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간배아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자 치료 등의 기초 연구 허용 여부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간다.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간배아 대상 유전자 치료 연구를 금지하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하 생명윤리법) 개정'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견수렴은 다음달 설문조사 형태로 국내 과학기술계 연구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의견 수렴 이후 해당 내용은 생명윤리법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전달된다.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계기는 최근 국내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인간배아 대상 유전자 교정 연구를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잇따라 수행하면서 국내에도 이 같은 연구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팀은 인간배아에서 유전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를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교정했다. 그러나 현행 생명윤리법은 인간배아는 물론 난자, 정자, 태아에 대한 유전자 치료 적용을 금지하고 있고, 피부세포 같은 체세포에서도 연구에 제한을 두고 있다. 또 유전 질환과 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등의 질환은 체세포에서 유전자 치료 연구가 가능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이나 안과 질환 등의 연구는 진행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생명윤리법은 '인간복제'를 막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다. 1997년 복제양 '돌리'의 탄생이 보고된 뒤 여러 동물복제 연구가 이어지며 '복제인간'의 탄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배아(체세포복제배아)를 만들어 자궁에 착상시키고 임신을 유지하고 출산시키는 전체 행위는 금지됐고, 지난 황우석 사태를 계기로 난자 등 생식세포 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규제가 강화됐다.
반면 해외에선 기초연구에 한해 인간배아 유전자 치료 적용을 허용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중국, 일본, 영국은 기초연구를 허용했으며, 미국은 주에 따라 연구비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중국, 미국에 이어 지난 20일 영국에서도 인간배아실험 결과가 최초로 보고되면서, 체외수정(IVF)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리란 평가다.
이에 국내 과학기술계는 기초연구 가능성이 차단돼 연구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행법이 과학적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조차 원천차단해 기초연구에 대한 가능성을 잘라버린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생명윤리과 관계자는 "지난 바이오특별위원회에서 연구 목적의 배아 이용 허용 방안을 논의한 이후 과학기술계를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사회적 공론화를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다른 분야를 설득시켜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윤리법 개정에 대해 종교계는 반대하고 있다. 지난 18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인간배아에 대한 유전자 편집 연구에 관한 의견서'를 통해 "최근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성과는 매우 중대하게 부도덕한 일이고 결코 용인될 수 없다"는 내용을 보건복지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전달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
2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인간배아 대상 유전자 치료 연구를 금지하는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이하 생명윤리법) 개정'에 대한 과학기술계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의견수렴은 다음달 설문조사 형태로 국내 과학기술계 연구자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며, 의견 수렴 이후 해당 내용은 생명윤리법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에 전달된다.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계기는 최근 국내 연구진이 국제 공동연구를 통해 인간배아 대상 유전자 교정 연구를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잇따라 수행하면서 국내에도 이 같은 연구를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김진수 기초과학연구원(IBS) 유전체교정연구단장팀은 인간배아에서 유전병을 일으키는 유전자 변이를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교정했다. 그러나 현행 생명윤리법은 인간배아는 물론 난자, 정자, 태아에 대한 유전자 치료 적용을 금지하고 있고, 피부세포 같은 체세포에서도 연구에 제한을 두고 있다. 또 유전 질환과 암,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 등의 질환은 체세포에서 유전자 치료 연구가 가능하지만, 퇴행성 관절염이나 안과 질환 등의 연구는 진행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생명윤리법은 '인간복제'를 막기 위한 취지로 제정됐다. 1997년 복제양 '돌리'의 탄생이 보고된 뒤 여러 동물복제 연구가 이어지며 '복제인간'의 탄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에 배아(체세포복제배아)를 만들어 자궁에 착상시키고 임신을 유지하고 출산시키는 전체 행위는 금지됐고, 지난 황우석 사태를 계기로 난자 등 생식세포 관리를 철저히 하는 등 규제가 강화됐다.
반면 해외에선 기초연구에 한해 인간배아 유전자 치료 적용을 허용하는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 중국, 일본, 영국은 기초연구를 허용했으며, 미국은 주에 따라 연구비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중국, 미국에 이어 지난 20일 영국에서도 인간배아실험 결과가 최초로 보고되면서, 체외수정(IVF)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하리란 평가다.
이에 국내 과학기술계는 기초연구 가능성이 차단돼 연구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며 규제를 풀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행법이 과학적 신뢰를 쌓을 수 있는 기회조차 원천차단해 기초연구에 대한 가능성을 잘라버린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생명윤리과 관계자는 "지난 바이오특별위원회에서 연구 목적의 배아 이용 허용 방안을 논의한 이후 과학기술계를 대상으로 한 의견 수렴의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사회적 공론화를 위해 의견을 수렴하고 다른 분야를 설득시켜나가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생명윤리법 개정에 대해 종교계는 반대하고 있다. 지난 18일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윤리자문위원회는 '인간배아에 대한 유전자 편집 연구에 관한 의견서'를 통해 "최근 기초과학연구원의 연구성과는 매우 중대하게 부도덕한 일이고 결코 용인될 수 없다"는 내용을 보건복지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 전달했다.
김지섭기자 cloud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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