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시장 중국 거세진 '한한령'
1분기 수출액 1.4조… 4.7% ↓
최순실 국정농단 부정적 이미지
'숨겨야 할 자식' 취급에 직격탄
지원사업·예산·조직 잇단 축소
결제한도 등 규제도 성장 발목
1분기 수출액 1.4조… 4.7% ↓
최순실 국정농단 부정적 이미지
'숨겨야 할 자식' 취급에 직격탄
지원사업·예산·조직 잇단 축소
결제한도 등 규제도 성장 발목
이슈분석 위기의 콘텐츠산업, 이대로 좋은가
(상) 성장 뒷걸음 '빙하기'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주목받던 한국 콘텐츠산업이 '내우외환' 위기에 빙하기를 맞고 있다. 각국이 4차 산업혁명이 촉발할 신시장인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추진하는 사이, 한국 콘텐츠 산업은 오히려 뒷걸음질치며 세계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디지털타임스는 3회에 걸쳐 한국 콘텐츠 산업이 처한 위기 상황과 이를 풀어갈 해법을 짚어본다.
5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콘텐츠산업은 밖으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발 한·중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포박당하고, 안으로는 '이전 정부 색깔 지우기'라는 정치적 움직임과 규제, 역차별을 유발하는 과세 환경 등에 발이 묶여 한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한탄이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작년 말 조치한 '한한령'(한류 제한령)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콘텐츠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4.7% 감소한 1조4000억원에 그친 상태다. 중국은 우리 콘텐츠 수출액(6조2000여억원, 이하 2015년 기준) 중 27%(1조6000억원)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시장이다. 대중국 콘텐츠 수출 경색 우려는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른 우리 정부의 사드 4기 추가 임시배치 결정으로 관영매체와 정부 고위관계자를 앞세워 한국을 겨냥한 비난 수위를 높여가는 중이다.
그 직격탄은 우리 콘텐츠 기업이 고스란히 맞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자회사인 라인과 중국 룽투게임의 합작사인 란투게임즈가 첫 게임(라인팝2) 이후 출시할 차기작을 준비했지만(온라인게임 '테라'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출시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사드 이슈와 연계해 한국게임 지적재산권(IP)으로 만든 모바일게임에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중국 게임시장 겨냥해 설립한 베이징카카오도 작년 2월 이후 신규 게임을 출시하지 못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카카오페이-알리페이 연동 사업을 준비 중인 터라 한·중 갈등이 장기화하면 타격이 더 커질 전망이다. 넷마블게임즈 등 국내 대표 게임사들 역시 중국 출시를 계획했던 자사 게임을 일본 등 다른 시장에 먼저 선보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움직임이다.
밖에서 힘들다고, 국내에서 희망을 찾을 형편도 되지 못한다. '문화 융성'을 앞세운 전 정부의 색깔을 지우기 위한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콘텐츠산업이 '숨겨야 할 자식' 취급을 받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가 콘텐츠다. 최순실의 측근인 차은택이 전 정부의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수행 조직인 문화창조융합본부의 수장자리를 꿰찼고, 차은택이 한국콘텐츠진흥원장(송성각 전 원장) 선임에까지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산업 자체에 부정적 이미지가 덧입혀졌다.
이러한 가운데 새 정부는 올 들어 각종 콘텐츠 지원 사업을 축소했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콘텐츠사업 예산 자체도 감축했다. 정부 콘텐츠 정책을 총괄하던 문체부 문화콘텐츠산업실도 없앴다. 이로 인해 문체부 내 문화콘텐츠산업 실무 조직의 최고위직은 1급 공무원인 실장급에서 2급 공무원인 국장급으로 낮아졌다. 이와 함께 게임 셧다운제(심야시간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접속 강제 차단), 온라인게임 결제한도(성인등급 월 50만원) 등 규제 이슈도 해소되지 않아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국내 콘텐츠 기업을 역차별하는 과세 환경까지 가세해 우리 콘텐츠기업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한국에서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다국적 기업들은 국내에 유한회사로 등록해 경영현황을 공개하지도, 국내 서비스로 벌어들인 매출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도 않고 있다.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이 기획재정위원회에,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이 정무위원회에 각각 발의돼있으나, 아직 계류 중이다.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우리 콘텐츠산업이 대내외적인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라며 "위원회라도 구성해야 할 위기 상황에서 문화콘텐츠 관련 조직을 축소하는 등 정부가 정치적인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상) 성장 뒷걸음 '빙하기'
[디지털타임스 김수연 기자]차세대 성장동력 중 하나로 주목받던 한국 콘텐츠산업이 '내우외환' 위기에 빙하기를 맞고 있다. 각국이 4차 산업혁명이 촉발할 신시장인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공격적인 전략을 추진하는 사이, 한국 콘텐츠 산업은 오히려 뒷걸음질치며 세계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디지털타임스는 3회에 걸쳐 한국 콘텐츠 산업이 처한 위기 상황과 이를 풀어갈 해법을 짚어본다.
5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한민국 콘텐츠산업은 밖으로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발 한·중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에 포박당하고, 안으로는 '이전 정부 색깔 지우기'라는 정치적 움직임과 규제, 역차별을 유발하는 과세 환경 등에 발이 묶여 한발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한탄이 업계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실제로 중국이 작년 말 조치한 '한한령'(한류 제한령)의 영향으로 올해 1분기 콘텐츠 수출액은 지난해 동기보다 4.7% 감소한 1조4000억원에 그친 상태다. 중국은 우리 콘텐츠 수출액(6조2000여억원, 이하 2015년 기준) 중 27%(1조6000억원)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 시장이다. 대중국 콘텐츠 수출 경색 우려는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중국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른 우리 정부의 사드 4기 추가 임시배치 결정으로 관영매체와 정부 고위관계자를 앞세워 한국을 겨냥한 비난 수위를 높여가는 중이다.
그 직격탄은 우리 콘텐츠 기업이 고스란히 맞고 있다. 네이버의 경우 자회사인 라인과 중국 룽투게임의 합작사인 란투게임즈가 첫 게임(라인팝2) 이후 출시할 차기작을 준비했지만(온라인게임 '테라'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출시 시점을 잡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사드 이슈와 연계해 한국게임 지적재산권(IP)으로 만든 모바일게임에 판호(서비스 허가권)를 내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가 중국 게임시장 겨냥해 설립한 베이징카카오도 작년 2월 이후 신규 게임을 출시하지 못했다. 특히 카카오의 경우 중국인 관광객을 겨냥해 카카오페이-알리페이 연동 사업을 준비 중인 터라 한·중 갈등이 장기화하면 타격이 더 커질 전망이다. 넷마블게임즈 등 국내 대표 게임사들 역시 중국 출시를 계획했던 자사 게임을 일본 등 다른 시장에 먼저 선보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하는 움직임이다.
밖에서 힘들다고, 국내에서 희망을 찾을 형편도 되지 못한다. '문화 융성'을 앞세운 전 정부의 색깔을 지우기 위한 작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면서 콘텐츠산업이 '숨겨야 할 자식' 취급을 받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분야가 콘텐츠다. 최순실의 측근인 차은택이 전 정부의 문화창조융합벨트 사업 수행 조직인 문화창조융합본부의 수장자리를 꿰찼고, 차은택이 한국콘텐츠진흥원장(송성각 전 원장) 선임에까지 개입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산업 자체에 부정적 이미지가 덧입혀졌다.
이러한 가운데 새 정부는 올 들어 각종 콘텐츠 지원 사업을 축소했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콘텐츠사업 예산 자체도 감축했다. 정부 콘텐츠 정책을 총괄하던 문체부 문화콘텐츠산업실도 없앴다. 이로 인해 문체부 내 문화콘텐츠산업 실무 조직의 최고위직은 1급 공무원인 실장급에서 2급 공무원인 국장급으로 낮아졌다. 이와 함께 게임 셧다운제(심야시간 청소년의 온라인게임 접속 강제 차단), 온라인게임 결제한도(성인등급 월 50만원) 등 규제 이슈도 해소되지 않아 산업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여기에 국내 콘텐츠 기업을 역차별하는 과세 환경까지 가세해 우리 콘텐츠기업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 구글, 페이스북 등 한국에서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다국적 기업들은 국내에 유한회사로 등록해 경영현황을 공개하지도, 국내 서비스로 벌어들인 매출에 대한 세금을 제대로 내지도 않고 있다. 다국적 기업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이 기획재정위원회에,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이 정무위원회에 각각 발의돼있으나, 아직 계류 중이다.
정의준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우리 콘텐츠산업이 대내외적인 위기 상황을 돌파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라며 "위원회라도 구성해야 할 위기 상황에서 문화콘텐츠 관련 조직을 축소하는 등 정부가 정치적인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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