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미세먼지 대책 성공하려면

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 전자정부민관협력포럼 대표 공동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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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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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전망] 미세먼지 대책 성공하려면
안문석 고려대 명예교수, 전자정부민관협력포럼 대표 공동의장


날씨가 추워지면서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계절이 다가왔다. 미세먼지 발원지로 지목받고 있는 중국, 특히 베이징에서는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자 수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연구결과가 보도된 바 있었다. 이제 미세먼지는 계절을 불문하고 우리를 공격하고 있고, 미세먼지는 공포의 대상이 돼버렸다.

얼마 전 정부는 미세먼지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사실 그동안 정부는 가시적인 미세먼지 대책을 내놓지 못했었다. 대책이라고는 그저 외출 시 마스크를 하고 집에서는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라는 정도였다. 정부의 구체적인 대책이 보이지 않아서 국민은 답답하기만 했다.

이번 정부발표에서는 2022년까지 미세먼지를 현재의 30% 수준까지 감축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가 제시되고 있다. 구체적인 수단으로, 미세먼지가 가장 심한 봄철에는 노후 화력발전소를 일시 정지시키고, 노후 경유차를 조기 폐차하는 정책이 제시돼있다. 또 제철 철강 등 사업장에는 먼지 총량제를 실시하고, 미세먼지 프리존을 설치 운영 등의 대책도 마련돼 있다.

정부의 이번 정책은 과거와 달리 매우 구체적이어서 미세먼지 배출원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보인다. 그러나, 정부의 미세먼지 종합정책이 성공하려면, 생산 활동을 하는 기업에 대한 규제와 함께 소비활동의 주축인 국민의 적극적인 동의와 참여가 있어야 한다.

미세먼지에 관한 한, 모든 국민은 미세먼지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동차를 움직이면서 미세먼지의 원인물질을 만들어 내고, 음식을 조리하면서도, 생활 쓰레기를 태우면서 미세먼지를 만들어 낸다.

몇 년 전 스위스를 방문했을 때, 교차로에서 신호를 기다리는 모든 차들이 엔진을 끄고 있다가 출발할 때 다시 시동을 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또 주요 관광지에서는 전기자동차만 운행하고 있었다. 일반 차량은 관광지에서 멀리 떨어진 대규모 주차장에 주차하고, 기차나 전기자동차를 이용해 관광지를 방문하고 있었다. 스위스의 깨끗한 대기환경이 스위스 국민들의 미세먼지 대책에 대한 이해와 적극적인 협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여 부러웠다.

이번 정부가 발표한 미세먼지 종합정책이 국민의 지지와 협조를 얻어 소기의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첫째, 미세먼지 실태에 대한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여러 부처가 보유하고 있는 대기오염 관련 정보는 부처 간 칸막이를 제거하고,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하도록 손질해서 국민에게 공개해야 한다.

둘째,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 국민이 따를 수 있는 미세먼지 관련 환경윤리와 환경행동강령을 만들어 시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미세먼지 정책은 모든 국민이, 미세먼지 원인을 '네 탓이 아니고 내 탓'으로 생각할 때 성공할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 미세먼지 정책은 과학적 증거에 입각해 일관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 어느 정부에서는 대기오염의 주범이라고 해서 디젤 자동차를 줄이는 정책을 추진하다가, 다른 정부에서는 친환경적이라고 해서 권장하는 것과 같은 일관성 없는 '그네 타기식' 정책이 되풀이 돼서는 안 된다.

넷째, 최근 발족한 제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 미세먼지 대책을 주요한 정책과제로 채택해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제4의 물결을 가져 오고 있는, IoT, 빅데이터, 드론, 인공지능 같은 첨단 ICT 기술을 미세먼지 대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큰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산업이 만들어지면, 고용창출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도록 기존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고 또 부처 간 협업도 이뤄야 한다. 마침 정부의 제4차산업혁명을 지원하기 위해 국회가 나서서 특별위원회를 만들 것이라는 보도가 보인다. 잘 운영하면 법령개정 등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외신을 보면, 그동안 우리나라 미세먼지 원인 제공자로 비난 받아왔던 중국이 자국 내에서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된 수만 개의 공장을 강제로 폐쇄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한다.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로 환영한다. 이제 미세먼지 원인을 남의 나라 탓으로 돌리면서 위안을 얻었던 때가 끝나가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미세먼지 대책의 성공여부는 행복한 정부, 사람중심의 정부를 표방하는 새 정부의 국정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가 될 것이다.

정부의 미세먼지 종합대책 발표를 계기로,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서 국민을 미세먼지의 공포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없는 한국의 깨끗하고 아름다운 하늘을 되찾는 날을 기다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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