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예산 삭감된 `일자리 추경`… 정부 정책동력 상실 우려

1536억 감액… 11조333억 의결
소방관 등 채용예산 전액 삭감
경찰관·집배원 증원 계획 축소
'반쪽짜리 추경' 비판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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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발의 45일만에 '추경' 통과

진통 끝에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국회를 통과했으나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규모가 많이 줄어들어 일자리 정책 동력 효과가 반감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해결해야 할 현안도 산적해 있어 추경 후폭풍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국회는 지난 22일 본회의를 열고 정부 추경안을 11조1869억원 규모에서 1536억원 가량 감액한 11조333억원으로 의결했다. 추경안이 발의된 지 무려 45일만이다. 어렵사리 추경은 통과됐지만, 일자리 추경의 효과는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대선 공약에 따라 공공부문 일자리 창출 등 직접적인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에 주목해 추경을 편성했다. 하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야당의 반대로 소방관·사회복지공무원 등 지방직공무원 채용예산은 모두 삭감되고, 군(軍) 부사관·군무원 채용규모도 반토막 났다. 소방관과 사회복지공무원 등 지방직공무원의 경우 모두 7500명을 증원하려고 했으나 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됐다. 경찰관과 집배원 등 중앙직공무원을 4500명 증원하려던 계획도 2875명으로 축소됐다. 그나마 추경이 아닌 예비비에서 지출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또 국방부가 군 부사관과 군무원 1500명(부사관 1160명·의무 군무원 340명)을 조기 채용하려고 예산을 요구한 사안도 부사관 652명 채용 예산만 반영됐다. '반쪽짜리' 추경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집배원 과로사와 자살 등 공공부문 인력부족과 장시간·중노동이 사회적인 문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관련 예산을 모두 삭감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일자리의 필요성보다 당리당략에 따라 논의가 이뤄진 것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추경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책임감 부족을 비판하는 여론이 높다. 국회가 22일 열린 본회의에 가까스로 추경안을 상정했으나 정족수 미달 사태로 무산 위기를 겪었다.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20명 가운데 26명이 휴가와 외유성 출장 등으로 불참했기 때문이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추경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은 자기 당 소속 국회의원 26명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 과반을 채우지 못하는 기막힌 상황이 발생했다"며 "민주당은 야당이 민생을 내팽개친다고 비판하더니 자기 당 소속 국회의원들조차 단속 못했다. 제정신인지 묻고 싶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당도 논평에서 "추경안 통과 과정에서 나타난 여당의 무능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특히 민주당 권리당원 모임도 성명서를 내고 "추경 예산 표결에 남다른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민주당 일부 국회의원들이 명확하지 않은 이유로 표결에 불참해 강한 공분을 사고 있다"며 "해당 의원들의 공식적인 사과와 당 차원의 책임 있는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해결해야 할 현안도 산적해 있다. 우선 인사청문 정국이 남아 있다. 당장 24일 문무일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를 시작으로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와 아직 인선이 안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합참의장 후보자 등 줄줄이 청문회를 해야 한다. 여야는 아직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청문보고서 채택에 난항을 겪고 있다.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은 표류하고 있다. 정부조직법의 쟁점이었던 물관리 기능 환경부 일원화 문제도 9월 말까지 논의해야 한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추경 통과에 반발하고 있고, 민주당에 대한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는 터라 국회가 정상 가동될지 불투명하다. 이와 관련 박홍근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3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당 소속 의원 모두가 본회의에 참여하지 못한 것은 매우 유감이고, 국민께 죄송하다"면서 "반면교사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추경을 푼 과정이 여야 3당 협의와 정국 해법을 찾는 데 많이 기여하고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8월부터 여·야·정 협의체를 본격가동하고, 당 워크숍을 열어 국회협력 시스템도 만들 것"이라고 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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