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약 1조원 충담금 추가부담
수직계열화된 현대차그룹 '직격탄'
완성차업계 생산성 하락 성장 정체
협력·부품사로 번져 경영난 우려도
수직계열화된 현대차그룹 '직격탄'
완성차업계 생산성 하락 성장 정체
협력·부품사로 번져 경영난 우려도
■ 기아차 통상임금 1심 판결
[디지털타임스 최용순 기자]기아자동차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 가뜩이나 대내외 악재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기아차 그룹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다른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들도 생산현장 노사 갈등과 인건비 급증으로 경영악화가 예상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 업계는 이번 판결에 유감을 표하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이 경쟁력 약화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당장 기아차는 3분기부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올 상반기 중국과 미국 등 해외 판매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한 7870억원을 기록한 기아차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지면서 추가 부담 1조원(잠정)의 충당금 적립의무가 발생, 3분기부터 적자전환이 불가피해졌다. 2010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저실적을 낸 기아차는 충당금 적립으로 앞으로 경영상황이 계속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국내외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동성 부족으로 연구·개발(R&D) 투자 위축, 생산 감소 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기아차 사태가 현대차그룹 전체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 33.38%를 보유해 지분법 손실을 떠안게 된다. 또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부품, 물류 등으로 수직 계열화돼 있어 그룹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의 유동성 고갈, 적자 전환 등 경영 위기는 바로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 계열사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통상임금 인상에 따른 계열사별 소송 확대와 인건비 급증도 부담 요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그룹과 계열사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분명한 건 기아차 경영 악화는 현대차 등 계열사들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등 다른 완성차 업체도 이번 판결로 업계 전체적으로 임금이 상승해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하락할 것을 우려했다. 대부분 외국에 본사를 둔 완성차 업체들은 인건비 추가 부담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면 국내 생산을 늘릴 명분이 없어진다며, 국내 완성차 산업 자체가 성장정체를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하면 사실상 나머지 업체들은 외국계 회사가 대부분"이라며 "한국 내 생산시설을 늘리고 투자를 확대하려면 국내 생산여건이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5000여 개에 달하는 현대·기아차 협력사를 비롯해 차 부품업계도 심각한 경영난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완성차 판매부진으로 이미 납품 물량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은 노조의 잇단 통상임금 소송까지 예상돼 최악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됐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에 유동성 위기가 찾아오면, 그 영향은 부품 업체가 받고, 자금 사정이 열악한 영세 부품업체는 결국 문을 닫게 된다"고 말했다.
최용순기자 cys@dt.co.kr
[디지털타임스 최용순 기자]기아자동차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 가뜩이나 대내외 악재로 판매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기아차 그룹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 다른 완성차 업체와 부품 업체들도 생산현장 노사 갈등과 인건비 급증으로 경영악화가 예상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자동차 업계는 이번 판결에 유감을 표하면서, 국내 자동차산업이 경쟁력 약화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당장 기아차는 3분기부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올 상반기 중국과 미국 등 해외 판매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4% 급감한 7870억원을 기록한 기아차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지면서 추가 부담 1조원(잠정)의 충당금 적립의무가 발생, 3분기부터 적자전환이 불가피해졌다. 2010년 이후 상반기 기준 최저실적을 낸 기아차는 충당금 적립으로 앞으로 경영상황이 계속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국내외 자금조달이 어려워져 유동성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동성 부족으로 연구·개발(R&D) 투자 위축, 생산 감소 등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기아차 사태가 현대차그룹 전체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 33.38%를 보유해 지분법 손실을 떠안게 된다. 또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부품, 물류 등으로 수직 계열화돼 있어 그룹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의 유동성 고갈, 적자 전환 등 경영 위기는 바로 현대차를 비롯해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 등 계열사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통상임금 인상에 따른 계열사별 소송 확대와 인건비 급증도 부담 요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그룹과 계열사들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도 "분명한 건 기아차 경영 악화는 현대차 등 계열사들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지엠 등 다른 완성차 업체도 이번 판결로 업계 전체적으로 임금이 상승해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하락할 것을 우려했다. 대부분 외국에 본사를 둔 완성차 업체들은 인건비 추가 부담으로 생산성이 떨어지면 국내 생산을 늘릴 명분이 없어진다며, 국내 완성차 산업 자체가 성장정체를 빚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를 제외하면 사실상 나머지 업체들은 외국계 회사가 대부분"이라며 "한국 내 생산시설을 늘리고 투자를 확대하려면 국내 생산여건이 우월하다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5000여 개에 달하는 현대·기아차 협력사를 비롯해 차 부품업계도 심각한 경영난에 처할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 완성차 판매부진으로 이미 납품 물량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협력업체들은 노조의 잇단 통상임금 소송까지 예상돼 최악 위기 상황에 놓이게 됐다. 부품업체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에 유동성 위기가 찾아오면, 그 영향은 부품 업체가 받고, 자금 사정이 열악한 영세 부품업체는 결국 문을 닫게 된다"고 말했다.
최용순기자 cy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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