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27일까지 찬반 설문조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전망속
추석연휴 파업땐 수익 직격탄
3분기 사상 최대 실적 전망속
추석연휴 파업땐 수익 직격탄
취임 1년 차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사진)이 처음으로 조종사 파업이란 벽에 맞닥뜨렸다. 올 3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것이라는 밝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파업이 현실화하면 비행일정에 차질이 생기는 만큼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일 대한항공 조종사 1노조(KPU)에 따르면 오는 27일까지 조합원 전체 1000여 명을 대상으로 '2015년 임금협상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지난 18일 기준 절반 가량인 약 5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설문조사에는 파업 찬성이 과반일 경우 즉각 파업에 나서는 안, 찬반양론이 근소한 차이일 경우 위원장에 위임하는 안 등이 포함됐다.
대한항공 노사는 2015년부터 작년까지 2년 치 임금협상을 동시에 하고 있으며, 아직 두 해 임협 어는 것도 타결하지 못했다. 2015년 임협과 관련해 임금 37%와 퇴직금 50% 인상을 주장했던 조종사 노조는 현재 임금 4%, 퇴직금 매년 1% 누진제 요구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임금 1.9% 인상을 고수하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규남 조종사 노조위원장은 "조금이라도 우리의 요구를 반영하는 성의를 보이는 게 우선"이라며 "더 이상 형식적 협상 태도는 무의미하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임협에 서두를 이유가 없어 보인다. 항공사는 '필수공익사업장'으로 지정돼 있어 파업 시 국제선 80%, 제주 노선 70%, 국내선 50% 이상의 인력을 필수적으로 투입하도록 돼 있다. 다른 제조업 파업시 모든 공장 설비 가동을 모두 중단하는 것과 달리 항공사는 파업하더라도 회사 측에 실효성 있는 압박을 가하기 힘든 구조다. 실제 지난해 12월 노조가 약 1주일 간 파업에 돌입, 일부 노선 운영을 중단했는데도 오히려 회사 수익은 늘었다.
다만 최장 10일에 달하는 오는 추석 황금연휴 파업은 상황이 다르다. 이 기간 파업한다면 수익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이번 연휴로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37% 늘어난 4939억원으로 분기 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처음 대한항공 키를 잡은 조원태 사장으로서는 경영능력을 대내외에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지만, 파업이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는 관측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조 사장은 최근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으로 인한 노선 감소와 아버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배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등 대내외적으로 악재에 시달리고 있다"며 "취임 첫해인 그로서는 조종사 노조의 파업 위기를 어떻게 넘기느냐가 매우 중요한 때"라고 말했다.
김양혁기자 mj@
[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