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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가 안전판` 국방·경찰 보안투자 늘려야

 

입력: 2017-09-14 18:00
[2017년 09월 15일자 23면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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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 국가들은 정보보안이 바로 국가안보이자 사회 안전판이라는 인식에 따라 보안투자를 확대하고, 자국 보안산업을 키우기 위해 온갖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실제로 정보기술(IT)이 사회와 국가의 전 영역에 스며들면서 IT의 취약성은 바로 국가·사회적 안정성을 뒤흔드는 리스크로 작용한다.

그런데 바로 옆에 북한이란 존재를 두고도 우리의 정보보안 인식은 문제가 많다. 특히 혹시 모를 국가와 사회의 불안상황을 막고 대비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방부와 경찰청의 상황이 심각하다.

국방부는 백신사업 저가 입찰로 지속적인 비판을 받아왔지만, 아직도 그 틀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국방망 해킹 사고를 계기로 올해 백신 구축사업 예산은 작년의 17억원에 40억원으로 대폭 늘었지만, 그마저 보안업계의 반응이 차가워 유찰이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 사업은 전군에 흩어진 30만대의 내·외부망 PC 및 서버에 백신과 윈도 보안패치 소프트웨어(SW)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최근 경찰청이 이보다도 더한 수준의 입찰을 진행해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경찰청은 최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2억3000만원 규모의 '통합백신 및 보안패치 SW 구매사업'을 공고했는데, 예산이 총 2억3000만원이다. 경찰청 본청과 지방청 17곳, 직속기관 5곳에서 사용하는 내·외부망 PC와 서버 약 10만대를 대상으로 백신과 윈도 보안패치 SW를 설치해 유지관리하는 사업인데, 주어진 일에 비해 예산이 턱없이 적다. 상주인력까지 둬야 하는 일이다. 경찰청의 백신사업 예산은 2006년 약 3억원에서 2008년부터 2억5000만원 내외로 줄어든 데 이어 작년부터는 더 낮아졌다.

보안업계는 국방부와 경찰청 사업은 예산이 각각 150억원, 50억원 규모가 돼야 정상이라고 지적한다. '사이버 안보'와 '사이버 안전'이 국가적 화두인 시대에 주무기관 두 곳이 내놓은 사업이라고 믿기 힘들다. 이들 기관이 정보보안 영역에 어느 정도 가치를 부여하는지를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다.

도저히 수용 불가능한 가격을 제시하고는 "싫으면 말라"는 식으로 입찰을 진행한다면 보안업계는 어디에서 이익을 얻어서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할 수 있겠는가. 기업이 경쟁력을 잃으면 그 피해는 누가 보는가. 정부가 기업에 제대로 된 대가를 지급하지 않으면서 기업에 상생과 공정경쟁을 하라고 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기업들이 저가를 감내하고도 사업을 수주하는 것은 시장이 급격하게 크는 고성장 시대에나 가능했다. 이제 시장은 그렇게 뜨겁지 않고, 기업들도 그런 성장공식을 던져버린 지 오래다.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고 있지만 이런 공공입찰 행태를 이어간다면 국민 표만 의식하는 '허울뿐인 구호'가 될 수밖에 없다.

평화가 이어지는 상황도 아니고, 해킹과 보안사고가 하루가 멀다고 이어지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사이버 최전방'에서 제대로 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 바로 국가적 불안으로 이어진다. 정부는 예산 편성단계부터 보안에 대해 제대로 된 가치를 부여하고, 입찰 과정에서는 기업의 약점을 활용해 저가입찰을 유도하는 게 아니라 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유도하는 제대로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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