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 원내대표 "부자증세 서둘러야"
추미애 "조세정의 시금석 될것"
김동연 부총리 직접 언급 안해
추미애 "조세정의 시금석 될것"
김동연 부총리 직접 언급 안해
당정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협의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부가 조세개편 논의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단, 여당은 증세의 시급성을 강조한 반면, 정부 측은 신중한 태도다.
민주당과 문재인 정부는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정협의를 열고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측 우원식 원내대표와 김태년 정책위의장, 김영진 전략본부장, 정부 측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먼저 우 원내대표는 당정협의 모두발언에서 증세를 화두로 던졌다. 우 원내대표는 "법인세 정상화나 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 등 조세개편을 서둘러야 한다"며 "관계당국이 세심하게 정책을 설계해 보수정권 시기에 왜곡된 조세제도 형평성을 바로잡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부자증세'를 해야 한다는 의견을 재차 피력했다.
특히 우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회복지 공약을 실현하려면 5년간 178조원의 예산이 쓰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며 "불요불급한 예산낭비를 막는다 해도 상당한 재원과 예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 역시 증세 필요성을 거들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에 대한 과세는 조세정의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 스스로 명예를 지키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명예과세'라고 부르고 싶다"고 증세를 주장했다.
추 대표는 앞서 지난 20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과세표준 2000억원이 넘는 초대기업의 법인세율을 3% 포인트 올리고, 5억 원이 넘는 고소득자의 소득세율을 2% 포인트 올리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추 대표는 "한국은 OECD 국가 중 법인세율이 35%인 미국, 33.3%인 프랑스, 33%인 벨기에보다 10% 포인트 이상 낮다"고 법인세율 인상의 근거를 들었다. 또 "5억원 이상 버는 초고소득자는 전체 국민의 0.08%에 불과하다"며 "자유한국당이 이를 세금폭탄이라고 하는 것은 본질을 호도하는 선동정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정협의에서 "앞으로 한 달 동안은 여러 경제정책에 대한 중요한 논의와 현안이 집중되는 시기"라며 "앞으로 정부가 5년 동안 추진할 경제정책 방향과 재정정책, 예산, 조세 개편 방향, 일자리 창출, 소득 재분배, 공공부문 등을 당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증세를 검토하겠다는 직접적인 언급은 피한 것이다.
이에 당정은 오는 27일 추가 당정협의를 열고 세제개편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이 제시한 초고소득 기업과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법인세·소득세 개편안 등 구체적인 세제개편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당정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 성장전략을 '고도성장'에서 '안정적 성장'으로, '수출 대기업을 지원하는 추격형 성장'에서 '사람 중심의 소득주도 성장'으로, '고용 없는 성장'에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성장'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또 가계부채, 부동산 가격 등 경제 위험요인을 관리하고 저성장, 양극화를 해결하는 데 당정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합의했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당정협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수출 대기업을 지원하는 정책이 아닌 사람 중심의 소득주도 성장으로 전환하는 등 새로운 경제정책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면서 "(이 자리에서는) 세법 개정안을 중점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27일 추가 당정협의에서 세법 개정을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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