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초프리미엄 전략 주효
냉장고·세탁기 등 압도적 점유율
미 월풀 등 현지 업체 제치기도
TV OLED vs QLED 경쟁 격화
하반기 사용자 편의성 중심강화
초경량 노트북, 태블릿 수요 흡수
■상반기 산업계 결산
(1)가전·PC
[디지털타임스 김은 기자] 올해 상반기 가전 시장은 사물인터넷 기술을 넘어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세탁기, 냉장고, 에어컨 등 프리미엄 가전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이런 전략을 앞세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2017년 셰프컬렉션 패밀리 허브를 출시했고 인공지능(AI) 서비스 '빅스비'를 모든 가전에 연결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전략을 앞세워 가전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미국에서 올 1분기 19.2%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기록하는 등 프리미엄 가전 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했다.
LG전자 역시 인공지능 에어컨을 출시한 데 이어 냉장고와 로봇청소기, 드럼세탁기 등 가전에도 독자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을 탑재한 신제품을 선보였다. 또 초프리미엄 가전인 'LG시그니처'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이런 전략이 빛을 발해 LG전자 생활가전 사업은 올 1분기 11.2%의 역대 최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미국 월풀과 일렉트로룩스 등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가전 업체로 올라섰다.
하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에서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장벽을 높이고 반덤핑 제소를 하면서 안팎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미국 현지에 가전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 3억8000만달러 규모의 가전 공장 설립계획을 발표했고, LG전자는 오는 2019년까지 테네시주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해 가전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에어컨 시장은 일찍 찾아온 무더위로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삼성, LG, 동부대우전자 등 주요 가전업체들은 예년보다 빠른 3월 말~4월 중순부터 생산설비를 완전 가동하며 물량에 대비했고, 배송 전쟁도 벌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보다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TV 시장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에 빠졌다. 삼성전자가 12년 연속 세계 1위를 향해 순항하고는 있지만 안팎으로 도전이 거세다. LG전자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맞서 QLED TV를 내놨지만 기대만큼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결국 1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는 소니가 39%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고, 2500달러 이상 시장에서는 LG전자에 선두를 내줬다.
하반기 본격적인 TV 시장 성수기를 맞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소니 등 일본 업체의 부활,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라는 거대한 파도를 넘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와중에 OLED와 QLED간 표준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PC 시장은 세계 PC 시장이 여전히 침체한 가운데 국내의 경우 울트라 슬림 노트북PC와 게이밍 노트북 PC 판매에 힘입어 소폭 성장해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올 1분기 국내 PC 출하량은 162만대로 지난해보다 6.1% 성장했다. 프린터 시장은 지속적인 침체가 이어진 가운데 HP에 프린터 사업부를 매각한 삼성전자의 마지막 정리가 진행 중이다.
업계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는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기술이 모든 가전제품으로 적용이 확대함에 따라 사용 편의성이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PC 시장의 경우 특히 초경량 노트북PC가 태블릿PC의 기능을 대체함에 따라 태블릿PC의 수요 회복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