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갭투자자 투기세력 규정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 '정조준'
기존규제 14개서 19개로 늘어나
11개지역 양도세 가산세율 적용
세대당 주담대도 '1건'으로 제한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 '정조준'
기존규제 14개서 19개로 늘어나
11개지역 양도세 가산세율 적용
세대당 주담대도 '1건'으로 제한
유동일기자 eddieyou@
이번 8.2 대책은 2005년 '8·31 대책' 이후 가장 강력한 규제라는 평가다. 지난해 시행된 11.3대책부터 6·19대책까지는 과열된 청약 시장을 진정시키는 '잽' 정도의 가벼운 정책이었지만 이번 대책은 새 정부가 투기와의 전쟁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새 정부는 다주택자와 갭 투자자 등을 투기 세력으로 규정, 집값과 주택 시장의 안정을 교란시킨다고 보고 발본색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선 서울 강남 재건축 시장의 집값을 안정화할 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 지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 2011년 말 서울 강남과 서초, 송파구 등 강남 3구에서 해제된 이후 6년 만이다. 기존 규제 개수는 14개였으나 이번에 규제가 추가되면서 규제 수는 19개로 늘어났다.
투기과열지구와 겹치는 청약조정대상지역에 청약 규제 등이 적용돼 있어 이번 투기과열지구 지정 효과는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에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재개발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 규정이 새로 도입됐다. 그동안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었던 재개발이나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조합원 입주권은 앞으로 투기과열지구에서는 관리처분계획 인가 후부터 소유권 이전 등기 때까지 전매를 할 수 없게 된다.
국토부는 이를 위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할 계획이며 개정안 시행 이후 최초로 사업시행인가를 신청하는 조합부터 규제가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와 아울러 서울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 등 11개구와 세종시에는 5년여 만에 투기지역 지정이 부활했다. 투기지역은 2012년 5월 서울 강남 3구가 마지막으로 해제되면서 유명무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으로 이들 11개 지역에서는 양도소득세 가산세율이 적용돼 1가구가 주택과 조합원 분양권을 합해 3개 이상 보유하면 양도세율이 10%포인트 가산된다. 또 비사업용 토지를 보유한 경우에도 양도세율이 10%포인트 높아진다.
내년 4월 이후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이 중복 지정된 곳은 투기지역 요건의 가산세율과 투기과열지구 요건의 중과세율을 비교해 높은 것이 적용된다.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1건으로 제한됐는데 제한 기준이 '동일차주'에서 '세대 당'으로 강화됐다. 정부는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대해 집값 급등을 우려해 올해 도시재생 뉴딜 사업 선정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외에 유예됐던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제는 예정대로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박원갑 수석전문위원은 "12년 만에 나온 강력한 대책으로 주택시장의 갭투자 등 투자수요가 줄면서 시장 트렌드가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역세권, 신규 분양, 새 아파트 등 실거주 목적의 아파트가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하반기 금리 인상 가능성과 수도권 입주물량 쏠림 현상, 내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시행 등 주택 시장의 불확실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혼재된 상황에서 정부가 너무 강력한 대책을 내놔 하방 압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택 임대시장의 80∼90%를 민간이 공급하는데 다주택자를 잡는 것은 민간투자를 위축시켜 전세난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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