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60년 이상에 걸친 단계적 원자력 발전소 감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백 장관은 15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공학한림원 주최로 열린 제57회 에너지포럼 기조연설에서 "급작스러운 폐쇄(Shutdown)가 아닌 60년 이상에 걸친 단계적 원전 감축(Fade-out)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안전하고 깨끗한 미래 에너지로의 전환을 적극 추진할 적기가 왔다"며 전 세계적으로 전력설비 신규 투자가 신재생에너지에 집중되는 가운데 사회적 비용이 큰 원전의 경제성은 점점 악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규원전 6기 백지화와 노후원전 수명연장 중단 등으로 그간의 원전 중심 발전정책을 전환하고 노후 석탄화력 발전 조기 폐지, 신규 석탄발전 진입 금지, 환경설비 집중 투자 등을 통해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배출을 획기적으로 감축하겠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2030년까지 전체 발전량의 20%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고 전체 신재생 발전량 중 태양광과 풍력 비중을 2016년 38%에서 2030년 80%로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2031년까지의 원전·석탄발전 감축, 신재생·액화천연가스 발전 증가 등의 계획을 담은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연내 확정할 방침이다.
백 장관은 또 "에너지 전환을 신재생에너지, 원전해체산업 등 미래 에너지 산업 육성기회로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에서 해체가 예상되는 원전은 2020년대 183기에서 2030년대 이후 216기로 늘어날 전망이다.
백 장관은 미래 에너지 산업 육성을 통해 2022년까지 총 7만7000개(신재생 4만6000개, 에너지신산업 2만8000개, 원전해체산업 3500만개)의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다. 또 가스와 전력 분야에서 러시아 등 인접 국가와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소개했다.
한편 이날 패널토론에서는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목표가 달성 가능한가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박중구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경제학 모형으로 추정했을 때 신재생 비중 20%는 어렵고 최대한 조건을 완화해도 14%"라며 관련 산업의 기술혁신이 생산비용 인하로 이어지지 않고 연구개발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차문환 한화솔라파워 대표는 "정부의 신재생 목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추세를 볼 때 굉장히 미미한 숫자"라며 더 빠르게 확대해야 신재생 산업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자생적인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국공학한림원 주최로 열린 제57회 에너지포럼 기조연설에서 60년 이상에 걸친 단계적 원전 감축 추진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