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염·원격 해체 기술 필수 … 환경복원까지 최대 20년 소요
해체시설 특성·국가별 여건따라 맞춤 기술 적용
우수한 현장 적용성·친환경 복원기술 개발 중요
한국, 금속·콘크리트 폐기물 처리기술 개발단계
원격 해체 시스템 선진국 대비 60% 수준 '취약'
해체시설 특성·국가별 여건따라 맞춤 기술 적용
우수한 현장 적용성·친환경 복원기술 개발 중요
한국, 금속·콘크리트 폐기물 처리기술 개발단계
원격 해체 시스템 선진국 대비 60% 수준 '취약'
![[알아봅시다] 주목받는 원자력시설 해체기술](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2802101876731001[1].jpg "[알아봅시다] 주목받는 원자력시설 해체기술")
![[알아봅시다] 주목받는 원자력시설 해체기술](http://contents.dt.co.kr/images/201706/2017062802101876731001[2].jpg "[알아봅시다] 주목받는 원자력시설 해체기술")
우리나라 최초의 상업원전인 고리 1호기가 지난 18일 자정 영구 정지됐습니다. 40년 동안 한국 원자력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기고 쓸쓸히 퇴장하게 됩니다. 고도 산업 성장기에 맞춰 40년 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해 왔으며, 우리나라가 원자력기술 자립을 이루는 등 원자력 도입 반세기 만에 원자력 선진국에 진입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 주기도 했습니다.
이제는 '해체'라는 이름으로 이 땅에서 사라지는 운명을 맞게 됐는데요. 그럼, 고리원전 1호기와 같은 '원자력시설의 아름다운 퇴장'을 이끌어 준 해체 과정과 세부 기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원자력시설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처리=해체는 영구 정지된 다양한 종류의 원자력시설을 안전하고 경제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뜻합니다. 해체 대상 시설의 특성과 국가별 여건에 따라 상황이 달라 각 나라 여건에 맞는 해체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해체 시장 중에서 가장 크게 성장하는 분야는 고리원전 1호와 같은 상업용 원자로이며, 이들 중 가장 일반적인 형태의 원자로는 가압경수로(PWR)를 꼽을 수 있습니다.
해체는 사용후핵연료 제거로 시작해 일부의 경우에는 오염된 토양과 지하수를 포함한 전체 시설 및 부지의 정화와 함께 종료됩니다. 원전을 해체하려면 우선 가동 중지된 원자로에서 핵연료를 제거해 핵연료 저장수조로 이송하고, 원전의 운영 이력 등을 조사해 방사화에 의한 핵종 재고량 등을 평가해야 합니다.
또 원자로의 냉각 및 방사능 감쇄를 위해 약 5년의 냉각기간이 소요됩니다. 이 기간 안전성, 환경영향평가 등을 점검해 해체계획을 수립하고, 규제기관에 인허가를 요청해 승인이 나면 방사성물질 제거와 함께 원전 구조물을 순차적으로 철거하는 본격적인 제염·철거 절차가 진행됩니다.
◇해체 준비기술 및 제염기술=원자력시설 해체는 종합 엔지니어링 기술로, 영구정지 후 준비, 제염(오염제거), 절단·철거, 폐기물 처리, 환경복원 등의 순서로 진행되기 때문에 각 단계에서 요구되는 기술 확보와 개발이 매우 중요합니다. 원전 같은 경우에는 시설의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10∼20년 가량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해체 준비기술은 원자력시설의 본격적인 해체활동이라 할 수 있는 시설·장비 절단과 철거·제염 등이 이뤄지기 전인 계획단계에서 수행되는 모든 기술적 활동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는 연구로 1·2호기, 우라늄변환시설 해체를 통해 해체 준비기술 대부분을 확보하고 있지만, 고방사능 및 상용 원전시설 해체를 해 본 경험이 없어 이에 대한 일부 추가 기술 확보가 필요합니다.
제염기술은 수명을 다한 원자력시설의 해체 시 작업 종사자의 피폭 저감을 위해 요구되며, 해체를 통해 발생된 대량의 방사성폐기물 재활용 및 재순환으로 양을 줄이거나 폐기물의 취급을 용이하게 할 목적으로 이뤄집니다. 이 때문에 작업자 피폭 저감과 안전성 향상을 위해 해체 전 1차계통 제염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울러 2차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제염기술 확보도 요구되는데, 이 분야는 국내 연구가 거의 전무해 매우 취약한 상황입니다.
◇절단 및 철거 위한 원격 해체기술=원자력시설 해체 시 내부 환경은 고방사화로 인해 작업자가 접근하기 불가능하기 때문에 원격 해체기술은 필수적입니다. 이를 위해선 고방사능 환경 및 수중에서 사용할 수 있고 신뢰성 높은 기술과 다양한 형상 및 작업환경에서 해체 대상물을 쉽게 취급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요구됩니다.
원자력 선진국들은 작업자의 피폭 저감과 안전성 향상을 위한 원격 절단장비와 장비를 이동하는 이송 시스템, 원격에서 해체작업을 감시하는 기술 등 다양한 원격 해체 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 역시 선진국 대비 우리의 기술 수준이 60%에 그쳐 매우 취약한 상황입니다.
◇해체폐기물 처리 및 환경복원 기술=해체된 폐기물의 처리·처분은 발생원과 방사능 준위에 따라 구분하고 있습니다. 통상 100MWe급 가압경수로(PWR) 원자력발전소를 해체해 나오는 폐기물양은 50만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부분의 방사성폐기물은 금속과 콘크리트 폐기물, 제염·폐액 등의 액체폐기물, 그리고 일부 가연성 폐기물 등이 발생하게 됩니다. 방사능이 높고 대형폐기물인 압력용기 등의 금속폐기물 처리기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해체 금속폐기물과 콘크리트 폐기물 처리 기술은 국내에서도 개발돼 사업화 과정만이 남아 있습니다.
환경복원 기술은 부지의 활용성을 높이고 방사성 오염물질을 제거함과 동시에 잔류 방사선·방사능 조사를 통해 원자력 안전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선 부지 개방기준 수립 및 평가 기술, 잔류 오염도 조사를 위한 측정기술, 조사 설계 및 평가기술 등의 다양한 기술이 필요합니다. 또한 원자력시설의 중대사고로 인한 오염은 광범위한 오염 지역과 인명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에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오염원을 제거할 수 있는 복원기술도 요구됩니다.
나아가 해체가 완료된 원자력시설의 부지를 재이용하거나 오염된 부지를 최종 개방하려면 잔류방사선 측정 및 평가기술이 필요합니다. 국토가 좁고 인구가 밀집된 환경을 고려해 현장 적용성이 우수하고, 친환경적인 복원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합니다.
대전=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자료제공=한국원자력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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