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터넷 속도 '세계 1위'… 첨단기술제품 수출액 6위
과학 경쟁력 2년 연속 8위 … 디지털은 19위
연구개발비·연구개발인력 세계 5위 최상위권
1인당 연구개발비는 13위… 투자효율 떨어져
과학 경쟁력 2년 연속 8위 … 디지털은 19위
연구개발비·연구개발인력 세계 5위 최상위권
1인당 연구개발비는 13위… 투자효율 떨어져
![[알아봅시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발표 국가경쟁력 순위](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2902101876788001[1].jpg "[알아봅시다] 국제경영개발대학원 발표 국가경쟁력 순위")
스위스 로잔에 위치한 세계적인 경영대학원인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은 매년 세계 경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경쟁력을 평가해 순위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국가 경쟁력은 영토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기업들이 국내·외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국가의 능력을 말합니다. 올해 IMD는 사이프러스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 포함된 총 63개 국가를 대상으로 경쟁력을 평가했습니다.
◇한국 국가경쟁력 2년 연속 '29위'=우리나라는 올해 IMD 국가경쟁력 순위에서 지난해와 같은 29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동안 한국의 역대 최고 순위는 2011·2012·2013년에 걸쳐 얻은 22위였으며, 가장 나쁜 성적은 1999년 얻은 41위였습니다.
올해는 4대 부문별 지표 중 경제운용성과가 22위로 가장 순위가 높았지만, 지난해보단 1단계 하락했습니다. 가장 순위가 낮은 기업경영효율은 44위로 지난해보다 순위가 4단계 올랐습니다. 이밖에 정부행정효율은 26위에서 28위로 2단계 상승했으며, 발전 인프라는 22위에서 24위로 2단계 하락했습니다.
한국은 지난해 국정혼란 속에서 불투명한 기업 경영, 대립적 노사관계 등 경제 구조적 요인들이 국가경쟁력을 저해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또 높은 생계비 부담, 보건·환경·교육에 대한 인프라 투자 부진도 순위 상승을 제약한 요인으로 작용했습니다.
국가경쟁력 상위권에선 홍콩과 스위스가 지난해에 이어 각각 1위와 2위 자리를 유지했습니다. 이어 싱가포르가 지난해보다 1단계 순위가 올라 3위를, 미국은 1단계 하락한 4위를 각각 차지했습니다. 이밖에 10위권에서는 아랍에미리트(15→10위)와 네덜란드(8→5위), 룩셈부르크(11→8위), 아일랜드(7→6위) 등의 순위가 상승한 반면, 스웨덴(5→9위), 덴마크(6→7위) 등은 순위가 내려갔습니다.
최하위권 그룹은 베네수엘라, 몽골, 브라질, 우크라이나, 크로아티아, 아르헨티나 등인데, 최하위 10위권 국가들은 모두 종합 순위 하락을 면치 못했습니다.
12개 아시아 국가 중 중국은 지난해 25위에서 올해 18위로 7단계 상승했으며, 싱가포르, 태국(28→27위), 필리핀(42→41위) 등도 순위가 지난해보다 올랐습니다. 반면 인도네시아(41→45위), 말레이시아(19→24위), 인도(41→45위), 몽골(60→62위) 등의 순위는 하락했습니다.
◇과학 경쟁력 2년 연속 '8위'=다양한 국가 경쟁력 지표 중 우리나라 과학 인프라 순위는 2년 연속 8위를 기록해 비교적 강한 면모를 나타냈습니다. 2009년 이후 우리나라 과학 인프라 순위는 한 번도 10위권을 넘어가지 않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는 과학 경쟁력 지표는 전체 연구개발투자(5위)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투자 비중(2위), 기업 연구개발비 지출(5위), 전체 연구개발인력(5위), 과학분야 논문 수(9위), 출원인 국적별 특허 출원 수(4위) 등으로 주로 양적 지표에 집중돼 있습니다.
반면 과학연구 수준이 국제적 기준보다 높은 정도(27위), 연구자·과학자가 국가에 매력을 느끼는 정도(33위), 과학연구 관련 법률이 혁신을 지원하는 정도(34위), 지적 재산권의 보호 정도(44위), 산학 간의 지식 전달 정도(32위), 기업의 혁신역량(34위) 등 설문 지표에선 유독 약한 모습입니다. 이는 국가가 과학에 투자하는 양에 비해 실제 연구현장에 느끼는 질적인 측면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연구개발 투자의 효율이 떨어지는 측면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연구개발비는 세계 5위로 최상위권이지만, 연구원 1인당 연구개발비는 13위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입니다. 국가에서 투자한 규모에 비해 실제 연구자에게 돌아가는 비율이 낮다는 의미입니다.
◇디지털 경쟁력 '19위'=올해 우리나라의 기술 경쟁력 순위는 17위로 지난해보다 2단계 내려왔습니다. 2009년 이후 20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나 2014년 8위에 오른 이후 매년 계속해서 순위가 하락하는 추세입니다.
1위는 지난해에 이어 싱가포르가 차지했으며, 네덜란드, 핀란드, 중국, 스위스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특히 중국은 18위에서 4위로 14단계 뛰어올라 기술 경쟁력이 가파르게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줬습니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가진 지표는 평균 인터넷 대역폭 속도(1위)와 첨단기술제품의 수출액(6위), 제조업 추출액 중 첨단기술제품 비중(7위) 등이었고, 약점 분야로는 1인당 월평균 이동전화 요금(54위), 사이버보안이 기업에서 적절히 다뤄지는 정도(49위), 법적 환경이 기술개발 및 응용을 지원하는 정도(47위), 기술개발자금의 충분성(46위), 기업 간 기술협력 정도(45위) 등이 꼽혔습니다.
이와 함께 IMD가 세계 경쟁력 평가와 별도로 국가 디지털 능력을 측정해 발표한 디지털 경쟁력 평가(DCR)에서 우리나라는 19위를 차지했습니다.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고 하기엔 아쉬운 순위지만, 기술 여건(2위)과 과학 집중도(9위), 신기술 적응도(10위) 등의 경쟁력은 높은 순위를 기록했습니다. 반면 기업의 기민성(48위), 자본 여건(41위), 규제 여건(28위), 인재(25위), 정보기술 통합(23위) 등에선 낮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앞으로 정부는 경쟁력 순위에서 나타나는 높은 과학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규제 완화와 융합·협업 활성화 등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 국가 경쟁력을 높여나가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남도영기자 namdo0@dt.co.kr
도움말=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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