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제마진↓ 2Q 석유 적자 전망
미국발 공급과잉 타격 우려 속
"국내엔 영향 제한적" 관측도
미국발 공급과잉 타격 우려 속
"국내엔 영향 제한적" 관측도
(4) 정유·화학
[디지털타임스 양지윤 기자] 올 1분기까지 호황의 단물에 한껏 취해있던 정유화학업계는 최근 국제유가 하락의 여파로 일시적으로 주춤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유사들은 유가급락과 정제마진 하락으로 2분기에 석유사업 부문의 적자가 예상된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수요회복에 따른 정제마진 상승으로 실적 회복이 가능할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는 미국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국내 업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13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등 정유 3사는 올 2분기 석유사업에서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달 중순 이후 국제유가가 14% 이상 하락하면서 장부상 재고손실이 발생한 탓이다. 여기에 정제마진도 1분기에 비해 배럴당 1~2달러 낮아졌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과 원료가격의 차이로, 수익성을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이런 겹악재로 인해 정유사들의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시장 추정치보다 대폭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의 2분기 컨센서스를 각각 5435억원, 2209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1000억원 가량 더 빠질 가능성도 높다고 본다.
다만 정유업계에서는 2분기 실적 악화를 일시적 현상으로 본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가급락으로 2분기 실적이 직전분기의 반 토막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상반기 목표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며 "구조적인 공급과잉이나 수요부진이 아닌 유가의 급변동성에 따른 것으로 하반기에는 다시 실적이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화학업계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올 하반기부터 다우케미칼과 쉐브론 등 다국적 석유화학기업들이 북미에서 에탄분해설비(ECC)를 본격 가동하면 공급과잉의 여파로 에틸렌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석유화학의 쌀'로 불린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한화케미칼, SK종합화학 등 국내 업체들은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이용해 에틸렌을 만든다. 일각에서는 미국발 공급과잉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과장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에틸렌 생산 비중이 ECC와 NCC가 각각 80%, 30%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데다가 기초 원료도 다르다. ECC가 미국 셰일가스를 투입하는 반면 NCC는 원유에서 뽑아낸 나프타를 쓴다. NCC는 프로필렌과 부타디엔, BTX(벤젠·톨루엔·자일렌) 등의 생산 비중이 70%에 달하기 때문에 공급과잉이 발생하더라도 비에틸렌 제품이 수익성 하락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 화학업계 관계자는 "2분기 들어 유가와 제품 마진의 하락으로 인한 실적이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나 아시아 지역 내 화학 설비 증설이 제한적인데다가 ECC에서 생산한 석유화학제품이 가격 경쟁력이 높지 않다"며 "하반기에도 호황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galileo@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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