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 투자 혁신과제 포럼
"매년 20조 투자에도 성과 미흡
효율 극대방안 내년 본격 추진"
"매년 20조 투자에도 성과 미흡
효율 극대방안 내년 본격 추진"
"정부에선 매년 20조원을 쓰면서 무슨 성과를 거뒀느냐고 얘기하고 연구 현장에선 젊은 과학자들이 연구비 절벽을 느끼며 위태롭게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한쪽에선 연구비가 넘쳐 어쩔 줄 모르고 있습니다. 이런 현장과 정책 간의 괴리를 줄여야 합니다"
25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주최로 열린 '정부 R&D 투자 20조 시대, 혁신 방향과 과제' 포럼에서 임대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연말까지 R&D 투자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혁신안을 만들어 의견을 청취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R&D 투자를 시작한 이후 지난해까지 정부 R&D 예산 성장률은 연평균 18.6%에 달한다. 현재 정부의 연간 R&D 투자액은 20조원에 육박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투자에 비해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권마다 신성장동력을 내세워 수십조원을 투자했지만 뚜렷한 신산업이 보이지 않는다. R&D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며 내년 R&D 예산 증가율은 0.9%에 그칠 전망이다. 전체 정부 예산은 7% 이상 늘어나지만 복지와 국방 등의 재정 소요가 늘면서 R&D 투자는 우선순위가 밀리고 있다. 과기계에서 R&D 투자에 대한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김명자 과총 회장은 "4차 산업혁명으로 표현되는 기술적 변화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지만 우리는 만성적인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위기 국면"이라며 "어떻게 주어진 재정에서 투자 대비 성과를 극대화할지가 과기계는 물론 국민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R&D의 효율과 성과를 높이기 위해 과학기술 정책 컨트롤타워인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신설해 개선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 연구자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살릴 수 있는 연구 환경을 마련하는 게 목표다. 과기혁신본부의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하는 KISTEP의 임기철 원장은 "연구자에게 자율을 줬을 때 그동안 꿈꿔왔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을지 성찰이 필요하다"며 "그동안 천편일률적으로 수행하던 R&D 예비타당성 조사 방법을 다양화하고, R&D 활동에서 나오는 정보를 축적해 빅데이터로 만들어 기업이나 R&D 활동을 수행하는 곳에 공개하는 방안을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R&D 투자를 효율화하더라도 R&D 투자가 위축돼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4차 산업혁명과 기초연구 활성화 등 정부 R&D 투자의 중요성은 오히려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손병호 KISTEP 부원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기초연구 확대, 사회문제 해결 등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R&D 효율화만으로는 한계가 있어 5% 내외의 신규재원이 필요하다"며 "선제적인 R&D 투자로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원준 과총 과학기술혁신정책위원장(KAIST 교수)은 "신뢰에 기반한 연구자에 대한 지원이 시급하다"며 "신산업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와 민간 R&D와의 보완적 관계를 확대하고 산업계와 과학계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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