근간으로 하는 규제샌드박스 도입을 천명한 바 있다. 블록체인과 가상화폐를 포함한 핀테크 전반에 대해서도 당연히 이러한 규제샌드박스가 도입돼야 할 것이다. 성급한 규제나 금지보다는 건전한 생태계 구축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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