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수품 공급 상한·하한액 포함
판매장려금·리베이트 대가까지
"자발적 상생모델 유도 목적"
인건비 부담도 본부와 분담
불합리한 해지사유도 삭제키로
'오너리스크' 구제대책도 마련
판매장려금·리베이트 대가까지
"자발적 상생모델 유도 목적"
인건비 부담도 본부와 분담
불합리한 해지사유도 삭제키로
'오너리스크' 구제대책도 마련
공정위, 가맹분야 불공정관행 근절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가맹점 필수물품 상세 내역 공개 범위를 확대하기로 한 것은 가맹거래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각하다는 상황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가맹점주가 계약 과정에서의 각종 정보들을 알 수 없는 탓에 본부가 식자재 등과 같은 필수품목에 마진을 얹어 가맹금을 받는 등의 구조적인 '갑질'이 산업 전반에 퍼져 있다는 것이다. 이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정보가 투명하게 공유돼야 한다는 게 김 위원장의 판단이다.
18일 공정위의 '가맹분야 불공정 관행 근절대책'에는 이러한 불공정 행위를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들이 대거 담겼다.
우선 정보공개 확대 대상에는 필수물품 공급 후 가맹금 수취 현황과 가맹점당 평균 가맹금 규모, 가맹점의 매출액 대비 필수물품의 구매금액 비중, 필수물품별 공급가격의 상한액과 하한액 등이 포함됐다. 본부가 납품업체나 유통업체 등으로부터 받은 판매장려금과 리베이트 등의 대가도 공개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필수물품의 품목만 열거하면 그만이었다. 김 위원장은 "납품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의 회사를 끼워 넣어 통행세를 받는지 등도 전부 밝히게 할 것"이라며 "불공정 거래 관행의 현실을 드러내 본부로 하여금 가맹점과 함께 상생의 산업 모델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게 압력을 가하기 위한 것이 이번 대책의 근본적인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갑질 사유 중 가장 빈번하게 거론되는 인테리어 비용이나 판촉행사 비용 전가에 대해서도 비용 분담과 행사 전 가맹점주 사전동의를 명시했고, 괜한 트집을 잡아 계약을 일방적으로 즉시 해지할 수 없게 불합리한 해지사유를 삭제하기로 했다. 인건비 부담도 본부와 가맹점이 분담하는 방식으로 유도한다. 즉 내년부터 최저임금이 인상되는 만큼 가맹점주가 인건비 부담을 사유로 가맹금 인하를 요구할 수 있게 표준가맹계약서를 갱신하겠다는 것이다.
오너리스크 구제 대책도 마련했다. 가맹본부의 최고경영자(CEO)나 임원 등의 부도덕한 행위로 인해 가맹점주에 피해가 발생하면 이에 대해 본부가 배상책임을 지도록 한 것이 주요 내용이다. 지난달 최호식 호식이두마리치킨 회장의 성추행 사건이 보도된 뒤 가맹점의 열흘 동안 매출이 최대 40%나 줄었는데 가맹점주의 개인적 일탈 행위에 의한 피해를 구제하겠다는 얘기다. 편의점 등 가맹점의 심야영업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영업시간 단축 허용요건을 완화하기로 했는데, 현재 새벽 1시부터 6시까지 5시간 영업을 하지 않을 수 있게 돼 있지만 이를 총 7시간으로 늘리고 영업단축의 문턱을 낮추는 것이 내용이다.
특히 피자·치킨·커피·분식·제빵 등 주요 외식업종 50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맛과 품질과 상관없는 물품의 강제 구입 여부를 조사하고, 서울과 경기지역 30개 브랜드 2000개 가맹점은 정보공개서 기재 항목의 진위를 가리는 점검을 실시한다.
아울러 최근 '피자 치즈 통행세'로 불거진 공정위의 사건 처리 지연 논란과 관련해 가맹사업법상 조사와 처분권 일부를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위임할 방침이며, 현장 경험이 있는 이들로 구성된 '옴부즈맨 제도'를 이달 중 도입해 가맹본부 법 위반 행위 포착 능력도 제고하기로 했다.
세종=권대경기자 kwon213@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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