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전기, 2차산업혁명 원동력
원자력도 경제발전 촉매제역할
2000년 이후 개도국 성장 여파
세계 에너지수요 가파른 증가로
신재생에너지 연구·투자 '활기'
원자력도 경제발전 촉매제역할
2000년 이후 개도국 성장 여파
세계 에너지수요 가파른 증가로
신재생에너지 연구·투자 '활기'
■'자연의 진화' 신에너지 시대 열린다
(3) 쇠퇴하는 화석연료 시대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지난 4월 21일(현지시간). 영국 국민들은 '특별한 하루'를 보냈다. 석탄발전소 가동을 멈추고 천연가스와 풍력, 바이오메스 등에서 나온 에너지만을 사용했다. 하루 동안 석탄을 쓰지 않은 것은 1882년 런던 홀번 비아덕트 지역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중앙 제어 석탄발전소가 문을 연 지 135년 만이다. 지금까지 영국에서 석탄을 쓰지 않은 최장 기록은 지난해 5월과 지난 20일 달성한 19시간이었다.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연료와 원자력은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힘이었다. 제1차 산업혁명이 태동했던 영국이 한 세기 이상 석탄에 의존했다면, 석유와 전기는 2차 산업혁명의 원동력이었다. 특히 2차 산업혁명 당시 전기와 내연기관의 발명은 획기적인 변화를 몰고 왔다. 화학과 전기, 석유, 철강 분야에서 대량생산 체제의 뼈대를 갖추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원자력 역시 경제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했다. 원자력은 핵분열을 이용해 막대한 열을 발생시키고, 이를 이용해 발전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생산한다. 전 세계 경제의 급격한 성장세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요 에너지원으로 주목받았다. 1955년 러시아에서 세계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오브닌스크가 가동한 데 이어 이듬해부터 영국과 미국 등으로 퍼져나갔다. 한국은 1987년 고리 1호기를 상업 가동하며 원자력발전 시대를 맞았다.
지금까지 화석연료와 원자력이 에너지의 주류로 자리매김하며 산업과 사회의 성장을 견인했다면, 앞으로는 영향력이 점차 쇠퇴할 전망이다. 화석연료는 고갈될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을 유발하고,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등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화석연료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인간의 생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실례로 2011년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아랍의 봄' 민주화 시위로 석유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그해 1월 배럴당 90달러 초반을 기록했던 국제유가는 넉달 뒤 120달러대 중반으로 35%가량 치솟으며 세계 경제의 활력을 떨어뜨렸다. 원자력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 최고의 원전기술력을 보유한 일본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수많은 사람이 피해를 당했고. 집을 잃은 이주민이 22만886명에 이르는 등 사회·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는 싼 비용으로 에너지를 조달하는 시대가 종언을 고할 것으로 본다. 석유와 원자력의 공급이 불안해 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증가하는 에너지 수요를 기존 에너지원만으로 충당할 수 없어서다. 특히 세계 에너지 수요는 2000년대 이후 중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들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수요 증가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국민소득향상과 산업 인프라 확충, 자동차 보급 대수의 증가 등에 따른 것이다. 유럽을 비롯해 미국, 일본 등에서 에너지 절감 등의 효율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개발도상국의 폭발적인 증가세로 인해 전체 에너지 수요는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최근 저유가로 인해 에너지 비용에 대한 부담은 낮아졌다. 하지만 석유는 고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새로운 에너지원에 대한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원자력이 한때 석유를 대체할 수단으로 여겨졌으나 안전사고 문제로 인해 주력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대로 신재생에너지는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 현재 선진국을 중심으로 태양광과 전기차, 풍력, 연료전지 등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신재생에너지에 투자한 금액이 2015년 3490억달러로 전년보다 11% 증가했다. 전기차 출하량도 지난해 상반기에 31만2097대를 기록하며 전년과 비교해 51% 급증했다. 세계에너지기구는 오는 2040년 신재생에너지가 수력에 이어 가장 큰 발전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한다. 에너지 전문 리서치 업체인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는 전기차가 오는 2025년쯤이면 보조금 없이도 경쟁력을 확보하며 기존 화석연료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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