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기업 과세·규제서 자유
토종업체 역차별 환경도 손봐야
저작권 침해 대응책 마련도 시급"
토종업체 역차별 환경도 손봐야
저작권 침해 대응책 마련도 시급"
(하) 최대 과제는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콘텐츠산업이 우리 경제의 핵심 역할을 하려면 한 단계 도약해야 할 시점이다. 무엇보다 이 산업이 제대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산적한 과제부터 해결해야 하며, 이는 민과 관의 긴밀한 '공조'가 필요한 사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7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현재 △4차 산업혁명시대에 먹거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융복합 킬러콘텐츠 개발 △역차별 과세 환경 수술 △강소기업 육성을 통한 콘텐츠산업 허리 강화 △저작권 침해 대응력 강화 등이 우리 콘텐츠산업의 발전을 위해 우선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융복합 킬러콘텐츠는 4차 산업혁명시대의 중요한 경쟁 무기인 만큼, 이에 대한 개발과 투자를 독려하는 정책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4차 산업혁명시대, 콘텐츠의 중요성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는 현 상황에서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구글, 아마존,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이통3사 등 AI 스피커 시장에 뛰어든 국내외 기업들은 콘텐츠의 다양성에서 자사 제품의 차별화 포인트를 찾고 있다. 음악, 게임, 오디오북, 정보 검색 등 얼마나 다양한 콘텐츠를 구현하는지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
또 토종기업에만 철저히 적용하고, 다국적기업에 대한 집행력은 사실상 '제로' 상태인 현 과세·규제 환경도 손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간 콘텐츠업계는 다국적기업들이 국내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구글의 앱 선탑재 등 독점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어 이를 바로잡을 법·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현재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다국적 기업들은 국내에서 매출·기타 재무정보 공시 의무 없는 유한회사로 등록돼있어 현행법상 이익에 대한 세금을 징수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에 따르면 구글의 플랫폼 사업을 담당하는 구글플레이는 국내 앱 마켓 시장의 58.2%를 점유(2016년도 콘텐츠 매출액 기준, 애플 앱스토어 26.4%) 중이다. 구글 플레이로 작년 한국에서 벌어들인 매출은 4조5000억원에 육박하고, 이 중 앱 개발사로부터 취한 수수료 수입이 1조3396억여원으로 추정되나 해당 이익에 대한 세금은 제대로 내지 않고 있어 대표적 조세회피 기업으로 지목받고 있다. 또 구글은 자사 서비스(검색 등)를 안드로이드폰에 선탑재함으로써 토종 서비스와 불공정경쟁환경을 조성하는 등 시장지배력 남용 논란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태다.
이와 함께 중소 콘텐츠 기업의 제작·개발 위축으로 다양성을 잃어가는 국내 콘텐츠 생태계도 더 늦기 전에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비공개 조사한 자료로 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가 재가공한 '2015년 디지털콘텐츠(출판, 영상, 음악, 게임, 교육) 개발·제작 생산액'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디지털콘텐츠 개발·제작 생산액은 11조3124억원으로 전년보다 4.5%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중소기업의 생산액은 6조4170억원으로 7% 감소했다. 특히 게임분야 중소기업의 개발·제작 사업이 크게 위축(2015년 중소기업 게임 개발·제작 생산액이 전년보다 17% 감소)됐다.
이밖에 콘텐츠 기업이 벌어들일 수 있는 매출을 갉아먹는 저작권 침해와 관련한 대응력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디지털콘텐츠는 대부분 불법 유통된 이후 2주 이내에 소비되고 있기 때문에 신속한 적발과 대응이 이뤄져야 하는 부분이다. 한국저작권보호원에 따르면 올해 2~6월 우리 콘텐츠를 유통한 2982개 해외 사이트 중 합법적 유통이 이뤄진 곳은 단 1%(29개)에 불과할 정도로 현재 우리 콘텐츠의 저작권 침해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 윤태용 한국저작권보호원장은 "2016년 한 해 동안 불법복제로 인해 저작물 합법시장이 피해를 본 금액이 무려 2조3800억원에 달한다"며 "이로 인해 3조9000억 원의 직·간접적인 생산이 감소하고 3만5000명에 달하는 고용의 손실이 발생해 저작권 침해 대응력 강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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