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업계 "한전 ERP 국산 윈백, 어려울 것"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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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글로벌 기업용SW업체 SAP로부터 전사적자원관리(ERP) 사용 라이선스를 위반해 국제 분쟁에 휘말린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SAP의 ERP 교체를 목표로 프로세스 혁신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국내 ERP 업계의 반응은 시큰둥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SW업계에 따르면 한전의 ERP 프로세스 혁신 사업에 국내 ERP 기업들이 중립적인 입장이다. 한전은 지난 2006년 SAP의 ERP를 도입한 가운데 자회사인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서부발전 등도 SAP의 ERP를 도입했다. SAP는 한전이 당초 약정한 라이선스 계약을 위반해 많은인원이 ERP에 접속해 사용하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이에 대한 저작권사의 권리인 감사를 요구했지만 11년째 수용되지 않아 결국 국제중재소에서 시비를 가리기로 했다.

한전의 위반사항이 사실로 드러나면 SAP에 수백억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이와 별개로 한전은 현재 사용 중인 SAP의 ERP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ERP 찾기에 나서는 프로세스 혁신 사업을 2분기부터 진행하고 있으나 마땅한 사업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국내에서 대기업용 ERP를 안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업체는 사실상 글로벌 기업 제품밖에 없다.

국내기업도 대기업용 ERP를 구축하고 서비스하지만, 회사 규모상 수많은 개발자와 유지보수인력을 단 한 개 고객사에만 집중적으로 투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한전 같은 대기업 고객사 1곳에서 얻는 수익보다 여러 중견기업에서 얻는 수익이 더 커 위험을 감수하고 대기업용 ERP 구축에 선뜻 나설 수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ERP 제품을 SaaS(SW형 서비스)로 변환해 클라우드 플랫폼에 등록, 고객이 자유롭게 제품을 설치하고 이에 대한 기술지원을 하는 것이 SW업에 유리하다는 계산이다.

한 ERP 업체 관계자는 "한전과 그 계열사의 사업을 국산으로 윈백한다고 해도 수많은 개발자를 투입해 SW를 맞춤화하고 유지보수 인력을 파견해야 해 득보다 실이 많을 수 있어 쉽게 참여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한전은 한 개 기업보다 국내와 국외 여러 기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참여할 것으로 보이지만 제품 맞춤 개발과 관리, 유지보수, 업그레이드 등 산적한 문제가 많아 결국 SAP 제품을 쓰는 것이 편리할 수 있다"고 털어놨다.

허우영기자 yenn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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