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할당대가 포함 올 9800억 예상
방송사·이통사 징수율 두고 '눈치게임'
미래부·방통위, 케이블·IPTV·지상파 등
매년 7월 영업익 대비 최고 13% 산정
사업비 대부분 방송사 지원 지출 '비판'
기금운용 불투명… "내역공개" 목소리 ↑
방송사·이통사 징수율 두고 '눈치게임'
미래부·방통위, 케이블·IPTV·지상파 등
매년 7월 영업익 대비 최고 13% 산정
사업비 대부분 방송사 지원 지출 '비판'
기금운용 불투명… "내역공개" 목소리 ↑
방송·통신 업계에서 이달 들어 '방송통신발전기금'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방송·통신 사업자는 방송통신발전기본법에서 규정하는 매출 대비 징수율에 따라 적게는 수 억원에서 많게는 수십 억원 이상을 정부 기금으로 출연해야 하는데, 이달 중 징수율이 결정되기 때문입니다.
방송통신발전기본법은 정부의 출연금과 융자금, 전파법에 따른 징수금, 지상파방송사업자·방송채널사용사업자·위성방송사업자 등의 분담금 방송사업자의 출연금, 기금 운용의 수익금,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수입금으로 충당됩니다.
이 중 미래창조과학부는 케이블TV, 이동통신사와 관계사의 인터넷TV(IPTV) 등 유료방송 사업자를, 방송통신위원회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에 대해 매년 7월쯤 각각 징수율을 결정합니다. 이동통신의 경우, 주파수 할당대가에 기금이 이미 포함돼 있습니다.
미래부는 지난해 유료방송사업자 중 매출액 100억원 이하 종합 유선방송 사업자에 매출 대비 1.0%를, 100억~200억원 이하는 2.0%, 200억원 이상은 2.3%의 징수율을 부과했고, 위성방송사업자는 매출 대비 1.33%, IPTV 사업자는 1.0%의 징수율을 결정했습니다. 홈쇼핑방송채널사용 사업자의 경우, 결산산 영업이익 대비 10~13%의 징수율을 결정했습니다.
방통위도 같은 기간 방송광고 매출액 대비 KBS는 2.87%, MBC 4.30%, SBS 4.30%, EBS 1.54%의 징수율을 결정했고, 지역 방송사에는 적게는 0.15%에서 많게는 2.30%의 징수율을 부과했습니다. 이외 방통위는 종합편성(종편) 방송 사업자와 보도전문방송 사업자에겐 각각 0.5%의 징수율을 결정했습니다.
사업자의 매출과 사업 규모에 따라 징수율은 탄력적으로 결정되지만, 숫자 하나에 출연할 기금 규모가 달라지기 때문에 방송·통신 사업자로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예를 들어, 한해 약 2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한 종합 유선방송사업자에 2.3%의 징수율이 결정됐다면 해당 사업자는 46억원을 기금으로 출연해야 하지만, 징수율이 2.0%면, 40억원으로 6억원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방송·통신 이용자도 이를 눈여겨봐야 할 필요는 있습니다. 방송·통신 상품 이용자가 지불하는 사용료는 사업자의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에, 이용자는 방송통신발전기금 조성에 일조하는 셈입니다.
방송통신발전기금은 방송·통신 사업 활성화와 이용자 권익 등에 사용되기 때문에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고 있는지도 유심히 살펴봐야 합니다.
기획재정부의 2017년 부담금 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방송통신발전기금은 약 9800억원 규모가 될 전망입니다. 이중 방송사 부담금은 약 2000억원이며, 이동통신사 주파수 할당대가는 약 3800억원, 정부 내부수입 약 2000억원, 여유자금 회수 약 1500억원 등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기재부는 이 중 정보통신과 방송 연구지원에 약 3100억원을, 행복한 방송·통신 환경조성 사업에 약 1700억원을, 콘텐츠 방송사업 육성에 약 1400억원을 지출할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외 기재부는 정보통신방송 기반조성에 900억원, 정보통신방송산업진흥에 114억원, 정보통신방송 국제협력에 116억원, 공정하고 안전한 방송통신환경조성에 88억원 등에 방송통신발전기금으로 조성한 약 9800억원을 모두 지출할 예정입니다. 다만, 기재부 계획대로라면 방송통신발전기금은 지난 2015년 9607억원에서 지난해 1조1215억원으로 1608억원이 늘어난 이후 올해 다시 14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가운데 방송통신발전기금은 다양한 사업자가 분담해 조성하지만, 전체 사업비 중 대부분은 지상파 방송사 지원에 쓰이고 있을 것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보입니다.
주파수 기금이 엉뚱한 곳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요. 콘텐츠 방송산업 육성만 해도 올해 약 1400억원이 지출되지만, 케이블TV와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의 자체제작 비율은 지상파 대비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결국 지상파 방송사에 대부분 비용이 투입되고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업계에서 회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발전기금의 사용처를 모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나원재기자 nw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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