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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경제통하기] 일자리 절벽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규화 선임기자 

이규화 기자 david@dt.co.kr | 입력: 2017-09-17 18:00
[2017년 09월 18일자 22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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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화의 경제통하기] 일자리 절벽으로 달려가고 있다
이규화 선임기자
기업을 방문해보면 일자리에 관한 상반된 무용담을 듣게 된다. 한쪽은 짐작하듯이 몇 명을 더 채용해 전체 직원이 몇 명을 넘어섰다는 자부심이고, 다른 쪽은 인력이 필요해 채용하려 했으나 오겠다는 사람이 없어 자동화나 소프트웨어 도입 또는 외주를 통해 대체했다는 안도의 말이다. 앞의 경우는 주로 성장 기업이나 대기업들로부터 듣는다. 뒤의 '성공담'은 어김없이 중소 제조업체들의 이야기다.

이런 사례는 현재 일자리 상황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이른바 잘 나가는 회사는 입사에 수백 대 일의 경쟁률을 보이며 사람이 모인다. 반면 중소 제조업체들은 오려는 이가 없다. 입지가 좋은 수도권 산업단지 중소 제조업체들이 이 정도라면 지방은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고용노동부가 상용근로자 5명 이상 사업체 3만 200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7년 상반기 직종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를 보면, 적정 인력을 채용하지 못해 발생한 미충원 인원이 9만 4000명에 달했다. 미충원율(미충원인원/구인인원)이 11.0%나 됐다. 잡코리아가 지난 7월 600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69.1%가 인력부족에 시달린다고 답했다.

일자리는 부족하지 않다. 아니 널려있다. 다만 좋은 일자리가 적을 따름이다. 일자리 '미스매치'라고 치부하는 것은 곰곰이 따져보면 무책임한 말이다. 누구나 선호하는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한 어른들이 이른바 기층 청년들에게 분수를 모른다고 힐책하는 것처럼 들린다. 국민소득이 올라가듯 일자리도 향상돼야 한다. 빈자리가 많은데 왜 그리 가지 않느냐고 채근하는 것은 답이 아니다. 그 빈자리를 좋은 자리로 탈바꿈시키는 것이 진정한 일자리 해법일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일자리를 늘린다며 거꾸로 일자리를 파괴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국정 최우선 순위로 일자리 창출을 추진하고 있다지만 성과가 없다. 일자리 정책이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구축하는 효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취업자 증가 수는 21만여 명으로 4년 6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건설일용직 취업자 수가 줄어든 계절적 요인이 있지만 숙박 및 음식점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 등에서 취업자 수가 감소한 것을 보면 최저임금 대폭 인상 예고에 따른 파고가 벌써 일어나기 시작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시장이 감내할 수 없는 대폭적 최저임금 인상은 그나마 '좋지 않은' 일자리까지 몰아내는 어리석은 짓이다. 최저임금 대폭 인상 외에도 취업유발계수가 높은 SOC 분야 정부예산 대폭(20%) 축소, 법인세 인상, 대형 마트의 출점 규제와 프랜차이즈 원가 공개압박, 무턱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갖가지 친노조 행보 등은 기업의 고용과 투자의욕을 떨어뜨려 일자리를 줄인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 상반기 일자리 절벽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이 질주를 막아야 한다. 김동연 부총리가 고군분투하며 좌편향적 정책들의 속도 조절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얼마나 먹힐지 미지수다.

새 일자리도 만들어야 하지만 이미 널려 있는 일자리를 양질의 일자리로 변모시키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 '중소기업 청년 추가고용 장려금 지원사업' 같은 시혜적 정책은 일시적 방편이다. 대대적이고 지속적인 중소기업 구조조정이 절실하다. 우선 전국 산업단지에 입주한 9만 3000여개 기업부터 금융과 세제를 지렛대 삼아 좀비 기업은 퇴출시키고 M&A를 통해 중견 및 대기업으로 육성할 것을 제안한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면 구인난을 겪지 않을 것이고 더불어 좋은 일자리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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