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공공 부문 매출 감소 앞두고
잠실 미성·잠원 한신·반포 주공
이사비 지원 등 파격조건 쏟아져
"수주과열 묘수 없다"…대안 시급
잠실 미성·잠원 한신·반포 주공
이사비 지원 등 파격조건 쏟아져
"수주과열 묘수 없다"…대안 시급
(상) 건설업계 혈투장된 서울 사업장
10조원대 서울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재건축 수주전을 시작으로 실수요층이 탄탄한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확보하려는 건설업계의 혈투가 시작됐다.
10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강남 노른자 땅'에서 분양을 앞둔 주요 단지는 잠실 미성·크로바, 잠원동 한신4지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다.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은 11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한다. 이 단지는 열흘간의 추석 연휴로 부재자 투표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됐다. 또 한신4지구는 오는 15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하며 부재자 투표는 추석 연휴 직후 진행된다.
그동안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사업 부진을 국내 주택사업 확장으로 메워 왔다. 그러나 새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 정책 실시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축소로 인한 공공 부문 매출 대폭 감소 등으로 수익성 확보가 어려워지자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 출혈 경쟁에 나서고 있다. 고가 주택 상품을 미분양 걱정 없이 소진할 수 있는 강남 재건축 사업장에선 1가구당 7000만원의 이사비 지원, 초과이익환수제 대납 등 소비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파격적인 조건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건설사들이 이처럼 재건축 사업 수주에 매진하는 이유는 이달 민간택지분양가상한제 부활, 내년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등으로 인해 당분간 정비사업이 중단될 가능성이 커 그 전에 최대한 많은 사업을 수주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현대·대우·대림·포스코·GS 등 5개사의 상반기 해외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2% 감소했다. 해외건설 시장은 2년 전부터 두드러진 신규 수주 축소가 올해부터 매출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달 29일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 수주 경쟁이 과열된 것과 관련해 시공자 선정과정에서 금지된 금품, 향응 등 재산상 이익 제공 사실이 적발될 경우 엄중 처벌하겠다고 건설업계에 경고했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의 수주를 위한 공정을 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현일 열린사이버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의 재건축 사업은 조합장이나 임원진들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면서 건설사와 유착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문제"라면서 "재건축 조합이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자금이 없다 보니 건설사로부터 지원을 받고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인데, 이 고리를 끊어내려면 조합이 사업을 추진할 때 정부나 금융기관으로부터 재정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합법적인 제도 지원이 이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투자솔루션부 수석전문위원은 "건설업계가 해외 수주 물량이 줄어들고 SOC 재정 물량까지 축소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수요층이 탄탄할 것으로 보이는 도심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수익성 확보를 위한 먹거리가 없다 보니까 수주 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주택 산업 자체는 정부 정책의 영향을 받는 등 굉장히 위험성이 커 침체기에 접어들면 큰 손해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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